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뇌전증’ 이어 ‘분할 복무’ 악용…병역 비리 수사 확대
입력 2023.02.02 (12:45)
수정 2023.02.0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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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스포츠계에서 연예계로 이어진 병역 비리 의혹, 신종 수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기피하는가 하면 분할 복무 제도를 악용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병역 브로커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병역 비리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는 전문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가 있습니다.
이들은 입대 대상자들이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허위 진단서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 받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OO/병역 브로커/지난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로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 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등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다양한데다, 판독도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의사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는데요.
한 의뢰인에게,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게 했고, '중증'이란 근거를 남기기 위해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습니다.
심지어 신고는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도록 해 목격자 확보까지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이런 브로커들은 병역 면제 알선 대가로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뢰인에게는 상담료 2천만 원을 요구하며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환/변호사 :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너는 벌써 불법적인 일을 의뢰한 것이다',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본인보다는 의뢰인들이 처벌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했습니다."]
이같은 병역 비리로 수사 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자들은 100명이 넘습니다.
스포츠계에선 스스로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한 프로배구 조재성 선수를 비롯해 프로 축구 선수, 볼링, 승마, 골프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의사와 법조인 자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등도 있었고, 연예계로도 의혹이 번졌는데요.
허위 진단 과정에 가담했던 이들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고,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사흘 전 서울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한 검찰, 이번엔 사회복무요원이 브로커와 짜고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요원은 32살 래퍼 '나플라'였습니다.
나플라는, '분할 복무' 제도를 이용해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데요.
병역법상 사회복무요원은 질병 치료 등이 필요할 경우 최대 2년까지 복무를 중단했다 재개할 수 있습니다.
나플라는 2년 전쯤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자마자 우울증 치료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복무를 미뤘습니다.
그러면서 심각한 신경정신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며, 결국에는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내려 했다는 겁니다.
21개월 동안 7차례나 복무를 연기해, 실제 근무 기간은 3개월 남짓인 걸로 파악됐는데요.
소집 해제를 위해 2차례 '복무 부적합' 신청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병역 회피 '시도'만으로도 병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뇌전증 진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병역 비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최근 스포츠계에서 연예계로 이어진 병역 비리 의혹, 신종 수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기피하는가 하면 분할 복무 제도를 악용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병역 브로커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병역 비리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는 전문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가 있습니다.
이들은 입대 대상자들이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허위 진단서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 받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OO/병역 브로커/지난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로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 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등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다양한데다, 판독도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의사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는데요.
한 의뢰인에게,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게 했고, '중증'이란 근거를 남기기 위해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습니다.
심지어 신고는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도록 해 목격자 확보까지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이런 브로커들은 병역 면제 알선 대가로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뢰인에게는 상담료 2천만 원을 요구하며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환/변호사 :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너는 벌써 불법적인 일을 의뢰한 것이다',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본인보다는 의뢰인들이 처벌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했습니다."]
이같은 병역 비리로 수사 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자들은 100명이 넘습니다.
스포츠계에선 스스로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한 프로배구 조재성 선수를 비롯해 프로 축구 선수, 볼링, 승마, 골프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의사와 법조인 자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등도 있었고, 연예계로도 의혹이 번졌는데요.
허위 진단 과정에 가담했던 이들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고,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사흘 전 서울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한 검찰, 이번엔 사회복무요원이 브로커와 짜고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요원은 32살 래퍼 '나플라'였습니다.
나플라는, '분할 복무' 제도를 이용해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데요.
병역법상 사회복무요원은 질병 치료 등이 필요할 경우 최대 2년까지 복무를 중단했다 재개할 수 있습니다.
나플라는 2년 전쯤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자마자 우울증 치료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복무를 미뤘습니다.
그러면서 심각한 신경정신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며, 결국에는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내려 했다는 겁니다.
21개월 동안 7차례나 복무를 연기해, 실제 근무 기간은 3개월 남짓인 걸로 파악됐는데요.
소집 해제를 위해 2차례 '복무 부적합' 신청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병역 회피 '시도'만으로도 병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뇌전증 진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병역 비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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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스포츠계에서 연예계로 이어진 병역 비리 의혹, 신종 수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기피하는가 하면 분할 복무 제도를 악용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병역 브로커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병역 비리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는 전문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가 있습니다.
이들은 입대 대상자들이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허위 진단서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 받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OO/병역 브로커/지난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로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 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등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다양한데다, 판독도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의사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는데요.
