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더 세진 “바이 아메리카”…대중국 포위망 속 우리 기업은?

입력 2023.02.23 (18:05) 수정 2023.02.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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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우리 돈 천 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주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억하시죠.

자국 우선주의로 우리나라와 유럽 완성차 업계에 차별적 조항이라는 비판이 거셌는데요.

이같은 바이 아메리카 움직임 최근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 아메리카, 그러니까 미국에서 만든 걸 쓰겠다는 뜻인데요. 올들어 이 기조, 강화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미국에서 최종 조립생산되는 메이드인 아메리카를 넘어서서 소재와 부품까지도 미국에서 만든 제품을 써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카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미 대통령, 가는 곳마다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먼저 보시죠.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볼티모어 철도 건설현장/1월 30일 : "우리는 미국 노동조합의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산(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으로 말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2월 3일 : "일부에선 우리가 미국에 제조업을 돌려놓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제품을 만들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 비판들과 부정적인 시각은 모두 틀렸습니다."]

이어 올해 열린 국정연설에선 아예 철도, 교량, 도로 등 국내 기반시설 건설에 사용되는 모든 건축자재에 미국산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큰 논란이 됐던 전기차 조립, 생산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린데, 전기차 충전소에도 바이아메리카가 적용된다고요?

[기자]

전기차가 있으면 충전기도 있어야겠죠.

미국 정부, 이 충전기에도 '바이 아메리카'를 적용해 2024년부터는 충전기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해야하고 충전기 내부를 감싸는 철제 외장, 그리고 바깥 상자 등 부품에 든 비용의 55%가 미국에서 발생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 구축에 75억달러, 우리 돈 10조원 가량의 예산이 책정돼 있는데요.

이 돈, 받고 싶으면 미국으로 와서 만들어라 이런 얘깁니다.

미국 통신정보청도 광케이블 같은 통신장비에 대해 바이아메리카 규정을 충족할 수 있을 때까지 협력하겠다며 강력 지지를 밝혔고요.

백악관 역시 연방예산이 투입되는 모든 인프라 사업에서 바이 아메리칸 제도가 원활히 집행되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모든 걸 미국이 생산할 순 없지 않습니까?

당장 구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을 텐데 말이죠.

이게 가능합니까?

[기자]

건설 현장에선 이미 원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산업에서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숱한 전기장비, 유리구슬, 광섬유 같은 핵심부품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턱없이 부족하단 겁니다.

더구나 미국산 비중을 55%에서 이젠 60%, 그리고 2029년에는 75%까지 높이라는 기준은 불가하다는 현실도 거론됩니다.

[앵커]

현실적으로 불가한데도 미국이 바이 아메리카 고집하는 이유, 뭡니까?

[기자]

국내적으로는 제조업을 부흥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를 진작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다 큰 그림은 중국을 공급망에서 끊어내겠다는 겁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까지 첨단 산업에서 중국 수출규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결국 미국 경제가 중국에 추월당하는 일은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제니퍼 그랜홈/미 에너지부 장관 : "종전에는 이같은 배터리 자체와 배터리의 부품들은 대량으로 아시아에서 제조됐습니다. 우리는 이 제조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겁니다.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미국에서, 미국산으로, 미국인이 만든 자동차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줄 겁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 대미 투자 크게 늘리고 공장도 증설하고 있는데, 바이 아메리카로 부담이 더 커지겠어요?

[기자]

미국에서 조립하는 생산 공장을 짓는다 하더라도 미국산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비용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의 경우 미국 투자를 활발히 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산업자원부 장영진 차관은 우리 측 우려를 미국에 잘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장영진/산업자원부 차관 :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 하는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부분말씀드렸고, 업계 협약에서 다룰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이 자기가 가진 레버리지에서 할 수 있도록 (전달했습니다)."]

다음달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후속 조치로 광물과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어떻게 나올 지, 관련 동향은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자료조사: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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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3 18:05:47
    • 수정2023-02-23 18: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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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우리 돈 천 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주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억하시죠.

자국 우선주의로 우리나라와 유럽 완성차 업계에 차별적 조항이라는 비판이 거셌는데요.

이같은 바이 아메리카 움직임 최근에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바이 아메리카, 그러니까 미국에서 만든 걸 쓰겠다는 뜻인데요. 올들어 이 기조, 강화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단순히 미국에서 최종 조립생산되는 메이드인 아메리카를 넘어서서 소재와 부품까지도 미국에서 만든 제품을 써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카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미 대통령, 가는 곳마다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먼저 보시죠.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볼티모어 철도 건설현장/1월 30일 : "우리는 미국 노동조합의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산(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으로 말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2월 3일 : "일부에선 우리가 미국에 제조업을 돌려놓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제품을 만들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 비판들과 부정적인 시각은 모두 틀렸습니다."]

이어 올해 열린 국정연설에선 아예 철도, 교량, 도로 등 국내 기반시설 건설에 사용되는 모든 건축자재에 미국산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큰 논란이 됐던 전기차 조립, 생산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린데, 전기차 충전소에도 바이아메리카가 적용된다고요?

[기자]

전기차가 있으면 충전기도 있어야겠죠.

미국 정부, 이 충전기에도 '바이 아메리카'를 적용해 2024년부터는 충전기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해야하고 충전기 내부를 감싸는 철제 외장, 그리고 바깥 상자 등 부품에 든 비용의 55%가 미국에서 발생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 구축에 75억달러, 우리 돈 10조원 가량의 예산이 책정돼 있는데요.

이 돈, 받고 싶으면 미국으로 와서 만들어라 이런 얘깁니다.

미국 통신정보청도 광케이블 같은 통신장비에 대해 바이아메리카 규정을 충족할 수 있을 때까지 협력하겠다며 강력 지지를 밝혔고요.

백악관 역시 연방예산이 투입되는 모든 인프라 사업에서 바이 아메리칸 제도가 원활히 집행되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모든 걸 미국이 생산할 순 없지 않습니까?

당장 구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을 텐데 말이죠.

이게 가능합니까?

[기자]

건설 현장에선 이미 원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산업에서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숱한 전기장비, 유리구슬, 광섬유 같은 핵심부품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턱없이 부족하단 겁니다.

더구나 미국산 비중을 55%에서 이젠 60%, 그리고 2029년에는 75%까지 높이라는 기준은 불가하다는 현실도 거론됩니다.

[앵커]

현실적으로 불가한데도 미국이 바이 아메리카 고집하는 이유, 뭡니까?

[기자]

국내적으로는 제조업을 부흥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를 진작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다 큰 그림은 중국을 공급망에서 끊어내겠다는 겁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까지 첨단 산업에서 중국 수출규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결국 미국 경제가 중국에 추월당하는 일은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제니퍼 그랜홈/미 에너지부 장관 : "종전에는 이같은 배터리 자체와 배터리의 부품들은 대량으로 아시아에서 제조됐습니다. 우리는 이 제조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겁니다.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미국에서, 미국산으로, 미국인이 만든 자동차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줄 겁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 대미 투자 크게 늘리고 공장도 증설하고 있는데, 바이 아메리카로 부담이 더 커지겠어요?

[기자]

미국에서 조립하는 생산 공장을 짓는다 하더라도 미국산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비용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의 경우 미국 투자를 활발히 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산업자원부 장영진 차관은 우리 측 우려를 미국에 잘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장영진/산업자원부 차관 :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 하는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부분말씀드렸고, 업계 협약에서 다룰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이 자기가 가진 레버리지에서 할 수 있도록 (전달했습니다)."]

다음달 인플레이션감축법의 후속 조치로 광물과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어떻게 나올 지, 관련 동향은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자료조사: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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