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책 무단 도용 기소…“1년 가까이 보상 없어”

입력 2023.02.03 (06:30) 수정 2023.02.0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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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입니다.

예능 전문 채널 'tvN'의 한 퀴즈 프로그램이, 시중에 출판된 책의 내용을 무단 도용했단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를 호소한 작가는 "tvN 측에서 당초 협업을 제안했다 거절당하자, 콘텐츠만 도용해갔다"는 입장이고, 검찰도 당시 제작진을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출연자들이 함께 어려운 문제를 푸는, tvN 예능 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입니다.

2016년 7월에 방영된 제 '71회차', 아홉 칸 중 마지막 빈 칸의 내용을 맞추는 문제가 '멘사 퀴즈'로 소개됩니다.

["어, 찾았다!"]

그런데 이 문제, 2008년 출판된 '멘사 아이큐 테스트'라는 책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같은 날 방송된 여러 퀴즈에서 이렇게 책과 똑같은 문제들이 등장했습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출제에) 오래 걸리면 2주 이상 걸리기도 하거든요, 한 문제당. 이렇게까지 노력을 했는데 그렇게 방송에 나온 걸 알게 되니까 이제 참 되게 허무했죠."]

저자 김 씨는 두뇌 개발용 고난도 퀴즈 책을 여러 권 출판한 작가입니다.

처음엔 tvN 측에서 퀴즈 프로그램 '출제 위원'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무단으로 콘텐츠만 도용했다는 게 김 씨 주장입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 가지고, '이쪽 관련돼서 뭘 할 수는 없다' 해서 거절했죠. (그 뒤로)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는지도 몰랐어요."]

김 씨가 도용 당했다고 지목한 문제는 총 7개, 3회에 걸쳐 방송됐습니다.

뒤늦게 안 김 씨가 항의하자, tvN 측은 서면으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출제 과정에서 문제 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한 문제당 10만 원 가량을 보상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으로 충분치 않다고 거절했고, 이후 1년 가까이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방송으로 문제가)다 노출되어 있는 상태에서 테스트라는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절판하게 됐어요."]

김 씨의 고소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달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제작진을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tvN 측은 "작가의 허락 없이 문제를 사용해 죄송하다"며 "저작권 보호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이호영 고석훈/영상출처:tvN '문제적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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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N 예능, 책 무단 도용 기소…“1년 가까이 보상 없어”
    • 입력 2023-02-03 06:30:51
    • 수정2023-02-03 06:35:36
    뉴스광장 1부
[앵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입니다.

예능 전문 채널 'tvN'의 한 퀴즈 프로그램이, 시중에 출판된 책의 내용을 무단 도용했단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를 호소한 작가는 "tvN 측에서 당초 협업을 제안했다 거절당하자, 콘텐츠만 도용해갔다"는 입장이고, 검찰도 당시 제작진을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출연자들이 함께 어려운 문제를 푸는, tvN 예능 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입니다.

2016년 7월에 방영된 제 '71회차', 아홉 칸 중 마지막 빈 칸의 내용을 맞추는 문제가 '멘사 퀴즈'로 소개됩니다.

["어, 찾았다!"]

그런데 이 문제, 2008년 출판된 '멘사 아이큐 테스트'라는 책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같은 날 방송된 여러 퀴즈에서 이렇게 책과 똑같은 문제들이 등장했습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출제에) 오래 걸리면 2주 이상 걸리기도 하거든요, 한 문제당. 이렇게까지 노력을 했는데 그렇게 방송에 나온 걸 알게 되니까 이제 참 되게 허무했죠."]

저자 김 씨는 두뇌 개발용 고난도 퀴즈 책을 여러 권 출판한 작가입니다.

처음엔 tvN 측에서 퀴즈 프로그램 '출제 위원'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무단으로 콘텐츠만 도용했다는 게 김 씨 주장입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 가지고, '이쪽 관련돼서 뭘 할 수는 없다' 해서 거절했죠. (그 뒤로)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는지도 몰랐어요."]

김 씨가 도용 당했다고 지목한 문제는 총 7개, 3회에 걸쳐 방송됐습니다.

뒤늦게 안 김 씨가 항의하자, tvN 측은 서면으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출제 과정에서 문제 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며, 한 문제당 10만 원 가량을 보상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으로 충분치 않다고 거절했고, 이후 1년 가까이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남현/저자 겸 1인 출판사 대표 : "(방송으로 문제가)다 노출되어 있는 상태에서 테스트라는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이 책들을 다 절판하게 됐어요."]

김 씨의 고소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달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제작진을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tvN 측은 "작가의 허락 없이 문제를 사용해 죄송하다"며 "저작권 보호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이호영 고석훈/영상출처:tvN '문제적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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