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으려 셀프 입법?…軍출신 의원들 시도에 ‘제동’

입력 2023.02.21 (12:39) 수정 2023.02.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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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퇴역 군인들이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 공무원이 되면 군인연금 지급이 정지되는데요.

군 출신 여야 의원들이 임기 중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 법사위에서 일단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셀프 입법 시도'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 법안소위, 군 출신 선출직 공무원의 보수가 퇴역 연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만큼의 연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올라왔습니다.

의정비가 연금액보다 적은 기초의회를 배려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법안을 심의하던 군 장성 출신 의원들, 군 재직 시절 본인이 낸 연금 기여금은 선출직에게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군 출신이 공공기관에 취업하면 기여금을 주는데, 왜 선출직만 불이익을 주느냐", 민주당 김병주 간사는 "당사자 문제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시도 의원들은 월급보다 본인 돈이 더 많이 든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연금 지급을 중단하는 조항을 삭제해, 국회의원도 퇴역 연금의 절반 가량인 '기여금'을 받는 거로 고쳐졌습니다.

수정된 법안은 다음날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의원 : "왜 군인만 다른 공직자와 달리 이렇게 일반 선출직, 지방 의회가 아닌 전체 일반 선출직이 혜택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범철/국방부 차관 : "그런 부분 고려해서 저희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는데 국방위에서는 군인이라는 특수 직종에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법사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퇴역 군인들의 기초의회 진출을 위해 마련된 법안인데, 수저를 얹어도 '금수저'를 얹었다"며 "법사위원 대부분이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란 당사자인 국방위원들은 KBS에 "원래부터 국회의원은 받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었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노경일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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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 받으려 셀프 입법?…軍출신 의원들 시도에 ‘제동’
    • 입력 2023-02-21 12:39:02
    • 수정2023-02-21 12:46:31
    뉴스 12
[앵커]

퇴역 군인들이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 공무원이 되면 군인연금 지급이 정지되는데요.

군 출신 여야 의원들이 임기 중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 법사위에서 일단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셀프 입법 시도'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 법안소위, 군 출신 선출직 공무원의 보수가 퇴역 연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만큼의 연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올라왔습니다.

의정비가 연금액보다 적은 기초의회를 배려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법안을 심의하던 군 장성 출신 의원들, 군 재직 시절 본인이 낸 연금 기여금은 선출직에게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군 출신이 공공기관에 취업하면 기여금을 주는데, 왜 선출직만 불이익을 주느냐", 민주당 김병주 간사는 "당사자 문제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시도 의원들은 월급보다 본인 돈이 더 많이 든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연금 지급을 중단하는 조항을 삭제해, 국회의원도 퇴역 연금의 절반 가량인 '기여금'을 받는 거로 고쳐졌습니다.

수정된 법안은 다음날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조정훈/시대전환 의원 : "왜 군인만 다른 공직자와 달리 이렇게 일반 선출직, 지방 의회가 아닌 전체 일반 선출직이 혜택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범철/국방부 차관 : "그런 부분 고려해서 저희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는데 국방위에서는 군인이라는 특수 직종에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 법사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퇴역 군인들의 기초의회 진출을 위해 마련된 법안인데, 수저를 얹어도 '금수저'를 얹었다"며 "법사위원 대부분이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란 당사자인 국방위원들은 KBS에 "원래부터 국회의원은 받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었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노경일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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