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제출은 반드시 수기로’ 주민 의견수렴 막나?

입력 2023.03.28 (08:16) 수정 2023.03.28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한수원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 공람 기간을 자신들 계획에 맞춘다며 20일이나 줄였습니다.

이에 더해 활발한 의견 수렴을 위해 자치단체가 제안한 온라인 의견 제출안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고리원전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마을회관입니다.

고리2호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원전과 가까운 월내, 길천, 임랑마을 3곳에서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직접 공람할 수 있습니다.

구청이나 읍면행정복지센터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이마저도 새벽부터 일터로 나가는 대다수 주민은 참여 자체가 어렵습니다.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주민 : "(일과 시간에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볼 시간이 있습니까?) 없지요. 우리는 뭐 바닷일 하니까. 새벽에 나가서 오후에 들어온다니까요. 새벽 3~4시에 나가서 이제 들어와서 점심 먹고."]

또 평일 저녁 6시까지만 공람을 하니 주말, 휴일에는 볼 수도 없습니다.

고리원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지만, 의견을 낼 때는 다시 공람 장소까지 가서 직접 손으로 써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공람과 의견 제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장군.

한수원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기면 각 자치단체가 신분을 확인해 의견을 모으겠다고까지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한수원은 수명 연장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등이 악용할 수 있다거나 홈페이지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고리원자력본부 홈페이지상에 그것을 탑재하는 것은 좀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고리2호기 때 주민 공람률은 0.02%.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공람 대상 주민 387만 9천500여 명 중에서 750명만 공람했습니다.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라는 법 취지와 달리 한수원이 오히려 적극적인 주민 의견 수렴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의견 제출은 반드시 수기로’ 주민 의견수렴 막나?
    • 입력 2023-03-28 08:16:34
    • 수정2023-03-28 15:00:33
    뉴스광장(부산)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한수원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 공람 기간을 자신들 계획에 맞춘다며 20일이나 줄였습니다.

이에 더해 활발한 의견 수렴을 위해 자치단체가 제안한 온라인 의견 제출안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고리원전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마을회관입니다.

고리2호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원전과 가까운 월내, 길천, 임랑마을 3곳에서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직접 공람할 수 있습니다.

구청이나 읍면행정복지센터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이마저도 새벽부터 일터로 나가는 대다수 주민은 참여 자체가 어렵습니다.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주민 : "(일과 시간에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볼 시간이 있습니까?) 없지요. 우리는 뭐 바닷일 하니까. 새벽에 나가서 오후에 들어온다니까요. 새벽 3~4시에 나가서 이제 들어와서 점심 먹고."]

또 평일 저녁 6시까지만 공람을 하니 주말, 휴일에는 볼 수도 없습니다.

고리원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지만, 의견을 낼 때는 다시 공람 장소까지 가서 직접 손으로 써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공람과 의견 제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기장군.

한수원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기면 각 자치단체가 신분을 확인해 의견을 모으겠다고까지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한수원은 수명 연장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등이 악용할 수 있다거나 홈페이지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고리원자력본부 홈페이지상에 그것을 탑재하는 것은 좀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고리2호기 때 주민 공람률은 0.02%.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공람 대상 주민 387만 9천500여 명 중에서 750명만 공람했습니다.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라는 법 취지와 달리 한수원이 오히려 적극적인 주민 의견 수렴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소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