한 의뢰인에게,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게 했고, '중증'이란 근거를 남기기 위해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습니다.
심지어 신고는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도록 해 목격자 확보까지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이런 브로커들은 병역 면제 알선 대가로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뢰인에게는 상담료 2천만 원을 요구하며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환/변호사 :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너는 벌써 불법적인 일을 의뢰한 것이다',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본인보다는 의뢰인들이 처벌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했습니다."]
이같은 병역 비리로 수사 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자들은 100명이 넘습니다.
스포츠계에선 스스로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한 프로배구 조재성 선수를 비롯해 프로 축구 선수, 볼링, 승마, 골프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의사와 법조인 자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등도 있었고, 연예계로도 의혹이 번졌는데요.
허위 진단 과정에 가담했던 이들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고,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사흘 전 서울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한 검찰, 이번엔 사회복무요원이 브로커와 짜고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요원은 32살 래퍼 '나플라'였습니다.
나플라는, '분할 복무' 제도를 이용해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데요.
병역법상 사회복무요원은 질병 치료 등이 필요할 경우 최대 2년까지 복무를 중단했다 재개할 수 있습니다.
나플라는 2년 전쯤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자마자 우울증 치료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복무를 미뤘습니다.
그러면서 심각한 신경정신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며, 결국에는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내려 했다는 겁니다.
21개월 동안 7차례나 복무를 연기해, 실제 근무 기간은 3개월 남짓인 걸로 파악됐는데요.
소집 해제를 위해 2차례 '복무 부적합' 신청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병역 회피 '시도'만으로도 병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뇌전증 진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병역 비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신형/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최근 스포츠계에서 연예계로 이어진 병역 비리 의혹, 신종 수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기피하는가 하면 분할 복무 제도를 악용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합니다.
그런데, 병역 브로커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병역 비리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의 중심에는 전문 브로커 구 모 씨와 김 모 씨가 있습니다.
이들은 입대 대상자들이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허위 진단서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 받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OO/병역 브로커/지난달 9일 : "(이번 병역법 위반 혐의 인정하십니까?) 죄송합니다."]
김 씨는 병역회피 의뢰인들에게, '뇌전증' 증세로 허위 진단을 받아낼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 세포 이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발작 등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다양한데다, 판독도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의사를 속이기 위해 상황별 시나리오까지 짰는데요.
한 의뢰인에게, 전신 떨림 등을 겪었다며 발작 증세를 호소하게 했고, '중증'이란 근거를 남기기 위해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 가는 상황까지 연출했습니다.
심지어 신고는 본인이 아닌 부모나 지인이 하도록 해 목격자 확보까지 치밀하게 계산했습니다.
이런 브로커들은 병역 면제 알선 대가로 많게는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뢰인에게는 상담료 2천만 원을 요구하며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환/변호사 :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너는 벌써 불법적인 일을 의뢰한 것이다',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본인보다는 의뢰인들이 처벌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면서 협박을 했습니다."]
이같은 병역 비리로 수사 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자들은 100명이 넘습니다.
스포츠계에선 스스로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고백한 프로배구 조재성 선수를 비롯해 프로 축구 선수, 볼링, 승마, 골프 선수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의사와 법조인 자녀, 프로게이머 출신 코치 등도 있었고, 연예계로도 의혹이 번졌는데요.
허위 진단 과정에 가담했던 이들의 가족과 지인 6명도 함께 기소됐고, 지금까지 브로커 2명, 병역 회피자 22명이 적발됐습니다.
사흘 전 서울 서초구청을 압수수색한 검찰, 이번엔 사회복무요원이 브로커와 짜고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요원은 32살 래퍼 '나플라'였습니다.
나플라는, '분할 복무' 제도를 이용해 병역 회피를 시도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는데요.
병역법상 사회복무요원은 질병 치료 등이 필요할 경우 최대 2년까지 복무를 중단했다 재개할 수 있습니다.
나플라는 2년 전쯤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자마자 우울증 치료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복무를 미뤘습니다.
그러면서 심각한 신경정신 질환이 있는 것처럼 꾸며, 결국에는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내려 했다는 겁니다.
21개월 동안 7차례나 복무를 연기해, 실제 근무 기간은 3개월 남짓인 걸로 파악됐는데요.
소집 해제를 위해 2차례 '복무 부적합' 신청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병역 회피 '시도'만으로도 병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뇌전증 진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병역 비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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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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