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정국, 경남 노동계 겨누나

[앵커]

정부와 노동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어제(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국정원은 노조 간부 2명이 반정부 단체 활동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노동계는 합법적인 노조 활동에 색깔론을 씌우기 위한 '노동 탄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보도에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 앞에 경찰이 줄지어서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직원들은 사무실 안에서 조합원의 소지품을 수색합니다.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오전 8시 20분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압수수색은 낮 12시쯤 끝났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은 금속노조 경남지부 소속 간부와 지난해 51일 동안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을 이끌었던 조선하청지회 소속 간부 등 2명입니다.

국정원은 이들이 반정부 조직인 '자주통일 민중전위' 구성원으로 활동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정원 관계자 :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요. (창원 간첩단 사건과 같은 혐의입니까?)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윤석열은 공안 몰이 즉각 중단하라."]

'회계 투명성 강화'를 명분으로 노동계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한 정부가 이번에는 색깔론을 씌워, 노조를 범죄 집단으로 몰아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을 이끈 지회 간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형래/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 "우리는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고, 민주노총은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노동자 전체의 힘으로 이 국면을 막아내고..."]

한편 압수수색 과정에 진행된 민주노총 기자회견장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기자'를 사칭해 현장을 몰래 촬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마찰이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영상편집:안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