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미국의 섬찟한 ‘배터리 굴기’…중국과는 ‘적과의 동침?’ 한국과는 ‘치킨 게임?’

입력 2023.02.21 (17:51) 수정 2023.02.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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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2월21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221&1

[영상]
동맹이란 믿음 따위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야. 이득과 손실을 따져서 맺어지는 것이 동맹이야.

[앵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이 요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이 조합은 어딘가 많이 어색합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와 중국의 배터리 회사 CATL이 손을 잡은 겁니다. 적과의 동침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또 한국의 득실은 어떤지까지 따져보겠습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저는 아무리 봐도 좀 이해가 안 가서요. 미국하고 중국, 외교 안보 쪽에서는 그렇게 싸우면서 결국 돈 되는 거 앞에서는 그냥 합체하는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중국의 배터리 회사인 CATL이 합체를 하는 가장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둘이 합자 회사를 만들었다는 게, 어떤 식으로 합친다는 거예요?

[답변]
현재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지분 100%를 다 소유하고 배터리 회사인 CATL이 기술이라든지 이러저러한 것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아니, 지분은 100% 포드가 다 가져가면서 중국은 기술을 다 내준다? 이게 글쎄 중국이 뭐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계약 안 했을 것 같은데, 뭔가 이면 계약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이면 계약보다는요. CATL 입장에서도 합자 회사의 지분을 100% 미국에 준다 하더라도 얻을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어떤 거요?

[답변]
일단 보시면 우리나라 회사들은 합자를 할 때 50:50으로 하고요. 포드와 CATL은 100:0으로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향후에 우리나라가 합자를 신규로 하려고 할 때 진출 자체가 막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즉, CATL이 이런 방식으로 나오게 됐을 때 의도를 하고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여담으로 말씀드리면 신의 한 수라고 보고 있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한국 배터리 기업을 밀어낼 수 있는 뭔가 전략적인 방법이 될 거다.

[답변]
어떻게 보면 먼저 나가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을 밀어내고 중국의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포석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미국이 지금 중국산 소재도 쓰지 말아라, 장비도 쓰지 마라, 부품도 쓰지 마라, 하면서 인플레감축법, 이 IRA라는 거 지금 시행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본인들은 이렇게 해도 상관없습니까?

[답변]
그러니까 보통 IRA를 자꾸 탈중국이라고들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IRA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면 제조업의 미국을 부흥시키겠다는 그 의지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배터리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후진국인 미국이 선진국인 중국을 당겨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후진국, 선진국으로 말씀하셨는데,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되니까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건지도 궁금하거든요.

[답변]
시장 점유율이라는 측면에서 보시면 중국 기업의 국가 합산이 60%가 좀 넘고요. 그다음에 여기 차트에 보시면 한국 기업은 20% 좀 넘고요. 여기 잘 보시면 일본도 있습니다만 없는 나라가 있죠.

[앵커]
미국이요.

[답변]
미국이 없죠. 어떻게 보면 이 그림을 보셨을 때 미국이 없다는 부분을 잘 보셔야 돼요. 그러니까 미국은 배터리에 관한 한 후진국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차트에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모두 당겨 와서 미국에 와서 사업을 하라는 것이 바로 IRA법의 핵심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실 IRA 법안에는 소재, 부품, 장비 쓰지 말라고 했지 기술을 쓰지 말라는 말은 없으니까 그걸 어떻게 보면 약간 우회해서 갔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답변]
말씀하신 것처럼 광물 규정이라든지 부품 규정은 있습니다만 기술 규정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걸 혹자 분들은 자꾸 우회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중국이 IRA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뚫어낸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누가 봐도 꼼수인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요?

[답변]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IRA의 취지 자체가 미국 제조업의 부흥이기 때문에 배터리 선진국인 중국 또한 미국에 와서, 미국 기업이 돼서 사업을 하라는 그 취지에 중국이 따른 것이죠.

