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기권] 마일리지 개편…“고객은 잡힌 물고기?”

입력 2023.02.11 (21:19) 수정 2023.02.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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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이 시간 선보이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오늘(11일)도 박대기 기자 제 옆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는 무슨 이야기 합니까?

[기자]

고객을 위해 준다던 혜택을 갑자기 축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우선, 코로나 때문에 못 간 해외여행 고대하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쌓은 마일리지로 예매하려던 분들이 제보를 주셨습니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돼 불만이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제 코로나 상황이 풀려서 해외에 더 나가볼까들 하시는데 이때 공교롭게도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거군요.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기자]

첫 키워드 '소비자는 잡은 물고기?' 입니다.

잡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기업이 소비자를 그렇게 대하는게 아니냐는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연회비를 내고 카드까지 발급받아서 마일리지를 쌓았는데요.

막상 쓸 때가 되니 불리하게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뉴욕이나 워싱턴으로 가는 일반석을 타려면 지금은 7만 마일을 쓰면 되고요.

일반석 요금으로 비즈니스석을 타는 데도 8만 마일이면 됩니다.

그런데 4월부터는 일반석 발급은 9만 마일. 좌석 승급은 12만 5천 마일로 필요량이 늘어납니다.

일반석은 29%, 승급은 56%나 어려워 진 것입니다.

장거리를 중심으로 상당수 지역이 이렇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 같은 곳은 4만 마일이었는데 5만 5천 마일로 늘고, 파리도 7만에서 8만 마일로 늘어납니다.

[앵커]

대한항공에서 이렇게 바꾼 이유는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대신 짧은 거리 항공권은 마일리지 혜택을 더 확대했다는 게 항공사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서 도쿄 왕복에는 지금은 3만 마일이 필요한데 앞으로는 2만 5천 마일만 사용하면 된다는 겁니다.

[대한항공 관계자 : "(2019년)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한 회원의 4명 중 1명 만이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였습니다. 대다수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거리를 이용하려던 이용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나옵니다.

사실 단거리는 저가 항공권이 많지만 미국은 족히 2백 만원 이상 드니까 지금까지 마일리지를 쌓았는데 배신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쌓은 마일리지는 기존 기준대로 쓸 권리를 보장하라는 입장입니다.

[심동렬/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 "발표 전 (쌓은 마일리지)에는 기존 공제 마일리지대로 하고 이후에는 신규 마일리지대로 하면, 피해가 없지 않나 건의도 했었는데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게 있습니까.

[기자]

다음 키워드 "3년의 침묵"입니다.

마일리지 제도 변경은 4월부터지만 발표는 이미 3년여 전이었습니다.

당시 고객 천8백여 명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 심사를 요청했지만 아직도 답이 없습니다.

취재해보니 4월 이전에는 불공정인지 여부를 결론을 내려고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아시아나 합병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늦었다는 해명인데,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할지 많은 시민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일리지 이야기를 해봤고, 넷플릭스도 요즘 제도가 바뀌어서 불만들이 나오는 거 같던데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다음 키워드가 "계정 공유는 사랑이라더니…"입니다.

이용자 절반 가량이 계정을 공유해 쓰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순차적으로 계정공유를 단속할 뜻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게 계약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계정 공유를 처음부터 막았으면 모르겠지만, 보급 초기에는 오히려 묵인 내지 장려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 와서 단속을 한다니 반발이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6년 전 넷플릭스 공식계정이 "계정공유는 사랑"이라는 트위터 게시물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처음부터 같은 집 안에서만 공유하는게 원칙이었다는 설명입니다.

넷플릭스가 각국에 순차 도입 중인 요금제가 '계정공유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유하면 추가 요금을 받겠다는 것인데 최근 도입된 나라들은 평균 6천8백 원쯤 더 냅니다.

[앵커]

신용카드도 서비스 축소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6개월 이상의 무이자 할부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니 부담스럽다면서 카드사가 혜택을 축소 한 것입니다.

카드사나 넷플릭스의 경우 대한항공과 달리 약관의 변경이 아니라 마케팅 방법의 변화로 보여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다만, 독과점이 없는 시장이라면 기업들이 혜택을 두고 경쟁을 할텐데, 해당 시장이 그러한지 의문이 듭니다.

