현장추적 1234 병원 편법 운영

⊙ 김종진 앵커 :
일부 대형병원들이 몰래 의원으로 허가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의원으로 허가를 받으면 각종 시설과 의료 인력의 기준이 낮아지는 점에 착안한 행태입
니다만 그 단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원장 기자가 고발합니다.
⊙ 김원장 기자 :
의원으로 신고한 대전의 한 대형병원입니다. 병원은 병상이 30개 이상일 경우, 의원은 병
상이 29개 미만이어야 합니다.
- 몇 개입니까? 지금
⊙ 병원 사무장 :
29개요.
⊙ 김원장 기자 :
과연 29개뿐일까, 1층과 4층으로 영업 시설을 신고한 이 병원의 3층은 문이 굳게 잠겨있
습니다. 문을 따고 들어가자 숨겨진 입원실이 나타납니다. 어찌된 일인지 병실마다 문을
잠그고 있습니다. 미처 숨지 못한 입원 환자가 급하게 병실을 빠져나갑니다. 병실마다 방
금 까지 환자들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 아주머니, 사실 원래는 몇 분 계셨어요?
- 세 분요.
확인된 이 병원의 입원 병상은 모두 66개, 의원의 병상수를 두 배 이상 초과합니다. 또
다른 대형병원, 취재진이 찾아가자 역시 문을 잠궜습니다. 호실 번호판을 뜯어내고 안내
문을 붙였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숨겨진 입원실이 나타납니다.
⊙ 병원장 :
203호는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인데... 제가 시인을 하겠습니다.
⊙ 김원장 기자 :
이처럼 대형병원들이 의원으로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시설 기준을 지키지 않기 위해서입
니다.
⊙ 병원협회 관계자 :
병원급 하나 차리려면 최소한 인원이 20명 이상 있어야 하는데, 몇 억은 절감되죠.
⊙ 김원장 기자 :
그렇다면 이 같은 병원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행정 당국은 그 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
지 확인해봤습니다. 관할 보건소의 정기 감사철입니다. 매번 위반사항 없다는 감사 보고
가 되풀이됩니다.
- 그때는 몇 개였습니까?
⊙ 담당 공무원 :
그때는 다 맞았습니다.
- 최근에는 점검하신 적이 없습니까?
최근에는 없습니다.
⊙ 김원장 기자 :
대전 시내 의원 700여 곳 가운데 지난해 이후 시설 기준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병원
은 단 한 군데뿐입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