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3,000억 원 날려

입력 2005.03.30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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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자원공사가 3000억원을 쏟아부어 건설한 용수공급시설이 돈들인 값을 못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을 잘못한 결과 가동률이 불과 12%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서산의 한 정유회사입니다.
지난 93년 10년 후에는 하루 7만톤의 물을 사용하겠다며 용수공급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사용한 물의 양은 하루 8000톤에 불과합니다.
이 정유회사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묻은 용수관만 장장 14km...
토지보상 등에만 98억원이 들어갔습니다.
토지공사가 조성한 평택의 포승공업단지입니다.
역시 지난 93년 공단이 들어설 경우 하루 6만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작 지금은 하루 8000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운용(포송공단 급수 조합장): 사실은 식품회사처럼 물을 많이 쓰는 회사가 들어와야 하는데, 물을 안 쓰는 회사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물 수요량이 적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여기에 하루 수십만톤의 물이 필요하다던 일부 공단과 신도시는 아예 건설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강환비(수자원공사 아산권관리 단장): 당장 다른 공장 같은 경우에는 취소가 돼서 아예 오지 못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당진신도시도 건설이 유보가 돼 버렸고요.
성문공단도 지금 유보된 그런 상태입니다.
⊙기자: 이런 식으로 당초 주변 공장들이 요구한 물의 양과 실제 사용량이 큰 차이가 나면서 아산군 용수공급시설은 완공 3년째 사실상 멈추어섰습니다.
전체 가동률은 12%, 취수장은 밤에만 가동되고 정수장은 물이 말랐습니다.
결국 잘못된 수요 예측을 수자원공사가 정확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사업을 벌이면서 3000억원을 들인 이 용수공급시설은 아직도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주먹구구식 예측으로 수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입니다.
문제는 물을 공급받는 공장들이 부풀리기식 요청을 해 와도 검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완공 후에 예상치만큼 물을 쓰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수자원공사 부장: 만약 계획이 변경됐을 때는 손해배상을 한다든지 그런 제재가 없으면 그런 꼴이 생길 수 있어요.
⊙기자: 다행히 최근 주변에 삼성의 탕정산업단지가 들어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새로 만든 160km의 용수관 대신 또 350억원을 들여 용수관을 추가로 건설해야 합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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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3,000억 원 날려
    • 입력 2005-03-30 21:28:5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수자원공사가 3000억원을 쏟아부어 건설한 용수공급시설이 돈들인 값을 못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을 잘못한 결과 가동률이 불과 12%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서산의 한 정유회사입니다. 지난 93년 10년 후에는 하루 7만톤의 물을 사용하겠다며 용수공급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사용한 물의 양은 하루 8000톤에 불과합니다. 이 정유회사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묻은 용수관만 장장 14km... 토지보상 등에만 98억원이 들어갔습니다. 토지공사가 조성한 평택의 포승공업단지입니다. 역시 지난 93년 공단이 들어설 경우 하루 6만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작 지금은 하루 8000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운용(포송공단 급수 조합장): 사실은 식품회사처럼 물을 많이 쓰는 회사가 들어와야 하는데, 물을 안 쓰는 회사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물 수요량이 적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여기에 하루 수십만톤의 물이 필요하다던 일부 공단과 신도시는 아예 건설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강환비(수자원공사 아산권관리 단장): 당장 다른 공장 같은 경우에는 취소가 돼서 아예 오지 못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당진신도시도 건설이 유보가 돼 버렸고요. 성문공단도 지금 유보된 그런 상태입니다. ⊙기자: 이런 식으로 당초 주변 공장들이 요구한 물의 양과 실제 사용량이 큰 차이가 나면서 아산군 용수공급시설은 완공 3년째 사실상 멈추어섰습니다. 전체 가동률은 12%, 취수장은 밤에만 가동되고 정수장은 물이 말랐습니다. 결국 잘못된 수요 예측을 수자원공사가 정확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사업을 벌이면서 3000억원을 들인 이 용수공급시설은 아직도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주먹구구식 예측으로 수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입니다. 문제는 물을 공급받는 공장들이 부풀리기식 요청을 해 와도 검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완공 후에 예상치만큼 물을 쓰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수자원공사 부장: 만약 계획이 변경됐을 때는 손해배상을 한다든지 그런 제재가 없으면 그런 꼴이 생길 수 있어요. ⊙기자: 다행히 최근 주변에 삼성의 탕정산업단지가 들어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새로 만든 160km의 용수관 대신 또 350억원을 들여 용수관을 추가로 건설해야 합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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