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에 눈물 흘렸던 서울시장, 추모공간 해법은?

입력 2023.02.07 (16:11) 수정 2023.02.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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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태원 참사 사흘 만인 지난해 11월 1일 기자회견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망자 유족의 사연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해 11월 1일, 서울시 기자회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세훈 시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무한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참사 100일이 지난 현재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추모 공간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추모 공간 갈등이 고조되자 서울시는 오늘(7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 "다른 사안처럼 다루진 않겠다…서울광장 분향소 '철거' 15일까지 연기"

서울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추모 공간과 관련해 오늘(7일) 오신환 정무부시장이 나서 긴급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 철거를 1주일 미루겠으니 이번 주말까지 추모 공간에 대한 유가족들의 의견을 달라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오는 15일(일) 오후 1시까지 행정대집행을 미루겠으니 그 전에 서울시가 이미 제안한 녹사평역내 추모 공간에 대한 수용 여부와 수용할 수 없을 경우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대안의 추모 공간을 서울시에 제안해달라는 겁니다.

오신환 부시장은 브리핑에서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이해하고 있기에 이 문제를 다른 사안처럼 다루진 않겠다"며 "일주일간 행정대집행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주일간 미룬다는 얘기는 2차로 계고한 행정대집행 시점인 8일 오후 1시에서 15일 오후 1시로 7일간 미룬다는 것입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일 저녁, 6일 오후 1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1차 계고장을 유족 측에 전달했고 어제(6일) 오후 2차로 계고장을 유족 측에 전달해 8일 오후 1시까지로 행정대집행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습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을 일단 연기한다는 것이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그대로 두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 부시장은 "서울광장 상설 추모시설물은 시민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무단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행정집행 철거는 행정집행 기관으로서 지극히 마땅한 조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

■ "후보지였던 민간 건물 추모공간 무산돼…유가족, 선호 장소 주말까지 제안해달라"

오 부시장은 또 "유가족 측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이태원 인근 공공건물이 지금도 유효한 것인지 밝혀달라"며 "유가족이 선호하는 장소를 찾고 제안할 시간을 주말까지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서울시가 이미 제안한 녹사평역내 공간에 대한 수용 여부와 불수용 시 유가족이 대안으로 생각하는 제3의 장소를 이번 주말까지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앞서 유가족 협의회는 지난해 12월 9일,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서울시와 용산구에 전달했고 서울시와 용산구는 12월 21일, 즉시 입주가 가능한 민간 건물 3곳을 선정해 유가족 협의회에 전달한 뒤 회신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후보지였던 민간 건물 소유주가 임대 의사를 철회해 무산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해당 민간 건물 3곳은 용산구청 뒤편 빌라, 동빙고동 업무용 빌딩의 2층과 4층으로 추모 공간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좁거나 이미 다른 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공간들이었습니다.

유가족들도 이 공간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그러자 서울시는 녹사평역내 공간을 다시 제안한 것입니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들은 그동안 지속해서 사고 현장 가까운 곳, 이태원 인근 공공건물을 찾아달라고 요구했고 용산구는 가장 안정되고 시설이 잘된 녹사평역사 내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가 유가족에 제안한 녹사평역 내 공간서울시가 유가족에 제안한 녹사평역 내 공간

그러면서 "당시 유족 측은 녹사평역사 내 공간 제안에 대해 이견이 없고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갑자기 참사 100일 추모제 직전에 아무런 소통 없이 서울광장 추모공간을 기습적으로 무단, 불법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들이 예고 없이 서울광장에 추모 공간을 설치한 것에 대해 "배경이 의심스럽다"고도 했습니다.


■ 유가족 "발표 전 논의 없었어…어떤 소통도 하지 않겠다"

서울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냉랭한 반응입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서울시가 이런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아무 논의가 없었다"며 "앞으로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대표는 또 "추모대회 전까지 서울시가 진정성 없게 공간을 던진 뒤 언론에 유가족이 거부한다는 식으로 발표했다"며 "가해자인 서울시가 피해자에게 선심 쓰듯 공간을 던져주는 무례한 행동에 끌려다니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대표는 "당분간 서울광장 분향소를 운영하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식적인 추모 공간이 마련되면 당당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모 공간을 둘러싼 서울시와 유가족의 갈등은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12일까지 행정대집행을 연기하겠으니 대안 장소를 제시해달라는 입장인데 유가족들은 당분간 서울광장 분향소를 운영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식 추모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대표가 언급한 특별법은 현재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에서 논의 중으로 아직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특별법에는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구성과 함께 공식 추모 공간 마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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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에 눈물 흘렸던 서울시장, 추모공간 해법은?
    • 입력 2023-02-07 16:11:55
    • 수정2023-02-07 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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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태원 참사 사흘 만인 지난해 11월 1일 기자회견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망자 유족의 사연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지난해 11월 1일, 서울시 기자회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세훈 시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무한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참사 100일이 지난 현재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추모 공간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추모 공간 갈등이 고조되자 서울시는 오늘(7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 "다른 사안처럼 다루진 않겠다…서울광장 분향소 '철거' 15일까지 연기"

