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배급 명부’ 들여다보니…사도광산 강제동원 7백여 명 확인

입력 2023.01.10 (06:43) 수정 2023.01.1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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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가 또 하나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의 담배 배급 명부에서 조선인 수백 명의 이름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와 살았던 흔적들을 찾아냈습니다"

2021년 12월 사도시 박물관이 KBS에 공개한 연초 배급 명부.

사도광산에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미쓰비시 광업이 담배 보급을 위해 작성한 겁니다.

일본식 이름과 한국 이름, 나이뿐만 아니라 만기 귀선, 형무소 입감, 도주 등 담배 배급을 끊은 구체적인 사유들이 나와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도광산의 조선인 '연초 배급 명부'는 모두 세 종류.

국내 강제동원 연구자가 이들 명부와 관련 문서 등을 비교, 분석해 봤더니 조선인 7백여 명의 이름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로 알려진 천5백여 명의 절반 정도입니다.

하지만 1943년 이후에 작성된 명부이고, 개인 숙소에서 생활했던 조선인만 나와 있습니다.

또 배급과 관련한 정보만 기재돼 강제동원 과정이나 부상 등의 피해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정혜경/강제동원 연구자 : "(개인)숙소에 수용된 사람의 명부라는 점 하나 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간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어서, 사도광산에서 일하고 있었던 사람 중 극히 일부(라는 한계는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광업이 직접 관리한 조선인 명부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 나머지 '연초 배급 명부'라도 서둘러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에 이어 사도광산의 강제동원 언급도 회피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후보 추천이 예상되는 만큼 폭넓은 실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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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배급 명부’ 들여다보니…사도광산 강제동원 7백여 명 확인
    • 입력 2023-01-10 06:43:57
    • 수정2023-01-10 06:53:50
    뉴스광장 1부
[앵커]

일본 정부가 또 하나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의 담배 배급 명부에서 조선인 수백 명의 이름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와 살았던 흔적들을 찾아냈습니다"

2021년 12월 사도시 박물관이 KBS에 공개한 연초 배급 명부.

사도광산에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미쓰비시 광업이 담배 보급을 위해 작성한 겁니다.

일본식 이름과 한국 이름, 나이뿐만 아니라 만기 귀선, 형무소 입감, 도주 등 담배 배급을 끊은 구체적인 사유들이 나와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도광산의 조선인 '연초 배급 명부'는 모두 세 종류.

국내 강제동원 연구자가 이들 명부와 관련 문서 등을 비교, 분석해 봤더니 조선인 7백여 명의 이름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로 알려진 천5백여 명의 절반 정도입니다.

하지만 1943년 이후에 작성된 명부이고, 개인 숙소에서 생활했던 조선인만 나와 있습니다.

또 배급과 관련한 정보만 기재돼 강제동원 과정이나 부상 등의 피해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정혜경/강제동원 연구자 : "(개인)숙소에 수용된 사람의 명부라는 점 하나 하고,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간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어서, 사도광산에서 일하고 있었던 사람 중 극히 일부(라는 한계는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광업이 직접 관리한 조선인 명부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 나머지 '연초 배급 명부'라도 서둘러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에 이어 사도광산의 강제동원 언급도 회피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후보 추천이 예상되는 만큼 폭넓은 실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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