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대치동에 뜬 웹툰 입시학원! 연봉 20억 작가 배출한 네이버 vs 카카오 왕좌의 게임

입력 2023.03.07 (17:50) 수정 2023.03.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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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3월7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307&1

[앵커]
결혼을 후회하던 부부가 결혼 전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영상]
뭐 좋아하는 거 있어요?
너!

[앵커]
괴물로 변한 사람들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스토리.

[영상]
그 마지막까지 우리는 견디고 버틸 겁니다.

[앵커]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까지.

[영상]
약조했잖아, 돌아오겠..

[앵커]
이들 세 히트작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만화,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국회가 웹툰 산업을 지원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제는 웹툰도 만화에 포함된다는 만화진흥법 개정안입니다. 한국의 웹툰 시장 성장세 어느 정도인지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의 인생 만화는 어떤 거였습니까?

[답변]
많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만화를 즐겨 봤는데,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다닐 때 나왔던 이현세 작가의 '남벌'이 제 인생에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지금도 기분 안 좋을 때 한 번씩 봅니다.

[앵커]
남북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하는 그런 스토리였죠.

[답변]
그렇죠. 남북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한다는 아주 통쾌한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그게 1990년대 초반이었나요?

[답변]
1994년도에 스포츠신문 연재되던 만화였습니다. 그때는 만화책이었죠.

[앵커]
그때와 지금, 정말 이 만화 시장을 보면 격세지감, 상전벽해, 이런 말 떠오르실 것 같은데.

[답변]
그때는 이현세 선생님 정도야 CF 모델도 하셨지만 만화가들이 자기 얼굴을 보이질 않았죠. 그런데 지금 웹툰 작가들은 연예인보다 더 인기가 많고 본인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꾸미고 자랑할 만큼 성장했고요. 또 초중고 아이들도 웹툰 작가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아졌다는 게 핵심이고, 그러다 보니까 대치동 입시 학원에도 이미 만화 입시 학원도 생길 정도로, 부모들도 웹툰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또 과거에는 만화 한다고 하면 아유, 고생하겠네 하고 말리던 분들이.

[답변]
그렇죠.

[앵커]
이제는 만화 작가로 오히려.

[답변]
한 20년 전만 해도 만화과를 들어올 때 입학식에 보면 부모님들 얼굴이 별로 안 좋았어요. 애들이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런데 지금은 아주 즐거워하시고 입학하는 학생들도 즐거워합니다.

[앵커]
1994년도, 이때 만화를 보셨던 분들은 웹툰? 만화? 이게 뭐가 다르지?

[답변]
그렇죠.

[앵커]
일단 이 구분부터 잠깐 해 주시겠어요?

[답변]
우리나라 만화가 1994년도부터 성장세가 아주 도드라져서 만화 잡지가 30종 이상 나왔던 만화 부흥국 중의 하나였습니다. 일본을 막 초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IMF가 터졌죠. 그래서 만화 잡지가 다 폐간되는 문제가 발생했고요. 신인 작가들이 스스로 등용할 수 있는 문이 다 닫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 홈피나 블로그에다 자기 만화를 올리게 됐죠. 그 대표적인 작가가 강풀이라는 작가입니다.

[앵커]
그게 웹툰의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까?

[답변]
시작이죠. 강풀의 순정만화라는 작품이 다음이라는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기 시작하면서.

[앵커]
지금 나오는 강풀 작가의.

[답변]
그렇습니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앵커]
순정만화.

[답변]
저 주인공 얼굴이 너무 단순해서 한 번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니 독자들이 주인공을 못 알아맞혔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참 그림이 서툰 작가로 시작했는데 워낙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강풀의 모든 연재작들이 영화가 되고 있고 최근에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드라마까지 계약이 돼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웹툰이라는 말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말인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사실 콩글리시죠.

[앵커]
그러면 K웹툰은 틀린 말이네요?

[답변]
K웹툰은 틀리죠. 태권도를 K태권도라고 하지 않듯이 웹툰은 우리가 만든 고유명사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해외에서는 어떻습니까?

