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 보석으로 전락한 형 집행 정지

입력 2005.06.07 (21:56)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형을 선고받은 뒤 수감되지 않고 병원에 있는 최규선 씨 같은 사람 많이 보셨을 겁니다.
재소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형집행정지제도가 이른바 힘 있는 자들을 위한 특혜성 보석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곽희섭 기자입니다.
⊙기자: 5년 전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등으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은 진승현 씨.
그러나 진 씨는 교도소가 아닌 하루 수십만원짜리 특급 병실에 있습니다.
지난 2003년 5월 뇌종양으로 형집행정지를 받았으니까 병실에서 2년을 넘게 보냈습니다.
⊙이 모씨(00병원 관계자): 한 달에 한 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료가 덜 끝나서 현재
입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이른바 북풍사건의 주역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5년째 형집행정지 상태이고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도 지병을 이유로 지난달 2일 형집행정지됐습니다.
특히 지난 2002년 6월 대장암을 이유로 형집행정지가 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은 15년형 가운데 3분의 1도 채우지 않고 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이처럼 유독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형집행정지로 풀려나면서 특혜시비가 잇따르자 대검찰청은 지난 2월 형집행정지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형집행정지기간을 석 달로 제한하고 의사의 소견이나 진단서를 다시 제출받아 재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장주영(변호사): 요건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된 사람들이 집행정지 목적에 맞게끔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자: 8.15광복절 대사면을 앞두고 벌써부터 형집행정지중인 인사 누구누구가 특사로 풀려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KBS뉴스 곽희섭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변형 보석으로 전락한 형 집행 정지
    • 입력 2005-06-07 21:16:2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형을 선고받은 뒤 수감되지 않고 병원에 있는 최규선 씨 같은 사람 많이 보셨을 겁니다. 재소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형집행정지제도가 이른바 힘 있는 자들을 위한 특혜성 보석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곽희섭 기자입니다. ⊙기자: 5년 전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등으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은 진승현 씨. 그러나 진 씨는 교도소가 아닌 하루 수십만원짜리 특급 병실에 있습니다. 지난 2003년 5월 뇌종양으로 형집행정지를 받았으니까 병실에서 2년을 넘게 보냈습니다. ⊙이 모씨(00병원 관계자): 한 달에 한 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료가 덜 끝나서 현재 입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이른바 북풍사건의 주역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5년째 형집행정지 상태이고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도 지병을 이유로 지난달 2일 형집행정지됐습니다. 특히 지난 2002년 6월 대장암을 이유로 형집행정지가 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은 15년형 가운데 3분의 1도 채우지 않고 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이처럼 유독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형집행정지로 풀려나면서 특혜시비가 잇따르자 대검찰청은 지난 2월 형집행정지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형집행정지기간을 석 달로 제한하고 의사의 소견이나 진단서를 다시 제출받아 재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장주영(변호사): 요건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된 사람들이 집행정지 목적에 맞게끔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자: 8.15광복절 대사면을 앞두고 벌써부터 형집행정지중인 인사 누구누구가 특사로 풀려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KBS뉴스 곽희섭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