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주말&문화] 남해 냉동창고에 뜬 구름…진해 적산가옥의 드로잉

입력 2023.02.16 (20:02) 수정 2023.02.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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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주말&문화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특별한 두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한때 냉동창고였던 남해의 갤러리에 뜬 구름과 진해의 100년 된 집을 장식한 경남 중견 작가의 드로잉 세계를 진정은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푸른 바다 내음을 품은 남해 미조항의 한 냉동창고, 1년 전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천장을 향해 한참 목을 빼고 기다린 것은 바로, 구름입니다.

손에 잡힐 듯 뭉게 피어 오르더니 어느새 사라지는 하얀 수증기.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승화'입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구름 아티스트' 베른나우트 스밀데는 한국 첫 전시 장소로 바로 남해군을 택했습니다.

[베른나우트 스밀데/네덜란드 작가 : "저는 '스페이스 미조'라는 이 건물이 항구 바로 옆에 있다는 점과 과거 냉동창고였다는 역사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작가는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계산해 구름을 만들고, 그 찰나를 촬영하는 실내 구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구 정반대에서 채취한 흙을 활용한 작품과 무지개를 상징하는 작품도 선보입니다.

[베른나우트 스밀데/네덜란드 작가 : "모든 구름은 특별하지만, 만들어지는 동시에 사라지고 한 번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에는 그 중요한 순간이 오래 남아 있습니다."]

구름과 무지개, 그리고 흙.

일상 속 자연을 새롭게 마주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4월까지 이어집니다.

100여 년 전 일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도심 속 작은 2층 집, 1970년대 다방이었다가 지금은 카페 겸 갤러리로 변신했습니다.

오래전 서까래가 떠받치는 다락방 같은 2층 공간에 동화 같은 그림 세계가 펼쳐집니다.

구름 위에 지어진 빨간 지붕 아래 사람들은 목욕을 하거나 춤을 추고 소파에 누워 일상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집과 비행기, 여행 가방, 그리고 케이크와 피아노….

작가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노충현/서양화가 : "가정, 가족의 행복, 사랑, 축복, 그 속에서 벌어지는 축제적인 이미지들을 조형화하고 있습니다."]

우편 봉투와 빵 봉지, 종이가방을 캔버스 삼아 작가는 베네치아와 로마, 파리 등 유럽 여행도 기록했습니다.

유화물감과 크레용, 먹이 구겨진 종이 위에 묘하게 번지면서 또 하나의 작품 세계를 연출합니다.

[노충현/서양화가 : "그리는 사람도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보는 사람에게 더욱더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데요."]

경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노충현 작가의 34번째 개인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조원준/자막제작: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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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주말&문화] 남해 냉동창고에 뜬 구름…진해 적산가옥의 드로잉
    • 입력 2023-02-16 20:02:05
    • 수정2023-02-16 20:33:47
    뉴스7(창원)
[앵커]

경남 주말&문화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특별한 두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한때 냉동창고였던 남해의 갤러리에 뜬 구름과 진해의 100년 된 집을 장식한 경남 중견 작가의 드로잉 세계를 진정은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푸른 바다 내음을 품은 남해 미조항의 한 냉동창고, 1년 전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천장을 향해 한참 목을 빼고 기다린 것은 바로, 구름입니다.

손에 잡힐 듯 뭉게 피어 오르더니 어느새 사라지는 하얀 수증기.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승화'입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구름 아티스트' 베른나우트 스밀데는 한국 첫 전시 장소로 바로 남해군을 택했습니다.

[베른나우트 스밀데/네덜란드 작가 : "저는 '스페이스 미조'라는 이 건물이 항구 바로 옆에 있다는 점과 과거 냉동창고였다는 역사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작가는 공간의 온도와 습도를 계산해 구름을 만들고, 그 찰나를 촬영하는 실내 구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구 정반대에서 채취한 흙을 활용한 작품과 무지개를 상징하는 작품도 선보입니다.

[베른나우트 스밀데/네덜란드 작가 : "모든 구름은 특별하지만, 만들어지는 동시에 사라지고 한 번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에는 그 중요한 순간이 오래 남아 있습니다."]

구름과 무지개, 그리고 흙.

일상 속 자연을 새롭게 마주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4월까지 이어집니다.

100여 년 전 일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도심 속 작은 2층 집, 1970년대 다방이었다가 지금은 카페 겸 갤러리로 변신했습니다.

오래전 서까래가 떠받치는 다락방 같은 2층 공간에 동화 같은 그림 세계가 펼쳐집니다.

구름 위에 지어진 빨간 지붕 아래 사람들은 목욕을 하거나 춤을 추고 소파에 누워 일상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집과 비행기, 여행 가방, 그리고 케이크와 피아노….

작가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노충현/서양화가 : "가정, 가족의 행복, 사랑, 축복, 그 속에서 벌어지는 축제적인 이미지들을 조형화하고 있습니다."]

우편 봉투와 빵 봉지, 종이가방을 캔버스 삼아 작가는 베네치아와 로마, 파리 등 유럽 여행도 기록했습니다.

유화물감과 크레용, 먹이 구겨진 종이 위에 묘하게 번지면서 또 하나의 작품 세계를 연출합니다.

[노충현/서양화가 : "그리는 사람도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보는 사람에게 더욱더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데요."]

경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노충현 작가의 34번째 개인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조원준/자막제작: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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