[앵커]
그러면 그동안 우리가 미국에서 배터리 시장 먹으려고 그렇게 많은 돈 들여가면서 공장도 짓고 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포드가 SK온하고 또 협력을 하고 있는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우리만 뒤통수 맞은 거예요?

[답변]
뒤통수를 맞았다고 보긴 좀 그렇고요. 왜냐하면 그래도 우리나라 기업들,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들과 미국의 자동차 회사는 합자를 할 때 50:50으로 합자를 했고 중국의 CATL은 전향적으로 포드한테 100%를 줬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불리한 조건으로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게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어떤 점인가 하면, 향후에 신규 합자를 할 때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라든지 다양한 회사들이 미국과 합자를 할 때 50:50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면 우리나라 산업 기술 보호법에 의거해서.

[앵커]
그렇죠.

[답변]
진출이 불허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CATL이 외통수를 뒀다고 보셔도 됩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SK온 같은 경우 오늘 조금 전에 나온 기사를 보니까요. 자회사, 그러니까 포드하고 합작하고 있는 자회사에 한 2조 원 넘는 돈을 추가로 자본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런 게 다 어떤 포드와 중국의 합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답변]
일단 원래 중국이 안 나올 것이라고 아주 쉽게 생각을 하다가 중국이 나오는 것이 기정사실화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고 경쟁이 치열해진다 하더라도 이미 진출해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라든지 SK온 같은 경우의 합자사는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대체 이 포드가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중국 CATL의 배터리 기술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답변]
CATL의 배터리 기술은 어떤 건가 하면, 우리나라 기술을 보통 이야기할 때 여기 차트, 그림에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기술은 니켈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고요.

[앵커]
그러니까 NCM 배터리가 우리나라형.

[답변]
그렇습니다. 그리고 LFP라고 되어 있는 게 중국의 기술인데,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기술을 봤을 때 혹자들은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인 LFP가 저가 기술이고 질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사실 배터리의 소비 양상과 양태가 바뀜에 따라서 지금 대량 소비의 시대로 가고 있거든요? 그랬을 때는, 원래 모바일 IT일 때는 코발트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였고요. 그다음에 배터리 전기차와 ESS로 가면서 1차적으로 니켈 기반이 두각을 보였고.

[앵커]
ESS라는 것은 전기 저장 장치.

[답변]
전기 에너지 저장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대량 소비의 시대로 가면서 추가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게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이고 이게 바로 CATL의 기술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아무래도 저렴하니까 대량 소비 시대에서는 이런 가격 경쟁력이 앞선 업체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가격도 가격이지만 자원 보존량이라든지 가채매장량 같은 걸 봤을 때 아무래도 니켈보다는 철 쪽이 확실히 많이 있거든요.

[앵커]
가채매장량, 그러니까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이, 철 기반이 훨씬 매장량이 많다.

[답변]
그렇죠.

[앵커]
그러면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이런 NCM 배터리는 앞으로 LFP에 비해서 상당 부분 시장을 뺏길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두 전지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 오버랩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보통 중국에서 주력하고 있는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인 LFP는 보통 엔트리 레벨, 그러니까 중저가형이나 저가형 차량에 적합하고 그다음에 전기 에너지 저장 장치인 ESS 쪽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삼원계 시스템들은 좀 고성능이라든지 고가라든지 또 특히 트레일러 같은 계열은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2차 전지가 아니면 안 됩니다.

[앵커]
그런데 LFP 배터리의 가장 취약한 점으로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가 NCM에 비해서 좀 짧다는 거, 그게 자동차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가장 취약한 단점 아닐까요?

[답변]
같은 무게나 같은 부피를 채용을 했을 때 짧긴 합니다만 기존에 초창기의 LFP 기술을 가지고는 자동차에 장착을 하더라도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주행거리가 안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약자로 CTP (Cell To Pack) 혹은 CTC (Cell To Chassis)라고 부르는 신기술들을 개발하면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지 기술로 진화를 했습니다.

[앵커]
CTP, CTC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니까 셀 투 팩.