[답변]
사실 웹툰으로, 다시 말하면 스마트폰이나 PC로 웹툰 본다는 문화를 북미 지역과 유럽의 청소년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만화는 책으로 보는 거였죠. 그런데 2019년,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엄습하면서 집콕 문화가 일반화되고 전 세계 청소년, 10대 청소년들의 생활 스타일이 표준화가 돼버렸습니다. 바로 스마트폰만 보던 청소년들에게 잉여 시간 때 웹툰이라는 문화가 등장하게 됐고, 그 이후로 지금 미국은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10대 청소년들이 웹툰에 빠져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앵커]
궁금한 게, 일본이나 중국의 감성보다 유독 한국의 이 만화 감성, 웹툰 감성이 세계 시장에서 먹혔던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저는 개인적으로는 민주화도 있고요. 젊은 청년들이 가지고 있었던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이야기의 장르가 사실은 중국과 일본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말하면 중국은 이념적으로 통제가 되고 있고 일본은 잡지에, 만화 잡지라는 편집자 중심의 시장입니다. 그런데 웹툰은 누구나 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업로드만 시키면 됩니다. 그 평가는 독자들이 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인기에 따라서 그림을 못 그리든 이야기가 이상하든 도드라지면 벌써 인기의 대중화가 되기 때문에 그때부터 웹툰에 대한 가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학벌, 지연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내용으로만 승부하는 시장.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독자의 판단만 받으면 되는 시장, 결국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거군요.

[답변]
가장 어떻게 보면 공평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 국내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정하고 계십니까?

[답변]
1조 5,000억 원을 넘어서서 2조 원 시장으로 가고 있고요. 그 시장이 예전에는 국내 시장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북미 지역과 유럽 시장이 한국 시장과 1:1의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더 커져가지고 한국이 1이라면 북미가 1, 유럽이 1, 이렇게 3배 정도 시장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그 2조 원대 시장이라는 게 출판 시장을 빼고 웹툰만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출판, 웹툰 포함해서 2조 원인데요. 거기에는 웹툰의 캐릭터를 만드는 캐릭터 라이선스까지 포함된 거죠.

[앵커]
그런데 웹툰이 그렇게 시장 규모는 커졌는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보면 시장은 커졌고 작품은 많아졌는데 장르는 여전히 부족한.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렇게 제목을 안 보면 사실 구분이 거의 가지 않는.

[답변]
그게 어떻게 본다면 인터넷이 갖고 있는 한계라고 볼 수 있죠.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만 봅니다. 그러면 작가는 독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장르만 그리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로맨스 판타지나 로맨스 코미디가 전체의 8할 정도를, 80%를 차지하는 문제가 됐고, 그런데 그건 우리나라 문제잖아요? 북미 지역의 작가나 유럽 지역의 독자들은 또 다른 작품을 원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많은 장르의 편향성이 국제화되는 시점에서는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네이버 웹툰 같은 경우는 총 300~400개 정도 연재하던 분위기가 현재는 900개 작품까지 늘어났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시장에 내보내기 위해서 다양한 시장 테스트베드를 국내에서 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최근 국회에서 통과시킨 만화진흥법 개정안 있잖아요? 이 법안의 핵심적인 의미와 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답변]
시장이 너무 빨리 커졌죠. 그러니까 독자들도 준비가 안 됐지만 작가도 준비가 안 돼서, 인기 있는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성은 있지만 그 작가에 들지 못하는 신인 작가들이나 인기를 얻지 못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가지는 노동의 한계가 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시장은 보장해줘야 되지 않겠냐, 그게 아마 이번 법의 취지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작가들의 어떤 처우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보통 우리가 웹툰을 엉덩이로 그리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만큼 노동 강도가 심하다는 건데, 이 웹툰 작가들의 작업 환경 같은 건 좀 어떻습니까?

[답변]
제가 결혼식 주례를 많이 봅니다, 우리 제자들. 그 제자들한테, 부모님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죠. 의사가 되면 나중에 병원이 커지면 휴가도 갈 수가 있지만 웹툰 작가는 인기를 얻을수록 쉬지를 못한다. 1년 내내 그림을 그려야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 시켜야 되는데 추석도 설날도 없다. 아주 어려운 직업이다. 그래서 많이 도와줘야 된다고 얘기합니다.

