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100억 마리 연쇄 실종…“농작물 생산 등 영향 고려해야”

입력 2023.02.22 (19:29) 수정 2023.02.22 (19: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꿀벌이 최근 들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양봉 농가 피해도 큽니다.

정부는 해충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방제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텅텅 비어 있는 벌통, 다른 한쪽엔 죽은 일벌이 쌓여있습니다.

애벌레를 낳은 여왕벌까지 모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벌통 350개 가운데 1/3가량이 이런 피해를 입었습니다.

[심온/꿀벌농장 대표 : "사라진 이유라도 알면 거기 대처를 할 수 있는데 지금 그 이유도 모르기 때문에 대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거죠."]

지난해 여름 290만 개 수준이던 전국 벌통 수는 연말에 247만 개로 줄었습니다.

가을에만 40만 개 이상의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는데, 개체 수로 따지면. 최대 100억 마리에 달합니다.

추운 겨울, 꿀벌 폐사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해충인 '응애'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방제를 해야 할 7월, 꿀과 부산물 등을 얻기 위해 충분히 조치하지 않았고, 뒤늦게 너무 많이 약제를 쓰면서 벌의 면역력도 떨어졌다고 분석합니다.

[김정욱/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 : "방제가 소홀한 농가는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농가 책임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소나무재선충 약제도 농가에서 꿀벌 실종과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한 만큼 헬기를 이용하는 대량 살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줄어든 꿀벌이 양봉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농작물 생산과 생태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준/경상국립대학교 식물의학과(곤충생태학) 교수 : "전 세계 작물 수분의 30% 정도를 양봉벌들이 담당하고 있고요. 국내 수분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2013년 정도 기준으로 약 육조 원 정도…."]

농식품부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들은 꿀벌 소멸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강정희/CG:이경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꿀벌 100억 마리 연쇄 실종…“농작물 생산 등 영향 고려해야”
    • 입력 2023-02-22 19:29:20
    • 수정2023-02-22 19:37:02
    뉴스 7
[앵커]

꿀벌이 최근 들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양봉 농가 피해도 큽니다.

정부는 해충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방제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텅텅 비어 있는 벌통, 다른 한쪽엔 죽은 일벌이 쌓여있습니다.

애벌레를 낳은 여왕벌까지 모두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벌통 350개 가운데 1/3가량이 이런 피해를 입었습니다.

[심온/꿀벌농장 대표 : "사라진 이유라도 알면 거기 대처를 할 수 있는데 지금 그 이유도 모르기 때문에 대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인 거죠."]

지난해 여름 290만 개 수준이던 전국 벌통 수는 연말에 247만 개로 줄었습니다.

가을에만 40만 개 이상의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는데, 개체 수로 따지면. 최대 100억 마리에 달합니다.

추운 겨울, 꿀벌 폐사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해충인 '응애'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방제를 해야 할 7월, 꿀과 부산물 등을 얻기 위해 충분히 조치하지 않았고, 뒤늦게 너무 많이 약제를 쓰면서 벌의 면역력도 떨어졌다고 분석합니다.

[김정욱/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 : "방제가 소홀한 농가는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농가 책임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소나무재선충 약제도 농가에서 꿀벌 실종과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한 만큼 헬기를 이용하는 대량 살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줄어든 꿀벌이 양봉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농작물 생산과 생태계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준/경상국립대학교 식물의학과(곤충생태학) 교수 : "전 세계 작물 수분의 30% 정도를 양봉벌들이 담당하고 있고요. 국내 수분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2013년 정도 기준으로 약 육조 원 정도…."]

농식품부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들은 꿀벌 소멸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강정희/CG:이경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