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일본도 전기요금 껑충…원전 더 짓는다

입력 2023.02.09 (18:04) 수정 2023.02.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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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에너지난 여파로 일본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 추운 겨울 가정마다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치솟는 난방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도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겨울이 아직 가기도 전인데 일본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서 난방비 걱정하는 가정이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석유나 액화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자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스란히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도 겨울 추위가 심하기로 유명한 야마가타현입니다.

식구가 세 명인 이 집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기를 이용한 바닥 난방을 가동해 왔는데요.

1월 전기요금이 약 10만엔, 우리 돈 100만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1년 전 이맘때 사용량과 별 차이도 없는데, 요금은 배 가까이 나왔습니다.

[히라마 후미에/야마가타현 주민 : "'누전 같은 문제가 생겼나?' 생각했는데, 단순히 전기 요금이 오른 것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화력발전 연료가 되는 액화천연가스나 석탄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전기요금에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홋카이도와 도호쿠, 호쿠리쿠 등 일본에서 비교적 추위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는 가정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앞으로도 전기요금이 더 오를 수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은 각 지역을 맡고 있는 10개의 대형 전력회사가 있고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도 다양한데요.

'규제요금'이라는, 일본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요금제에 대해 7개 전력회사가 요금을 올리게 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겁니다.

도쿄 등 수도권에 전기 공급을 맡고 있는 도쿄전력부터, 남쪽 끝 오키나와전력까지.

적게는 28%에서 최대 45%까지 올리는 방안을 승인해 달라는 것인데요.

도쿄전력이 신청한 가격 인상안이 그대로 통과되면요.

전기 사용량이 평균인 가정의 경우 한 달 전기요금이 약 2만5천원이 올라 11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때문에 일본 정부는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 가정 전기요금을 올해 9월까지 일부 지원해주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대형 전력회사들이 요청한 요금 인상폭이 너무 크다 보니, 인상이 현실화하면 정부 지원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치솟는 난방비 때문에 '함께 모여 따뜻함을 나누자'는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선 혼자 사는 고령자 등 1인 가구가 많은데요.

다중이용시설 등에 마련된 휴식 공간에 모여 지내면서 난방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본 수도권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입니다.

널찍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주민이나,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이 보이는데요.

쇼핑몰 측은 '쇼핑은 안 해도 되니 집의 전기는 끄고 여기에 와서 편히 쉬라'는 취지로, 무료 쿠폰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온기를 나눈다는 의미의 이른바 '웜 셰어' 운동입니다.

웜 셰어 운동은 일본 전역의 주로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곳곳에 확산하고 있는데요.

역시 난방비 급등이 운동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주부 : "낮에 집에 있으면 난방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이런데 오거나 합니다."]

[앵커]

일본의 원전 정책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겪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한동안 '새 원전은 짓지 않는다, 노후 원전도 고쳐 쓰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석탄과 액화천연가스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으로선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고요.

특히 여름의 무더위, 겨울의 강추위가 올때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위기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결국 한달여 전 일본 정부는 '원전을 신설'하고, 심지어 '폐로가 결정된 원전도 고쳐서 재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다시는 원전 쪽엔 눈길도 안 줄 것 같던 일본이었지만, 전세계적인 에너지난과 탄소배출 감축 추세 속에 한동안 금기로 여겼던 원전 카드를 다시 꺼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안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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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9 18:04:40
    • 수정2023-02-09 18:18:22
    통합뉴스룸ET
[앵커]

전 세계 에너지난 여파로 일본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 추운 겨울 가정마다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치솟는 난방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도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겨울이 아직 가기도 전인데 일본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서 난방비 걱정하는 가정이 많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석유나 액화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자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스란히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도 겨울 추위가 심하기로 유명한 야마가타현입니다.

식구가 세 명인 이 집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기를 이용한 바닥 난방을 가동해 왔는데요.

1월 전기요금이 약 10만엔, 우리 돈 100만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1년 전 이맘때 사용량과 별 차이도 없는데, 요금은 배 가까이 나왔습니다.

[히라마 후미에/야마가타현 주민 : "'누전 같은 문제가 생겼나?' 생각했는데, 단순히 전기 요금이 오른 것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화력발전 연료가 되는 액화천연가스나 석탄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전기요금에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홋카이도와 도호쿠, 호쿠리쿠 등 일본에서 비교적 추위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는 가정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앞으로도 전기요금이 더 오를 수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은 각 지역을 맡고 있는 10개의 대형 전력회사가 있고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도 다양한데요.

'규제요금'이라는, 일본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요금제에 대해 7개 전력회사가 요금을 올리게 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겁니다.

도쿄 등 수도권에 전기 공급을 맡고 있는 도쿄전력부터, 남쪽 끝 오키나와전력까지.

적게는 28%에서 최대 45%까지 올리는 방안을 승인해 달라는 것인데요.

도쿄전력이 신청한 가격 인상안이 그대로 통과되면요.

전기 사용량이 평균인 가정의 경우 한 달 전기요금이 약 2만5천원이 올라 11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때문에 일본 정부는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 가정 전기요금을 올해 9월까지 일부 지원해주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대형 전력회사들이 요청한 요금 인상폭이 너무 크다 보니, 인상이 현실화하면 정부 지원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치솟는 난방비 때문에 '함께 모여 따뜻함을 나누자'는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선 혼자 사는 고령자 등 1인 가구가 많은데요.

다중이용시설 등에 마련된 휴식 공간에 모여 지내면서 난방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본 수도권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입니다.

널찍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주민이나,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이 보이는데요.

쇼핑몰 측은 '쇼핑은 안 해도 되니 집의 전기는 끄고 여기에 와서 편히 쉬라'는 취지로, 무료 쿠폰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온기를 나눈다는 의미의 이른바 '웜 셰어' 운동입니다.

웜 셰어 운동은 일본 전역의 주로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곳곳에 확산하고 있는데요.

역시 난방비 급등이 운동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주부 : "낮에 집에 있으면 난방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이런데 오거나 합니다."]

[앵커]

일본의 원전 정책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겪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한동안 '새 원전은 짓지 않는다, 노후 원전도 고쳐 쓰지 않겠다' 이런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석탄과 액화천연가스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으로선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고요.

특히 여름의 무더위, 겨울의 강추위가 올때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위기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결국 한달여 전 일본 정부는 '원전을 신설'하고, 심지어 '폐로가 결정된 원전도 고쳐서 재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다시는 원전 쪽엔 눈길도 안 줄 것 같던 일본이었지만, 전세계적인 에너지난과 탄소배출 감축 추세 속에 한동안 금기로 여겼던 원전 카드를 다시 꺼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안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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