[앵커]
그 정도의 노동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시장에 들어가려는 데는 그만큼의 또 어떤 연봉이라든지 처우가 좋아졌다는 뜻인데.

[답변]
그렇죠. 그리고 사실 인기 있는 작가들한테 물어보면 연봉은 기본이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독자에 대한 마음, 자신의 작품을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마음, 아마 그게 더 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작가들의 평균 연봉은 지금 어느 정도까지 올라와 있어요?

[답변]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플랫폼 같은 경우는 평균 2억~2억 5,000만 원 정도가 전체 연재 작가들의 평균 연봉이다. 물론 막 시작하는 신인 작가들은 3,000~4,000만 원 정도 연봉으로 시작해서 아주 돈을 많이 버는 작가는 20억 원 이상을 벌기 때문에 평균이 한 2억 5,000만 원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방금 그 인기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씀하신 게 네이버하고.

[답변]
네이버 웹툰이죠.

[앵커]
카카오.

[답변]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앵커]
결국 웹툰이 물론 작품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나아가려면 어떤 플랫폼을 선점하느냐도 중요하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네이버와 카카오, 두 플랫폼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답변]
지금 북미 지역과 유럽에서 웹툰을 보는 청소년들이 만나는 플랫폼이 전부 다 카카오와 네이버입니다. 마치 전 세계 TV 시장을 삼성과 LG가 경쟁하듯이 전 세계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점유율만 보면 일단 네이버 웹툰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네이버 웹툰 대표가 워낙 만화 덕후잖아요.

[답변]
김준구 대표가 있는데, 원래 서울대 공대 출신 대표인데요. 본래가 만화 덕후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네이버 웹툰 창업 때부터 네이버 내에서 선정된 팀장이었고요. 3명으로 시작된 네이버 웹툰이 현재는 전 세계에 한 2,000~3,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가 됐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작가들을 아끼냐 하면, 지금도 해외 출장 가면서 국내에 연재하는 모든 작품을 본다고 하고요. 그 작가들의 집에 누가 살고 젓가락,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본인이 술을 안 먹기 때문에 작가들과 미팅 후에 집까지 전부 다 대리운전 해줄 정도로 작가들과의 스킨십이 뛰어난 CEO다, 그렇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웹툰 시장이 북미를 넘어서 유럽 시장으로까지 진출을 하려면 결국은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정말 산업 전반을 장악할 수 있을 정도의.

[답변]
그렇죠.

[앵커]
해리포터 같은 대작이 나와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선결돼야 된다고 보세요?

[답변]
사실 저는 웹툰이 가지고 있는 시기적인 운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때문에 전 인류가 웹툰을 알게 됐고요. OTT라는 시스템 때문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유일한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공급하는 유일한 비상구가 웹툰입니다. 그런데 웹툰은 보면 처음부터 대중적인 통계가 명확하게 객관화돼 있죠. 또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작가의, 배우의 얼굴이나 배경이 모두 헌팅이나 캐스팅이 완료돼 있습니다. 가장 빨리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한국의 웹툰의 이야기가 유럽과 북미 지역을 지나서 할리우드 영화의 한 중심에 서게 되지 않을까,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여전히 뭐 우리가 웹툰 시장에서는 많이 성장을 했다고 해도 이 애니메이션, 실사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이 우세하지 않습니까?

[답변]
반대로 생각하시면 일본은 모든 문화가 한국에 졌습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애니메이션이죠. 그래서 우리가 극복만 하면 일본보다는, 애니메이션만 극복하면 된다. 3D는 훨씬 우리가 잘 그립니다. 그런데 일본 애니메이션의 2D가 워낙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그 벽만 우리가 넘으면 전체 K컬처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앵커]
끝으로 반지의 제왕 같은 이런 대작,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세요? 몇 년 안에 나올 것으로 보세요?

