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기 빼고 다 오른 먹거리 물가…‘외식물가·공공요금’은 변수

입력 2023.03.07 (18:09) 수정 2023.03.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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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승 폭이 다시 커지나 싶었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10개월 만에 5%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인 건 좋은 소식이긴 한데, 여전히 먹거리 물가는 높아서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경제부 박혜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5%대를 이어가던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왔어요.

반가운 소식인거죠?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8%, 10개월 만에 4%대로 떨어졌습니다.

전달보다는 0.4%p 하락한 겁니다.

물가가 지난 1월에는 오히려 상승 폭을 키우면서 상승세가 더 오래 지속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난달 들어 상승 폭이 둔화가 된 겁니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1,700원대였던 경윳값은 지난달 중순에는 1,5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보다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값도 안정세를 보였는데, 특히 소고기 같은 축산물값도 할인 행사 덕에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다, 서민들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얘기도 여전한 것 같아요?

[기자]

직장인들 점심 먹을 때 만 원 한 장 가지고 끼니 때우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식가격 같은 개인 서비스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인데요.

한 대형마트 푸드코트에서 메뉴판을 둘러봤더니, 비빔밥 한 그릇에 만 천원, 김치찌개 정식은 9천 원이었습니다.

[문성만/서울 마포구 : "비싸다 보니까 어느 때는 한 끼를 굶을 때도 있고, 그냥 빵으로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때도 많거든요. 워낙 밥값도 너무 오르니까. 부담이 많이 가죠."]

서울 기준으로 지난 2월 비빔밥과 냉면 평균 가격이 만 원을 넘어서는 등 외식 품목은 1년 전보다 10% 넘게 올랐습니다.

부담 줄여보겠다고 집밥 해 먹으려 해도 마찬가지인데요.

참치캔과 어묵 같은 가공 식품은 10% 이상, 풋고추와 파, 양파 등 음식 재룟값도 30% 넘게 올랐습니다.

지금 장바구니 물가 보면 고기 빼고는 다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여전히 고물가 부담이 지속한다는 건데, 전체적인 물가는 정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물가 당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분기에는 물가가 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2월 물가를 봤더니 정부 예상보다 더 빨리 4%대에 진입한 겁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3월 물가는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엔 3%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가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달 물가상승에 대한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외식 등 서비스나 가공식품, 전기·가스·수도요금이 미친 영향은 전달보다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건 국제 유가 안정으로 석유류 물가는 2년 만에, 쇠고기 가격이 내리면서 축산물 물가가 3년 5개월 만에 하락한 덕입니다.

안정세가 지속될 거로 장담하기엔 어려운 요소들이라는 건데, 물가 상승 둔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당국의 전망에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앵커]

예측과 달라질 수도 있다, 변수가 있다는 뜻일 텐데, 어떤 상황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기자]

먼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속도가 붙으면 에너지 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같은 자리에서 이창용 총재는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에서 80달러로 유지될 거로 가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거든요.

또 전기, 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도 걱정거리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인상이 이어지면서 공공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언젠가는 더 올려야 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전기·가스 요금 같은 체감도가 높은 항목이 오르면 물가 더 오를 거란 기대감을 높이고, 에너지 물가 오름세는 외식 비용 등을 높여 물가 상승 둔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단 정부는 상반기에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먹을거리 가격안정에도 힘써 체감물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김현태 문아미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서수민 이경민 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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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7 18:09:31
    • 수정2023-03-07 18:16:36
    통합뉴스룸ET
[앵커]

상승 폭이 다시 커지나 싶었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10개월 만에 5%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인 건 좋은 소식이긴 한데, 여전히 먹거리 물가는 높아서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경제부 박혜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5%대를 이어가던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왔어요.

반가운 소식인거죠?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8%, 10개월 만에 4%대로 떨어졌습니다.

전달보다는 0.4%p 하락한 겁니다.

물가가 지난 1월에는 오히려 상승 폭을 키우면서 상승세가 더 오래 지속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난달 들어 상승 폭이 둔화가 된 겁니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1,700원대였던 경윳값은 지난달 중순에는 1,5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보다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값도 안정세를 보였는데, 특히 소고기 같은 축산물값도 할인 행사 덕에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높다, 서민들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얘기도 여전한 것 같아요?

[기자]

직장인들 점심 먹을 때 만 원 한 장 가지고 끼니 때우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식가격 같은 개인 서비스 물가가 많이 오른 탓인데요.

한 대형마트 푸드코트에서 메뉴판을 둘러봤더니, 비빔밥 한 그릇에 만 천원, 김치찌개 정식은 9천 원이었습니다.

[문성만/서울 마포구 : "비싸다 보니까 어느 때는 한 끼를 굶을 때도 있고, 그냥 빵으로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때도 많거든요. 워낙 밥값도 너무 오르니까. 부담이 많이 가죠."]

서울 기준으로 지난 2월 비빔밥과 냉면 평균 가격이 만 원을 넘어서는 등 외식 품목은 1년 전보다 10% 넘게 올랐습니다.

부담 줄여보겠다고 집밥 해 먹으려 해도 마찬가지인데요.

참치캔과 어묵 같은 가공 식품은 10% 이상, 풋고추와 파, 양파 등 음식 재룟값도 30% 넘게 올랐습니다.

지금 장바구니 물가 보면 고기 빼고는 다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여전히 고물가 부담이 지속한다는 건데, 전체적인 물가는 정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 것 아닌가요?

[기자]

물가 당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분기에는 물가가 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2월 물가를 봤더니 정부 예상보다 더 빨리 4%대에 진입한 겁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3월 물가는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엔 3%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가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달 물가상승에 대한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외식 등 서비스나 가공식품, 전기·가스·수도요금이 미친 영향은 전달보다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건 국제 유가 안정으로 석유류 물가는 2년 만에, 쇠고기 가격이 내리면서 축산물 물가가 3년 5개월 만에 하락한 덕입니다.

안정세가 지속될 거로 장담하기엔 어려운 요소들이라는 건데, 물가 상승 둔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당국의 전망에 안심할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앵커]

예측과 달라질 수도 있다, 변수가 있다는 뜻일 텐데, 어떤 상황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기자]

먼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속도가 붙으면 에너지 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같은 자리에서 이창용 총재는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에서 80달러로 유지될 거로 가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거든요.

또 전기, 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도 걱정거리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인상이 이어지면서 공공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언젠가는 더 올려야 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전기·가스 요금 같은 체감도가 높은 항목이 오르면 물가 더 오를 거란 기대감을 높이고, 에너지 물가 오름세는 외식 비용 등을 높여 물가 상승 둔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단 정부는 상반기에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먹을거리 가격안정에도 힘써 체감물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김현태 문아미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서수민 이경민 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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