[답변]
셀 투 팩과 셀 투 섀시 혹은 셀 투 카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삼원계 2차 전지는 파우치형을 많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간에 모듈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모듈이 없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셀, 모듈 그다음에 팩으로 갈 때 모듈 없이 바로 셀에서 팩으로 간다고 해서 셀 투 팩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빈 공간을 없애고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답변]
그래서 이걸 얘기할 때 셀 에너지 밀도는 철 기반의 LFP가 떨어지지만 CTP와 CTC 기술을 채용하면서 팩 에너지 밀도가 충분히 쓸 만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중국 CATL이 이런 어떤 가격 경쟁력, 원가 절감, 이런 거 앞세워서 좀 치킨게임에 이미 들어갔다고 보십니까?

[답변]
치킨게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보도가 안 그래도 어제인가 그제 나왔었는데, CATL이 자사의 LFP라든지 배터리를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에 한하여 10~20% 정도의 가격을 할인해 주겠다는 얘기를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 선언 자체가 치킨게임을 시작했다고 보시면 되고, 여기에 하나 덧붙여서 이러한 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중국은 보조금이 점점 사라질 것이거든요? 보조금이 없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쨌든 반도체는 기술 집약이었으니까 우리가 강세였지만 배터리는 자원 집약이라 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뭔가 좀 플랜B가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어떤 걸 제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의 어떤 배터리 업체에 대한 제언.

[답변]
일단 지금 치킨게임이 시작된 상황에서 주도권을 중국이 잡고 있는 건 틀림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전략을 제가 이 자리에서 몇 초라든지 몇 분 사이에 단번에 말씀드릴 수 있는 전략은 없고요. 다만 우리가 이 상황에서 점점 밀릴 것은 확연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오히려 재건 플랜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이런 산업에 대한 어떤 그런 교수님의 관점이 2차 전지에 지금 많은 분들이 또 투자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박철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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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미국의 섬찟한 ‘배터리 굴기’…중국과는 ‘적과의 동침?’ 한국과는 ‘치킨 게임?’
    • 입력 2023-02-21 17:51:42
    • 수정2023-02-21 18: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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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이란 믿음 따위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야. 이득과 손실을 따져서 맺어지는 것이 동맹이야.

[앵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이 요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이 조합은 어딘가 많이 어색합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 포드와 중국의 배터리 회사 CATL이 손을 잡은 겁니다. 적과의 동침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또 한국의 득실은 어떤지까지 따져보겠습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저는 아무리 봐도 좀 이해가 안 가서요. 미국하고 중국, 외교 안보 쪽에서는 그렇게 싸우면서 결국 돈 되는 거 앞에서는 그냥 합체하는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중국의 배터리 회사인 CATL이 합체를 하는 가장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둘이 합자 회사를 만들었다는 게, 어떤 식으로 합친다는 거예요?

[답변]
현재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지분 100%를 다 소유하고 배터리 회사인 CATL이 기술이라든지 이러저러한 것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아니, 지분은 100% 포드가 다 가져가면서 중국은 기술을 다 내준다? 이게 글쎄 중국이 뭐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계약 안 했을 것 같은데, 뭔가 이면 계약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이면 계약보다는요. CATL 입장에서도 합자 회사의 지분을 100% 미국에 준다 하더라도 얻을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어떤 거요?

[답변]
일단 보시면 우리나라 회사들은 합자를 할 때 50:50으로 하고요. 포드와 CATL은 100:0으로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향후에 우리나라가 합자를 신규로 하려고 할 때 진출 자체가 막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즉, CATL이 이런 방식으로 나오게 됐을 때 의도를 하고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여담으로 말씀드리면 신의 한 수라고 보고 있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한국 배터리 기업을 밀어낼 수 있는 뭔가 전략적인 방법이 될 거다.

