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상회담 내용까지 왜곡”

입력 2005.03.31 (22:1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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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간의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장관의 노 대통령 비난 발언에 대해서 우리 외교부는 정상간의 대화까지도 왜곡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하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치무라(일본 외무장관/어제):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때 한국이) 야스쿠니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감입니다.
⊙기자: 마치무라 장관의 발언은 일국의 외교수장이 상대국 정상을 직접 비판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격앙시켰습니다.
외교부는 사실 관계부터 틀렸다며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간의 대화 내용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당시 가급적 돌출 발언 같은 사고가 없기를 희망하며 역사교과서나 신사참배 같은 문제에 대해 일본이 결단을 내려주면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규형(외교통상부 대변인): 동북아의 장래를 위해 일본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자: 정부는 특히 당시 정상간 대화 자리에 마치무라 장관이 배석했음에도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온건하게 문제를 지적했다고 해서 한 나라의 외교수장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는지 우려된다는 지적까지 이어졌습니다.
외교적 금도를 넘어선 마치무라 장관을 사실상 인정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발언입니다.
정부는 또 다른 외교비화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정상회담 직전 정부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입장을 전하면서 불행한 과거를 연상시키는 양국 지도자들의 언행이 자제돼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 했다는 식으로 공개적인 합의를 발표하자고 제의했으나 정작 일본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잠시 진정 국면을 맞는 듯하던 한일 관계는 교과서 검정을 책임진 문부과학장관과 외교를 책임진 외무장관의 작심한 듯한 잇단 발언으로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하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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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정상회담 내용까지 왜곡”
    • 입력 2005-03-31 20:58:1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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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간의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장관의 노 대통령 비난 발언에 대해서 우리 외교부는 정상간의 대화까지도 왜곡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하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치무라(일본 외무장관/어제):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때 한국이) 야스쿠니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감입니다. ⊙기자: 마치무라 장관의 발언은 일국의 외교수장이 상대국 정상을 직접 비판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격앙시켰습니다. 외교부는 사실 관계부터 틀렸다며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간의 대화 내용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당시 가급적 돌출 발언 같은 사고가 없기를 희망하며 역사교과서나 신사참배 같은 문제에 대해 일본이 결단을 내려주면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규형(외교통상부 대변인): 동북아의 장래를 위해 일본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자: 정부는 특히 당시 정상간 대화 자리에 마치무라 장관이 배석했음에도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온건하게 문제를 지적했다고 해서 한 나라의 외교수장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는지 우려된다는 지적까지 이어졌습니다. 외교적 금도를 넘어선 마치무라 장관을 사실상 인정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발언입니다. 정부는 또 다른 외교비화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정상회담 직전 정부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입장을 전하면서 불행한 과거를 연상시키는 양국 지도자들의 언행이 자제돼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 했다는 식으로 공개적인 합의를 발표하자고 제의했으나 정작 일본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잠시 진정 국면을 맞는 듯하던 한일 관계는 교과서 검정을 책임진 문부과학장관과 외교를 책임진 외무장관의 작심한 듯한 잇단 발언으로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뉴스 하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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