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공일 소방교 영결식 엄수…“더는 희생 없어야”

[앵커]

김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유가족과 동료들은 소방관의 사명과 용기를 빛낸 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깊은 슬픔 속에 고인을 떠나 보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극기로 휘감은 네모난 관이 모습을 드러내고, 사열한 소방대원들이 손끝을 꼿꼿이 모아 예를 차립니다.

화염 속에서도 용기와 사명을 지킨 참된 소방관의 육신을 받든 동료들, 행렬이 향하는 길 끝엔 선한 눈빛이 묻어나는 그의 빛나는 얼굴이 마주합니다.

서른 번째 생일을 열흘 앞두고 별이 된 고 성공일 소방교.

푸른 청춘을 보내는 마지막 길에 함께 선 동료들의 짙은 슬픔이 공간을 맴돕니다.

[이정환/동료 소방관 : "아버님, 어머님 공일이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나의 소중한 동기 공일아, 그동안 고생 많았고 편히 쉬어. 사랑한다."]

전북도청장으로 엄수된 고인의 영결식.

대통령의 조전과 훈장 추서, 1계급 특진으로 덮을 수 없는 비통함에, 자식을 먼저 보낸 유가족은 몸이 부서져라 울음을 토해냅니다.

[고 성공일 소방교 유가족 : "다 타 버렸어. 손 한 번 못 잡아보고. 불쌍해 어떡해. 우리 공일이 불쌍해서."]

법정 기준에 못 미치는 인력 충원과 장비 확보, 지자체에 떠넘겨진 소방 예산은 '2인 1조 원칙' 등 소방관 안전을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

더는 투철한 직업 정신과 책임감에만 현장 소방관을 내몰아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김관영/전북도지사 : "두 번 다시 소방관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임용 열 달 만에 한 줌의 재가 돼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고 성공일 소방교.

이젠 남은 이들이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할 차례입니다.

[고 성공일 소방교 유가족 : "공일아 나와 빨리. 빨리 나오라고. 왜 거기 있냐고 왜."]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