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천 원에 아침밥 먹자”…대학생들의 ‘학식 오픈런’

입력 2023.03.27 (18:00) 수정 2023.03.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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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천 원이요."]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것, 요즘 뭐가 있을까요.

붕어빵? 아니요,

편의점에 가도 크림빵이 1,200원, 흰 우유가 1,100원, 삼각김밥이 1,500원입니다.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건 껌 두 통이나 시금치 반 단, 또는 공깃밥 한 그릇 정도.

["뭐가 이렇게 다 비싸..."]

그런데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행복한 반전'이 일고 있다네요, 함께 보실까요?

이 대학 학생식당 앞엔 아침 배식 전 긴 줄이 생깁니다.

이른바 학식, 학생 식당 오픈런입니다.

단돈 천 원에 아침밥을 해결할 수 있어섭니다.

싼 게 비지떡 아니냐고요,

토스트와 달걀 볶음밥, 얼큰한 라면, 각종 밑반찬에 과일 디저트까지... 웬만한 집밥보다 나아 보입니다.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보태고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해주는데요,

이렇게 해서, 편의점 도시락보다도 싼 천 원짜리 식사의 등장은 주머니 사정이 빤한 대학생들에겐 단비만큼이나 반갑습니다.

정부가 전국 41개 대학으로 사업 대상을 늘려 지원하기로 한 배경입니다.

["이거, 제가 살게요."]

이런 '천 원의 행복'은 대학가에서 사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천 원 국수가 그렇습니다.

이 시장 한편에서 영업 중인 이 식당은 메뉴가 국수 하나 뿐!

원래는 한 그릇에 3,000원인데, 시장에서 장을 본 사람들은 단돈 천 원에 우리 밀 손국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천 원짜리 밥집'도 있습니다.

밥 한 공기와 시래기 된장국, 반찬 3가지를 천 원에 판매하는 이 식당의 사장님은 2010년 문을 연 후 여러 차례 폐업 위기 속에서도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꿋꿋이 밥상을 차려내고 있습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주민들은 '천 원 택시'에 몸을 싣기도 합니다.

특히 경북 영천시의 임산부는 출산 후 1년까지는 택시 요금이 천 원입니다.

역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천 원에 감상할 수 있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천 원의 행복 프로그램'은 벌써 16년째를 맞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이 무대에 섰습니다.

[조수미/Tonight : "당신이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당신뿐이에요."]

'천 원 행정'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족은 분명 천 원 그 훨씬 이상이기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천 원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게 현실입니다.

만 보를 걸으면 100원씩 포인트가 쌓이는 앱을 깔아 이른바 '앱테크'를 하고 신규 발급 혜택을 노리고 수시로 새로운 카드를 신청하고 갈아타는 이른바 '카드풍차돌리기'를 하며 개비마다 10원을 주는 구청 담배꽁초 줍기 아르바이트를 뛰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떤 어르신들은 하루 종일 골목을 누비며 폐지를 샅샅이 찾아모아야 고작 천 원 짜리 몇 장을 손에 쥘 수 있기도 합니다.

천 원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티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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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7 18:00:13
    • 수정2023-03-27 18:15:03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천 원이요."]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것, 요즘 뭐가 있을까요.

붕어빵? 아니요,

편의점에 가도 크림빵이 1,200원, 흰 우유가 1,100원, 삼각김밥이 1,500원입니다.

천 원으로 살 수 있는 건 껌 두 통이나 시금치 반 단, 또는 공깃밥 한 그릇 정도.

["뭐가 이렇게 다 비싸..."]

그런데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행복한 반전'이 일고 있다네요, 함께 보실까요?

이 대학 학생식당 앞엔 아침 배식 전 긴 줄이 생깁니다.

이른바 학식, 학생 식당 오픈런입니다.

단돈 천 원에 아침밥을 해결할 수 있어섭니다.

싼 게 비지떡 아니냐고요,

토스트와 달걀 볶음밥, 얼큰한 라면, 각종 밑반찬에 과일 디저트까지... 웬만한 집밥보다 나아 보입니다.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보태고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해주는데요,

이렇게 해서, 편의점 도시락보다도 싼 천 원짜리 식사의 등장은 주머니 사정이 빤한 대학생들에겐 단비만큼이나 반갑습니다.

정부가 전국 41개 대학으로 사업 대상을 늘려 지원하기로 한 배경입니다.

["이거, 제가 살게요."]

이런 '천 원의 행복'은 대학가에서 사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전통시장의 천 원 국수가 그렇습니다.

이 시장 한편에서 영업 중인 이 식당은 메뉴가 국수 하나 뿐!

원래는 한 그릇에 3,000원인데, 시장에서 장을 본 사람들은 단돈 천 원에 우리 밀 손국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천 원짜리 밥집'도 있습니다.

밥 한 공기와 시래기 된장국, 반찬 3가지를 천 원에 판매하는 이 식당의 사장님은 2010년 문을 연 후 여러 차례 폐업 위기 속에서도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꿋꿋이 밥상을 차려내고 있습니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주민들은 '천 원 택시'에 몸을 싣기도 합니다.

특히 경북 영천시의 임산부는 출산 후 1년까지는 택시 요금이 천 원입니다.

역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천 원에 감상할 수 있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천 원의 행복 프로그램'은 벌써 16년째를 맞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이 무대에 섰습니다.

[조수미/Tonight : "당신이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당신뿐이에요."]

'천 원 행정'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족은 분명 천 원 그 훨씬 이상이기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천 원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게 현실입니다.

만 보를 걸으면 100원씩 포인트가 쌓이는 앱을 깔아 이른바 '앱테크'를 하고 신규 발급 혜택을 노리고 수시로 새로운 카드를 신청하고 갈아타는 이른바 '카드풍차돌리기'를 하며 개비마다 10원을 주는 구청 담배꽁초 줍기 아르바이트를 뛰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떤 어르신들은 하루 종일 골목을 누비며 폐지를 샅샅이 찾아모아야 고작 천 원 짜리 몇 장을 손에 쥘 수 있기도 합니다.

천 원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티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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