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파리 가려다 발리도 못 갈 판” 분노 산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

입력 2023.02.21 (18:03) 수정 2023.02.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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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세계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 미국 뉴욕, 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프랑스 파리

이런 이국적인 도시 곳곳을 누비는 자신을 상상하며 차곡차곡 쌓는 게 있습니다.

바로 항공사 마일리지입니다.

비행기 이용 실적과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에 따라 부여하는 일종의 포인트 같은 개념입니다.

평소 경험하기 힘든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도 마일리지로 등급을 올리면 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서 여행을 갈 때는 그야말로 '마일리지 영끌'에 나섭니다.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마일리지로 파리 가려고 했더니 발리도 못 가겠다."

오는 4월부터 시작될 거라던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 소식에 소비자들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같은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하도록 사용 기준이 바뀌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뉴욕까지 편도, 이코노미석 기준으로는 현재 3만 5천 마일이 필요한데 개편 후에는 4만 5천 마일로 만 마일이나 더 필요하도록 바뀔 예정이었습니다.

1등석의 경우 역시 현재 8만 마일이면 공짜로 탈 수 있는 게 4월부터는 13만 5천 마일로 5만 5천 마일이나 더 써야 무료 항공권을 받을 수 있게 개편 예정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마일리지로 탈 수 있는 좌석 수가 턱없이 부족한데, 그동안 코로나로 쓸 수도 없었고 그 와중에도 어렵게 쌓아온 마일리지의 가치까지 떨어지자 이용객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항공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차감을 늘리는 대신에 이용객이 더 많은 단거리 노선의 경우는 차감을 줄여 소비자들의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승객들은 대한항공이 말한 단거리 노선보다는 장거리 좌석을 구입할 때 마일리지를 더 쓰려고 하지 않을까요?

단거리 노선의 경우는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마일리지를 쓰기에는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단거리는 혜택을 조금 늘리면서 장거리 혜택은 크게 줄인 대한항공.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단거리 노선은 저가항공이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굳이 마일리지를 쓰면서 가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는 겁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사실상 독점이 되는 미국과 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은 고객 이탈이 어렵기 때문에 마일리지 혜택을 줄이는 게 결국 대한항공에 유리할 거라는 판단에서란 거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마일리지는 빛 좋은 개살구'라며 논란에 가세하자 결국 대한항공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 같은 변경안 시행을 보류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겁니다.

대한항공은 어제 이사회를 열어 주주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여파에도 화물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냄에 따라 4년 만에 주주 배당을 재개하고 배당금 연대 최대 규모로 산정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 지원금 3천800억 원을 받아 기사회생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에 관해서는 너무 인색한 게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판도 이어집니다.

승객들은 묻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마일리지를 개편하나?"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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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1 18:03:04
    • 수정2023-02-21 18:54:39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세계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 미국 뉴욕, 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프랑스 파리

이런 이국적인 도시 곳곳을 누비는 자신을 상상하며 차곡차곡 쌓는 게 있습니다.

바로 항공사 마일리지입니다.

비행기 이용 실적과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에 따라 부여하는 일종의 포인트 같은 개념입니다.

평소 경험하기 힘든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도 마일리지로 등급을 올리면 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서 여행을 갈 때는 그야말로 '마일리지 영끌'에 나섭니다.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마일리지로 파리 가려고 했더니 발리도 못 가겠다."

오는 4월부터 시작될 거라던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 소식에 소비자들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같은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하도록 사용 기준이 바뀌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뉴욕까지 편도, 이코노미석 기준으로는 현재 3만 5천 마일이 필요한데 개편 후에는 4만 5천 마일로 만 마일이나 더 필요하도록 바뀔 예정이었습니다.

1등석의 경우 역시 현재 8만 마일이면 공짜로 탈 수 있는 게 4월부터는 13만 5천 마일로 5만 5천 마일이나 더 써야 무료 항공권을 받을 수 있게 개편 예정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마일리지로 탈 수 있는 좌석 수가 턱없이 부족한데, 그동안 코로나로 쓸 수도 없었고 그 와중에도 어렵게 쌓아온 마일리지의 가치까지 떨어지자 이용객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항공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차감을 늘리는 대신에 이용객이 더 많은 단거리 노선의 경우는 차감을 줄여 소비자들의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승객들은 대한항공이 말한 단거리 노선보다는 장거리 좌석을 구입할 때 마일리지를 더 쓰려고 하지 않을까요?

단거리 노선의 경우는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마일리지를 쓰기에는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단거리는 혜택을 조금 늘리면서 장거리 혜택은 크게 줄인 대한항공.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단거리 노선은 저가항공이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굳이 마일리지를 쓰면서 가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을 했다는 겁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사실상 독점이 되는 미국과 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은 고객 이탈이 어렵기 때문에 마일리지 혜택을 줄이는 게 결국 대한항공에 유리할 거라는 판단에서란 거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마일리지는 빛 좋은 개살구'라며 논란에 가세하자 결국 대한항공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 같은 변경안 시행을 보류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겁니다.

대한항공은 어제 이사회를 열어 주주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여파에도 화물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냄에 따라 4년 만에 주주 배당을 재개하고 배당금 연대 최대 규모로 산정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 지원금 3천800억 원을 받아 기사회생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에 관해서는 너무 인색한 게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판도 이어집니다.

승객들은 묻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마일리지를 개편하나?"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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