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간 파드 국왕

입력 2005.08.03 (20:35) 수정 2005.08.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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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산만 30조원, 살아 생전에 화려한 생활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이 말 그대로 빈손으로 갔습니다.
⊙앵커: 관도 없고 비석도 봉분도 없는 금욕적인 회교 장례식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영석 기자입니다.
⊙기자: 갈색 천으로 덮인 파드 국왕의 시신이 들것에 실려 장례식장인 모스크 안으로 들어옵니다.
국왕의 장례식이지만 화려한 관도 엄숙한 음악도 없습니다.
각국 인사들의 애도 속에 영결기도의식이 이어집니다.
그것으로 끝.
시신은 곧바로 장지로 옮겨집니다.
리야드 중심지에 있는 장지는 일반인들도 묻혀 있는 공동묘역.
국왕이라 해서 별도의 비석도 봉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으로 사우디를 23년간 통치해 온 파드 국왕의 장례절차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서거 하루 만입니다.
⊙잘랄 탈라바니(이라크 대통령): 사우디가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지만 압둘라 국왕이 잘 계승하리라 믿습니다.
⊙기자: 조촐한 장례식은 초기 이슬람의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와하비즘의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살아 생전 파드 국왕의 삶은 화려함 자체였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의 통치자인 국왕의 재산은 30조원에 달했습니다.
3년 전 스페인 여름 휴가에 대동한 수행원만 3000여 명, 비행기 15대가 동원되었고 휴가비로 1800억원을 썼습니다.
사우디 왕가의 오일달러 위력은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98년 방한한 압둘 아지즈 사우디 왕세자가 머문 국내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은 하루 숙박비가 550만원.
수행원이 200여 명으로 호텔 15개 층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들의 2박 3일 숙박료만 4억원에 달했습니다.
⊙류용상(당시 호텔 관계자): 영접대책위원회를 구성을 해서 방문하시는 분이 200분이 되시지만 약 230명 정도의 간부 및 실무진을...
⊙기자: 살아 생전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렸던 파드 국왕.
하지만 화려했던 그의 삶도 마지막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빈손이었습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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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손으로 간 파드 국왕
    • 입력 2005-08-03 20:19:38
    • 수정2005-08-03 20:56:20
    뉴스타임
⊙앵커: 재산만 30조원, 살아 생전에 화려한 생활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 국왕이 말 그대로 빈손으로 갔습니다. ⊙앵커: 관도 없고 비석도 봉분도 없는 금욕적인 회교 장례식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영석 기자입니다. ⊙기자: 갈색 천으로 덮인 파드 국왕의 시신이 들것에 실려 장례식장인 모스크 안으로 들어옵니다. 국왕의 장례식이지만 화려한 관도 엄숙한 음악도 없습니다. 각국 인사들의 애도 속에 영결기도의식이 이어집니다. 그것으로 끝. 시신은 곧바로 장지로 옮겨집니다. 리야드 중심지에 있는 장지는 일반인들도 묻혀 있는 공동묘역. 국왕이라 해서 별도의 비석도 봉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으로 사우디를 23년간 통치해 온 파드 국왕의 장례절차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서거 하루 만입니다. ⊙잘랄 탈라바니(이라크 대통령): 사우디가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지만 압둘라 국왕이 잘 계승하리라 믿습니다. ⊙기자: 조촐한 장례식은 초기 이슬람의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하는 와하비즘의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살아 생전 파드 국왕의 삶은 화려함 자체였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의 통치자인 국왕의 재산은 30조원에 달했습니다. 3년 전 스페인 여름 휴가에 대동한 수행원만 3000여 명, 비행기 15대가 동원되었고 휴가비로 1800억원을 썼습니다. 사우디 왕가의 오일달러 위력은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98년 방한한 압둘 아지즈 사우디 왕세자가 머문 국내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은 하루 숙박비가 550만원. 수행원이 200여 명으로 호텔 15개 층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들의 2박 3일 숙박료만 4억원에 달했습니다. ⊙류용상(당시 호텔 관계자): 영접대책위원회를 구성을 해서 방문하시는 분이 200분이 되시지만 약 230명 정도의 간부 및 실무진을... ⊙기자: 살아 생전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렸던 파드 국왕. 하지만 화려했던 그의 삶도 마지막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빈손이었습니다. KBS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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