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참전 거부” 러시아 청년들에 ‘난민 심사’ 기회

입력 2023.02.14 (19:24) 수정 2023.02.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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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우리나라에 온 러시아 청년들이 넉 달째 인천 공항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가 난민 심사를 거부했기 때문인데, 법원이 이들에게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닥과, 의자에 깔린 모포 위에 누워있는 청년들.

빨래는 화장실에서, 식사는 빵과 주스 등으로 해결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피해 인천공항에 들어온 러시아 20~30대 청년 5명입니다.

넉 달째 공항 출국 대기실에서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가명) 씨도 이 중 한 명입니다.

[안드레이/가명 : "저는 전쟁을 반대했고, 러시아에서 반전 시위를 해왔어요. (동원령 때문에)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서 러시아를 떠나왔습니다."]

반정부 활동에 대한 탄압과 무차별적 징집 등을 피해 한국행을 택했는데, 법무부는 이들에게 난민심사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단순 징집 거부는 난민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윱니다.

이들은 인권단체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먼저 소송을 낸 3명 중 안드레이 씨 등 2명에게 난민심사 기회를 주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의 진술 등으로 볼 때 막연한 징집 거부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특히, 정치적 동기로 징집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박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종찬/'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국제법적으로 비난받는 침략 전쟁에서 그 전쟁에 반대하고자 병역을 거부한 자에게는 난민 인정의 여지가 있다고 보신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1명은 제2 국적을 가진 나라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다른 러시아 청년 2명도 난민 심사를 받게 해달라며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승소한 러시아인들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공항에서 나와 난민 심사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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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전 참전 거부” 러시아 청년들에 ‘난민 심사’ 기회
    • 입력 2023-02-14 19:24:19
    • 수정2023-02-14 19:37:27
    뉴스 7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우리나라에 온 러시아 청년들이 넉 달째 인천 공항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가 난민 심사를 거부했기 때문인데, 법원이 이들에게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닥과, 의자에 깔린 모포 위에 누워있는 청년들.

빨래는 화장실에서, 식사는 빵과 주스 등으로 해결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피해 인천공항에 들어온 러시아 20~30대 청년 5명입니다.

넉 달째 공항 출국 대기실에서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가명) 씨도 이 중 한 명입니다.

[안드레이/가명 : "저는 전쟁을 반대했고, 러시아에서 반전 시위를 해왔어요. (동원령 때문에)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서 러시아를 떠나왔습니다."]

반정부 활동에 대한 탄압과 무차별적 징집 등을 피해 한국행을 택했는데, 법무부는 이들에게 난민심사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단순 징집 거부는 난민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윱니다.

이들은 인권단체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먼저 소송을 낸 3명 중 안드레이 씨 등 2명에게 난민심사 기회를 주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의 진술 등으로 볼 때 막연한 징집 거부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특히, 정치적 동기로 징집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박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종찬/'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 "국제법적으로 비난받는 침략 전쟁에서 그 전쟁에 반대하고자 병역을 거부한 자에게는 난민 인정의 여지가 있다고 보신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1명은 제2 국적을 가진 나라의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다른 러시아 청년 2명도 난민 심사를 받게 해달라며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승소한 러시아인들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공항에서 나와 난민 심사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현민/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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