서울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추모 공간과 관련해 오늘(7일) 오신환 정무부시장이 나서 긴급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 철거를 1주일 미루겠으니 이번 주말까지 추모 공간에 대한 유가족들의 의견을 달라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오는 15일(일) 오후 1시까지 행정대집행을 미루겠으니 그 전에 서울시가 이미 제안한 녹사평역내 추모 공간에 대한 수용 여부와 수용할 수 없을 경우 유가족 측이 생각하는 대안의 추모 공간을 서울시에 제안해달라는 겁니다.

오신환 부시장은 브리핑에서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을 이해하고 있기에 이 문제를 다른 사안처럼 다루진 않겠다"며 "일주일간 행정대집행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주일간 미룬다는 얘기는 2차로 계고한 행정대집행 시점인 8일 오후 1시에서 15일 오후 1시로 7일간 미룬다는 것입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일 저녁, 6일 오후 1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1차 계고장을 유족 측에 전달했고 어제(6일) 오후 2차로 계고장을 유족 측에 전달해 8일 오후 1시까지로 행정대집행 시한을 한 차례 연장했습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을 일단 연기한다는 것이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그대로 두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 부시장은 "서울광장 상설 추모시설물은 시민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무단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행정집행 철거는 행정집행 기관으로서 지극히 마땅한 조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
■ "후보지였던 민간 건물 추모공간 무산돼…유가족, 선호 장소 주말까지 제안해달라"

오 부시장은 또 "유가족 측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이태원 인근 공공건물이 지금도 유효한 것인지 밝혀달라"며 "유가족이 선호하는 장소를 찾고 제안할 시간을 주말까지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서울시가 이미 제안한 녹사평역내 공간에 대한 수용 여부와 불수용 시 유가족이 대안으로 생각하는 제3의 장소를 이번 주말까지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앞서 유가족 협의회는 지난해 12월 9일,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서울시와 용산구에 전달했고 서울시와 용산구는 12월 21일, 즉시 입주가 가능한 민간 건물 3곳을 선정해 유가족 협의회에 전달한 뒤 회신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후보지였던 민간 건물 소유주가 임대 의사를 철회해 무산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해당 민간 건물 3곳은 용산구청 뒤편 빌라, 동빙고동 업무용 빌딩의 2층과 4층으로 추모 공간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좁거나 이미 다른 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공간들이었습니다.

유가족들도 이 공간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그러자 서울시는 녹사평역내 공간을 다시 제안한 것입니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들은 그동안 지속해서 사고 현장 가까운 곳, 이태원 인근 공공건물을 찾아달라고 요구했고 용산구는 가장 안정되고 시설이 잘된 녹사평역사 내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가 유가족에 제안한 녹사평역 내 공간
그러면서 "당시 유족 측은 녹사평역사 내 공간 제안에 대해 이견이 없고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갑자기 참사 100일 추모제 직전에 아무런 소통 없이 서울광장 추모공간을 기습적으로 무단, 불법 설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부시장은 유가족들이 예고 없이 서울광장에 추모 공간을 설치한 것에 대해 "배경이 의심스럽다"고도 했습니다.


■ 유가족 "발표 전 논의 없었어…어떤 소통도 하지 않겠다"

서울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냉랭한 반응입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서울시가 이런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아무 논의가 없었다"며 "앞으로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대표는 또 "추모대회 전까지 서울시가 진정성 없게 공간을 던진 뒤 언론에 유가족이 거부한다는 식으로 발표했다"며 "가해자인 서울시가 피해자에게 선심 쓰듯 공간을 던져주는 무례한 행동에 끌려다니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대표는 "당분간 서울광장 분향소를 운영하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식적인 추모 공간이 마련되면 당당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모 공간을 둘러싼 서울시와 유가족의 갈등은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12일까지 행정대집행을 연기하겠으니 대안 장소를 제시해달라는 입장인데 유가족들은 당분간 서울광장 분향소를 운영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식 추모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대표가 언급한 특별법은 현재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에서 논의 중으로 아직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특별법에는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구성과 함께 공식 추모 공간 마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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