[답변]
저는 지금 올해에만 준비되고 있는 작품이 1,000여 작품이 넘습니다, 한국의 IP가. 그 작품들의 인기가 검증되면 4~5년 내에는 나오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한창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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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7 17:50:31
    • 수정2023-03-07 18: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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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혼을 후회하던 부부가 결혼 전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영상]
뭐 좋아하는 거 있어요?
너!

[앵커]
괴물로 변한 사람들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스토리.

[영상]
그 마지막까지 우리는 견디고 버틸 겁니다.

[앵커]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까지.

[영상]
약조했잖아, 돌아오겠..

[앵커]
이들 세 히트작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만화,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국회가 웹툰 산업을 지원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제는 웹툰도 만화에 포함된다는 만화진흥법 개정안입니다. 한국의 웹툰 시장 성장세 어느 정도인지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의 인생 만화는 어떤 거였습니까?

[답변]
많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만화를 즐겨 봤는데,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다닐 때 나왔던 이현세 작가의 '남벌'이 제 인생에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지금도 기분 안 좋을 때 한 번씩 봅니다.

[앵커]
남북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하는 그런 스토리였죠.

[답변]
그렇죠. 남북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한다는 아주 통쾌한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그게 1990년대 초반이었나요?

[답변]
1994년도에 스포츠신문 연재되던 만화였습니다. 그때는 만화책이었죠.

[앵커]
그때와 지금, 정말 이 만화 시장을 보면 격세지감, 상전벽해, 이런 말 떠오르실 것 같은데.

[답변]
그때는 이현세 선생님 정도야 CF 모델도 하셨지만 만화가들이 자기 얼굴을 보이질 않았죠. 그런데 지금 웹툰 작가들은 연예인보다 더 인기가 많고 본인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꾸미고 자랑할 만큼 성장했고요. 또 초중고 아이들도 웹툰 작가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아졌다는 게 핵심이고, 그러다 보니까 대치동 입시 학원에도 이미 만화 입시 학원도 생길 정도로, 부모들도 웹툰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또 과거에는 만화 한다고 하면 아유, 고생하겠네 하고 말리던 분들이.

[답변]
그렇죠.

[앵커]
이제는 만화 작가로 오히려.

[답변]
한 20년 전만 해도 만화과를 들어올 때 입학식에 보면 부모님들 얼굴이 별로 안 좋았어요. 애들이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런데 지금은 아주 즐거워하시고 입학하는 학생들도 즐거워합니다.

[앵커]
1994년도, 이때 만화를 보셨던 분들은 웹툰? 만화? 이게 뭐가 다르지?

[답변]
그렇죠.

[앵커]
일단 이 구분부터 잠깐 해 주시겠어요?

[답변]
우리나라 만화가 1994년도부터 성장세가 아주 도드라져서 만화 잡지가 30종 이상 나왔던 만화 부흥국 중의 하나였습니다. 일본을 막 초월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IMF가 터졌죠. 그래서 만화 잡지가 다 폐간되는 문제가 발생했고요. 신인 작가들이 스스로 등용할 수 있는 문이 다 닫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 홈피나 블로그에다 자기 만화를 올리게 됐죠. 그 대표적인 작가가 강풀이라는 작가입니다.

[앵커]
그게 웹툰의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까?

[답변]
시작이죠. 강풀의 순정만화라는 작품이 다음이라는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기 시작하면서.

[앵커]
지금 나오는 강풀 작가의.

[답변]
그렇습니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앵커]
순정만화.

[답변]
저 주인공 얼굴이 너무 단순해서 한 번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니 독자들이 주인공을 못 알아맞혔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참 그림이 서툰 작가로 시작했는데 워낙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강풀의 모든 연재작들이 영화가 되고 있고 최근에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드라마까지 계약이 돼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웹툰이라는 말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말인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사실 콩글리시죠.

[앵커]
그러면 K웹툰은 틀린 말이네요?

[답변]
K웹툰은 틀리죠. 태권도를 K태권도라고 하지 않듯이 웹툰은 우리가 만든 고유명사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해외에서는 어떻습니까?

