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막는 보증보험, 깡통전세에 악용돼…일당 113명 검거

입력 2023.01.31 (19:29) 수정 2023.01.31 (19: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임차인의 보증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깡통전세' 사기 탓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보증보험으로 세입자를 안심시킨 뒤, 뒤로는 집주인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사람들로 바꿔 부당 이득을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등기부등본.

이 집은 2021년 7월, 4억 3천여만 원에 팔려 집주인이 변경됐습니다.

그런데 매매 하루 전, 30대 신혼부부가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했습니다.

하루 만에 집주인이 바뀌었지만 이 부부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피해 임차인/음성변조 : "제가 전세 들어가고 그 다음 날 바로 매매를 했더라고요. 새 집주인은 신용불량자라고 그러고 또 얼마 전에 사망하셨다고."]

새 집주인은 집을 소개한 이른바 '컨설팅 업체'에서 돈을 받고 명의만 빌려 준 것이었습니다.

이 업체는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게 해주겠다며 집주인에게 접근해 매매가 수준으로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맺게 했습니다.

계약이 체결된 뒤엔 새 집주인으로 명의를 바꿨습니다.

새 집주인은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등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사람들로, 이른바 '바지 매수자'였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된 집이 수도권 일대 150여 곳, 피해 보증금만 360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50여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공인중개사 등 조직원 11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임차인에게 전세 사기를 막을 수 있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보증보험을 들게 했습니다.

[이완섭/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 "피해를 예방해주겠다는 그런 말 그대로 민사상 구제 제도, 이런 이제 보증 제도인데 이게 컨설팅 업자들이 악용한 거죠."]

결국, 수백억 원의 피해 보증금은 국민 세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기 막는 보증보험, 깡통전세에 악용돼…일당 113명 검거
    • 입력 2023-01-31 19:29:42
    • 수정2023-01-31 19:39:24
    뉴스 7
[앵커]

임차인의 보증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깡통전세' 사기 탓에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보증보험으로 세입자를 안심시킨 뒤, 뒤로는 집주인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사람들로 바꿔 부당 이득을 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등기부등본.

이 집은 2021년 7월, 4억 3천여만 원에 팔려 집주인이 변경됐습니다.

그런데 매매 하루 전, 30대 신혼부부가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했습니다.

하루 만에 집주인이 바뀌었지만 이 부부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피해 임차인/음성변조 : "제가 전세 들어가고 그 다음 날 바로 매매를 했더라고요. 새 집주인은 신용불량자라고 그러고 또 얼마 전에 사망하셨다고."]

새 집주인은 집을 소개한 이른바 '컨설팅 업체'에서 돈을 받고 명의만 빌려 준 것이었습니다.

이 업체는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게 해주겠다며 집주인에게 접근해 매매가 수준으로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맺게 했습니다.

계약이 체결된 뒤엔 새 집주인으로 명의를 바꿨습니다.

새 집주인은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등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사람들로, 이른바 '바지 매수자'였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된 집이 수도권 일대 150여 곳, 피해 보증금만 360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50여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공인중개사 등 조직원 11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임차인에게 전세 사기를 막을 수 있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보증보험을 들게 했습니다.

[이완섭/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 "피해를 예방해주겠다는 그런 말 그대로 민사상 구제 제도, 이런 이제 보증 제도인데 이게 컨설팅 업자들이 악용한 거죠."]

결국, 수백억 원의 피해 보증금은 국민 세금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