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권침해 했는데”…재단은 ‘승진’, 교육청은 ‘승인?’

[앵커]

학생들을 흉기로 처벌했다가 다치게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교감 승진 대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북교육청의 원칙 없는 인사 기준이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이종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천14년 10월,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자율학습시간에 바둑을 두거나 구경했다는 이유로 학생 네 명에게 과일을 깎던 칼로 훈육을 하다가 한 학생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전북교육청은 중대한 학생 인권 침해로 보고 해당 교사를 중징계하라고 권고했지만, 학교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주의 처분하는데 그쳤습니다.

당시 사립학교법에 따라, 징계 결정권이 사학재단에 있었던 탓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 재단이 해당 교사를 교감으로 승진시키겠다며 자격연수 대상자로 추천하고, 교육청이 이를 승인해주면서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학생을 특수폭행한 교사가 별다른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고 교감으로 승진한다면 학생들이 안심하고 교육 받을 수 있겠냐며 전교조 전북지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겁니다.

1년 전 추천을 반려했다가 교육감이 바뀐 뒤 다른 판단을 내린 교육청을 향해선 사학의 전횡에 눈감아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도영/전교조 전북지부 사무처장 : "인권 감수성 부재와 공공성 상실로 점철된 사학재단과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커녕 사학과 짬짜미를 하고 있는 전북교육청을…."]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내려진 주의 처분만으로는 교감 자격연수 추천 제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 : "교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기에 미지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작년에는 봤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법인 측에서 검증과 법적인 해석을 거쳐 재추천했고, 교육청에서도 법률자문을 거쳐서…."]

학교 재단 측은 취재를 거부해 어떠한 입장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