[답변]
사실 웹툰으로, 다시 말하면 스마트폰이나 PC로 웹툰 본다는 문화를 북미 지역과 유럽의 청소년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만화는 책으로 보는 거였죠. 그런데 2019년,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엄습하면서 집콕 문화가 일반화되고 전 세계 청소년, 10대 청소년들의 생활 스타일이 표준화가 돼버렸습니다. 바로 스마트폰만 보던 청소년들에게 잉여 시간 때 웹툰이라는 문화가 등장하게 됐고, 그 이후로 지금 미국은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10대 청소년들이 웹툰에 빠져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앵커]
궁금한 게, 일본이나 중국의 감성보다 유독 한국의 이 만화 감성, 웹툰 감성이 세계 시장에서 먹혔던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답변]
저는 개인적으로는 민주화도 있고요. 젊은 청년들이 가지고 있었던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이야기의 장르가 사실은 중국과 일본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말하면 중국은 이념적으로 통제가 되고 있고 일본은 잡지에, 만화 잡지라는 편집자 중심의 시장입니다. 그런데 웹툰은 누구나 개인이 언제 어디서나 업로드만 시키면 됩니다. 그 평가는 독자들이 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인기에 따라서 그림을 못 그리든 이야기가 이상하든 도드라지면 벌써 인기의 대중화가 되기 때문에 그때부터 웹툰에 대한 가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학벌, 지연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내용으로만 승부하는 시장.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독자의 판단만 받으면 되는 시장, 결국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거군요.

[답변]
가장 어떻게 보면 공평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 국내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정하고 계십니까?

[답변]
1조 5,000억 원을 넘어서서 2조 원 시장으로 가고 있고요. 그 시장이 예전에는 국내 시장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북미 지역과 유럽 시장이 한국 시장과 1:1의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더 커져가지고 한국이 1이라면 북미가 1, 유럽이 1, 이렇게 3배 정도 시장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그 2조 원대 시장이라는 게 출판 시장을 빼고 웹툰만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출판, 웹툰 포함해서 2조 원인데요. 거기에는 웹툰의 캐릭터를 만드는 캐릭터 라이선스까지 포함된 거죠.

[앵커]
그런데 웹툰이 그렇게 시장 규모는 커졌는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보면 시장은 커졌고 작품은 많아졌는데 장르는 여전히 부족한.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렇게 제목을 안 보면 사실 구분이 거의 가지 않는.

[답변]
그게 어떻게 본다면 인터넷이 갖고 있는 한계라고 볼 수 있죠.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만 봅니다. 그러면 작가는 독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장르만 그리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로맨스 판타지나 로맨스 코미디가 전체의 8할 정도를, 80%를 차지하는 문제가 됐고, 그런데 그건 우리나라 문제잖아요? 북미 지역의 작가나 유럽 지역의 독자들은 또 다른 작품을 원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많은 장르의 편향성이 국제화되는 시점에서는 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네이버 웹툰 같은 경우는 총 300~400개 정도 연재하던 분위기가 현재는 900개 작품까지 늘어났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시장에 내보내기 위해서 다양한 시장 테스트베드를 국내에서 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최근 국회에서 통과시킨 만화진흥법 개정안 있잖아요? 이 법안의 핵심적인 의미와 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답변]
시장이 너무 빨리 커졌죠. 그러니까 독자들도 준비가 안 됐지만 작가도 준비가 안 돼서, 인기 있는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혁신성은 있지만 그 작가에 들지 못하는 신인 작가들이나 인기를 얻지 못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가지는 노동의 한계가 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시장은 보장해줘야 되지 않겠냐, 그게 아마 이번 법의 취지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작가들의 어떤 처우와 관련된 내용이 들어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보통 우리가 웹툰을 엉덩이로 그리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만큼 노동 강도가 심하다는 건데, 이 웹툰 작가들의 작업 환경 같은 건 좀 어떻습니까?

[답변]
제가 결혼식 주례를 많이 봅니다, 우리 제자들. 그 제자들한테, 부모님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죠. 의사가 되면 나중에 병원이 커지면 휴가도 갈 수가 있지만 웹툰 작가는 인기를 얻을수록 쉬지를 못한다. 1년 내내 그림을 그려야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 시켜야 되는데 추석도 설날도 없다. 아주 어려운 직업이다. 그래서 많이 도와줘야 된다고 얘기합니다.