[답변]
어떻게 보면 먼저 나가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을 밀어내고 중국의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포석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미국이 지금 중국산 소재도 쓰지 말아라, 장비도 쓰지 마라, 부품도 쓰지 마라, 하면서 인플레감축법, 이 IRA라는 거 지금 시행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본인들은 이렇게 해도 상관없습니까?

[답변]
그러니까 보통 IRA를 자꾸 탈중국이라고들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IRA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면 제조업의 미국을 부흥시키겠다는 그 의지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배터리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후진국인 미국이 선진국인 중국을 당겨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후진국, 선진국으로 말씀하셨는데,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되니까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건지도 궁금하거든요.

[답변]
시장 점유율이라는 측면에서 보시면 중국 기업의 국가 합산이 60%가 좀 넘고요. 그다음에 여기 차트에 보시면 한국 기업은 20% 좀 넘고요. 여기 잘 보시면 일본도 있습니다만 없는 나라가 있죠.

[앵커]
미국이요.

[답변]
미국이 없죠. 어떻게 보면 이 그림을 보셨을 때 미국이 없다는 부분을 잘 보셔야 돼요. 그러니까 미국은 배터리에 관한 한 후진국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차트에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모두 당겨 와서 미국에 와서 사업을 하라는 것이 바로 IRA법의 핵심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실 IRA 법안에는 소재, 부품, 장비 쓰지 말라고 했지 기술을 쓰지 말라는 말은 없으니까 그걸 어떻게 보면 약간 우회해서 갔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답변]
말씀하신 것처럼 광물 규정이라든지 부품 규정은 있습니다만 기술 규정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걸 혹자 분들은 자꾸 우회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중국이 IRA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뚫어낸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누가 봐도 꼼수인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요?

[답변]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IRA의 취지 자체가 미국 제조업의 부흥이기 때문에 배터리 선진국인 중국 또한 미국에 와서, 미국 기업이 돼서 사업을 하라는 그 취지에 중국이 따른 것이죠.

[앵커]
그러면 그동안 우리가 미국에서 배터리 시장 먹으려고 그렇게 많은 돈 들여가면서 공장도 짓고 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포드가 SK온하고 또 협력을 하고 있는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우리만 뒤통수 맞은 거예요?

[답변]
뒤통수를 맞았다고 보긴 좀 그렇고요. 왜냐하면 그래도 우리나라 기업들,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들과 미국의 자동차 회사는 합자를 할 때 50:50으로 합자를 했고 중국의 CATL은 전향적으로 포드한테 100%를 줬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불리한 조건으로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게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어떤 점인가 하면, 향후에 신규 합자를 할 때 우리나라 배터리 회사라든지 다양한 회사들이 미국과 합자를 할 때 50:50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면 우리나라 산업 기술 보호법에 의거해서.

[앵커]
그렇죠.

[답변]
진출이 불허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CATL이 외통수를 뒀다고 보셔도 됩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SK온 같은 경우 오늘 조금 전에 나온 기사를 보니까요. 자회사, 그러니까 포드하고 합작하고 있는 자회사에 한 2조 원 넘는 돈을 추가로 자본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런 게 다 어떤 포드와 중국의 합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까요?

[답변]
일단 원래 중국이 안 나올 것이라고 아주 쉽게 생각을 하다가 중국이 나오는 것이 기정사실화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고 경쟁이 치열해진다 하더라도 이미 진출해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라든지 SK온 같은 경우의 합자사는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대체 이 포드가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중국 CATL의 배터리 기술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답변]
CATL의 배터리 기술은 어떤 건가 하면, 우리나라 기술을 보통 이야기할 때 여기 차트, 그림에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기술은 니켈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고요.

[앵커]
그러니까 NCM 배터리가 우리나라형.

[답변]
그렇습니다. 그리고 LFP라고 되어 있는 게 중국의 기술인데,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기술을 봤을 때 혹자들은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인 LFP가 저가 기술이고 질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었는데, 사실 배터리의 소비 양상과 양태가 바뀜에 따라서 지금 대량 소비의 시대로 가고 있거든요? 그랬을 때는, 원래 모바일 IT일 때는 코발트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였고요. 그다음에 배터리 전기차와 ESS로 가면서 1차적으로 니켈 기반이 두각을 보였고.