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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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대기권] 마일리지 개편…“고객은 잡힌 물고기?”
    • 입력 2023-02-11 21:19:44
    • 수정2023-02-11 21: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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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이 시간 선보이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오늘(11일)도 박대기 기자 제 옆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는 무슨 이야기 합니까?

[기자]

고객을 위해 준다던 혜택을 갑자기 축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지 따져봤습니다.

우선, 코로나 때문에 못 간 해외여행 고대하셨던 분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쌓은 마일리지로 예매하려던 분들이 제보를 주셨습니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돼 불만이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제 코로나 상황이 풀려서 해외에 더 나가볼까들 하시는데 이때 공교롭게도 마일리지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거군요.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기자]

첫 키워드 '소비자는 잡은 물고기?' 입니다.

잡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기업이 소비자를 그렇게 대하는게 아니냐는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연회비를 내고 카드까지 발급받아서 마일리지를 쌓았는데요.

막상 쓸 때가 되니 불리하게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뉴욕이나 워싱턴으로 가는 일반석을 타려면 지금은 7만 마일을 쓰면 되고요.

일반석 요금으로 비즈니스석을 타는 데도 8만 마일이면 됩니다.

그런데 4월부터는 일반석 발급은 9만 마일. 좌석 승급은 12만 5천 마일로 필요량이 늘어납니다.

일반석은 29%, 승급은 56%나 어려워 진 것입니다.

장거리를 중심으로 상당수 지역이 이렇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 같은 곳은 4만 마일이었는데 5만 5천 마일로 늘고, 파리도 7만에서 8만 마일로 늘어납니다.

[앵커]

대한항공에서 이렇게 바꾼 이유는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대신 짧은 거리 항공권은 마일리지 혜택을 더 확대했다는 게 항공사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서 도쿄 왕복에는 지금은 3만 마일이 필요한데 앞으로는 2만 5천 마일만 사용하면 된다는 겁니다.

[대한항공 관계자 : "(2019년)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한 회원의 4명 중 1명 만이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였습니다. 대다수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거리를 이용하려던 이용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나옵니다.

사실 단거리는 저가 항공권이 많지만 미국은 족히 2백 만원 이상 드니까 지금까지 마일리지를 쌓았는데 배신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지금까지 쌓은 마일리지는 기존 기준대로 쓸 권리를 보장하라는 입장입니다.

[심동렬/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 "발표 전 (쌓은 마일리지)에는 기존 공제 마일리지대로 하고 이후에는 신규 마일리지대로 하면, 피해가 없지 않나 건의도 했었는데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게 있습니까.

[기자]

다음 키워드 "3년의 침묵"입니다.

마일리지 제도 변경은 4월부터지만 발표는 이미 3년여 전이었습니다.

당시 고객 천8백여 명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 심사를 요청했지만 아직도 답이 없습니다.

취재해보니 4월 이전에는 불공정인지 여부를 결론을 내려고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아시아나 합병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늦었다는 해명인데,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할지 많은 시민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일리지 이야기를 해봤고, 넷플릭스도 요즘 제도가 바뀌어서 불만들이 나오는 거 같던데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다음 키워드가 "계정 공유는 사랑이라더니…"입니다.

이용자 절반 가량이 계정을 공유해 쓰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순차적으로 계정공유를 단속할 뜻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게 계약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계정 공유를 처음부터 막았으면 모르겠지만, 보급 초기에는 오히려 묵인 내지 장려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 와서 단속을 한다니 반발이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6년 전 넷플릭스 공식계정이 "계정공유는 사랑"이라는 트위터 게시물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처음부터 같은 집 안에서만 공유하는게 원칙이었다는 설명입니다.

넷플릭스가 각국에 순차 도입 중인 요금제가 '계정공유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유하면 추가 요금을 받겠다는 것인데 최근 도입된 나라들은 평균 6천8백 원쯤 더 냅니다.

[앵커]

신용카드도 서비스 축소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6개월 이상의 무이자 할부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니 부담스럽다면서 카드사가 혜택을 축소 한 것입니다.

카드사나 넷플릭스의 경우 대한항공과 달리 약관의 변경이 아니라 마케팅 방법의 변화로 보여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다만, 독과점이 없는 시장이라면 기업들이 혜택을 두고 경쟁을 할텐데, 해당 시장이 그러한지 의문이 듭니다.

영상편집:정재숙/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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