[앵커]
그 정도의 노동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시장에 들어가려는 데는 그만큼의 또 어떤 연봉이라든지 처우가 좋아졌다는 뜻인데.

[답변]
그렇죠. 그리고 사실 인기 있는 작가들한테 물어보면 연봉은 기본이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독자에 대한 마음, 자신의 작품을 기다려주는 팬들에 대한 마음, 아마 그게 더 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작가들의 평균 연봉은 지금 어느 정도까지 올라와 있어요?

[답변]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플랫폼 같은 경우는 평균 2억~2억 5,000만 원 정도가 전체 연재 작가들의 평균 연봉이다. 물론 막 시작하는 신인 작가들은 3,000~4,000만 원 정도 연봉으로 시작해서 아주 돈을 많이 버는 작가는 20억 원 이상을 벌기 때문에 평균이 한 2억 5,000만 원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방금 그 인기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씀하신 게 네이버하고.

[답변]
네이버 웹툰이죠.

[앵커]
카카오.

[답변]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앵커]
결국 웹툰이 물론 작품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나아가려면 어떤 플랫폼을 선점하느냐도 중요하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네이버와 카카오, 두 플랫폼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답변]
지금 북미 지역과 유럽에서 웹툰을 보는 청소년들이 만나는 플랫폼이 전부 다 카카오와 네이버입니다. 마치 전 세계 TV 시장을 삼성과 LG가 경쟁하듯이 전 세계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점유율만 보면 일단 네이버 웹툰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네이버 웹툰 대표가 워낙 만화 덕후잖아요.

[답변]
김준구 대표가 있는데, 원래 서울대 공대 출신 대표인데요. 본래가 만화 덕후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네이버 웹툰 창업 때부터 네이버 내에서 선정된 팀장이었고요. 3명으로 시작된 네이버 웹툰이 현재는 전 세계에 한 2,000~3,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가 됐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작가들을 아끼냐 하면, 지금도 해외 출장 가면서 국내에 연재하는 모든 작품을 본다고 하고요. 그 작가들의 집에 누가 살고 젓가락,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본인이 술을 안 먹기 때문에 작가들과 미팅 후에 집까지 전부 다 대리운전 해줄 정도로 작가들과의 스킨십이 뛰어난 CEO다, 그렇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웹툰 시장이 북미를 넘어서 유럽 시장으로까지 진출을 하려면 결국은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정말 산업 전반을 장악할 수 있을 정도의.

[답변]
그렇죠.

[앵커]
해리포터 같은 대작이 나와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선결돼야 된다고 보세요?

[답변]
사실 저는 웹툰이 가지고 있는 시기적인 운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때문에 전 인류가 웹툰을 알게 됐고요. OTT라는 시스템 때문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유일한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공급하는 유일한 비상구가 웹툰입니다. 그런데 웹툰은 보면 처음부터 대중적인 통계가 명확하게 객관화돼 있죠. 또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작가의, 배우의 얼굴이나 배경이 모두 헌팅이나 캐스팅이 완료돼 있습니다. 가장 빨리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한국의 웹툰의 이야기가 유럽과 북미 지역을 지나서 할리우드 영화의 한 중심에 서게 되지 않을까,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여전히 뭐 우리가 웹툰 시장에서는 많이 성장을 했다고 해도 이 애니메이션, 실사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일본이 우세하지 않습니까?

[답변]
반대로 생각하시면 일본은 모든 문화가 한국에 졌습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애니메이션이죠. 그래서 우리가 극복만 하면 일본보다는, 애니메이션만 극복하면 된다. 3D는 훨씬 우리가 잘 그립니다. 그런데 일본 애니메이션의 2D가 워낙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그 벽만 우리가 넘으면 전체 K컬처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앵커]
끝으로 반지의 제왕 같은 이런 대작,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세요? 몇 년 안에 나올 것으로 보세요?

[답변]
저는 지금 올해에만 준비되고 있는 작품이 1,000여 작품이 넘습니다, 한국의 IP가. 그 작품들의 인기가 검증되면 4~5년 내에는 나오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한창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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