[앵커]
ESS라는 것은 전기 저장 장치.

[답변]
전기 에너지 저장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대량 소비의 시대로 가면서 추가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게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이고 이게 바로 CATL의 기술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아무래도 저렴하니까 대량 소비 시대에서는 이런 가격 경쟁력이 앞선 업체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가격도 가격이지만 자원 보존량이라든지 가채매장량 같은 걸 봤을 때 아무래도 니켈보다는 철 쪽이 확실히 많이 있거든요.

[앵커]
가채매장량, 그러니까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이, 철 기반이 훨씬 매장량이 많다.

[답변]
그렇죠.

[앵커]
그러면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이런 NCM 배터리는 앞으로 LFP에 비해서 상당 부분 시장을 뺏길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두 전지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 오버랩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보통 중국에서 주력하고 있는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인 LFP는 보통 엔트리 레벨, 그러니까 중저가형이나 저가형 차량에 적합하고 그다음에 전기 에너지 저장 장치인 ESS 쪽에 적합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삼원계 시스템들은 좀 고성능이라든지 고가라든지 또 특히 트레일러 같은 계열은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2차 전지가 아니면 안 됩니다.

[앵커]
그런데 LFP 배터리의 가장 취약한 점으로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가 NCM에 비해서 좀 짧다는 거, 그게 자동차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가장 취약한 단점 아닐까요?

[답변]
같은 무게나 같은 부피를 채용을 했을 때 짧긴 합니다만 기존에 초창기의 LFP 기술을 가지고는 자동차에 장착을 하더라도 우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주행거리가 안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철 기반의 리튬 이온 2차 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약자로 CTP (Cell To Pack) 혹은 CTC (Cell To Chassis)라고 부르는 신기술들을 개발하면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지 기술로 진화를 했습니다.

[앵커]
CTP, CTC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니까 셀 투 팩.

[답변]
셀 투 팩과 셀 투 섀시 혹은 셀 투 카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니켈 기반의 삼원계 2차 전지는 파우치형을 많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간에 모듈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모듈이 없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셀, 모듈 그다음에 팩으로 갈 때 모듈 없이 바로 셀에서 팩으로 간다고 해서 셀 투 팩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빈 공간을 없애고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답변]
그래서 이걸 얘기할 때 셀 에너지 밀도는 철 기반의 LFP가 떨어지지만 CTP와 CTC 기술을 채용하면서 팩 에너지 밀도가 충분히 쓸 만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중국 CATL이 이런 어떤 가격 경쟁력, 원가 절감, 이런 거 앞세워서 좀 치킨게임에 이미 들어갔다고 보십니까?

[답변]
치킨게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보도가 안 그래도 어제인가 그제 나왔었는데, CATL이 자사의 LFP라든지 배터리를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에 한하여 10~20% 정도의 가격을 할인해 주겠다는 얘기를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 선언 자체가 치킨게임을 시작했다고 보시면 되고, 여기에 하나 덧붙여서 이러한 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중국은 보조금이 점점 사라질 것이거든요? 보조금이 없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쨌든 반도체는 기술 집약이었으니까 우리가 강세였지만 배터리는 자원 집약이라 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뭔가 좀 플랜B가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어떤 걸 제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의 어떤 배터리 업체에 대한 제언.

[답변]
일단 지금 치킨게임이 시작된 상황에서 주도권을 중국이 잡고 있는 건 틀림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전략을 제가 이 자리에서 몇 초라든지 몇 분 사이에 단번에 말씀드릴 수 있는 전략은 없고요. 다만 우리가 이 상황에서 점점 밀릴 것은 확연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오히려 재건 플랜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이런 산업에 대한 어떤 그런 교수님의 관점이 2차 전지에 지금 많은 분들이 또 투자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박철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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