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폐자재에 생명을 담다…조각가 심이성

입력 2023.03.28 (19:36) 수정 2023.03.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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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철근, 콘크리트 같은 쓸모없는 폐건축자재로 인간성 회복과 환경의 가치를 조명하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세상에 빛을 전하다 버려진 전봇대가 생명이 열리는 나무로 재탄생했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아름다운 고향이 개발이 되고 뭔가 상실되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조화롭게 해야 되는데 너무 무지막지한 도시 개발에서 오는 그런 상처나 고통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폐자재에 새 숨을 불어넣으며 작가는 잃어버린 자연을 불러냅니다.

구조물이나 기계 부품으로 할 일을 마친 고철이 최후를 맞는 곳.

공사 현장과 고철장이 작가에겐 작업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심이성/조각가 : "주로 고철장에 가면 여러 가지 형태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형태들이 작품으로 응용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틈틈이 수집한 폐자재들이 작품이 될 순간을 기다리는 중인데요.

숟가락 역시 작업에 없어선 안 될 재료.

폐콘크리트와 철근은 문명을, 숟가락을 활용한 새싹과 꽃은 생명을 상징합니다.

[심이성/조각가 : "도시화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갔거든요. 숟가락이나 이렇게 밝은 종류의 재료를 써서 복원을 시키는, 자연과 상실된 어떤 상처에 대한 복원 그런 것들을 위해서..."]

1984년 조각의 길로 들어선 작가가 40년째 한결같이 집중한 주제는 생명과 공존입니다.

스테인리스 관에서 고귀한 생명이 탄생하는가 하면 등나무 넝쿨을 지지하던 골조엔 안식을 담았습니다.

찌그러진 드럼통은 치유의 의미로 꽃과 새싹을 틔우고, 환경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자연의 원래 모습, 여기는 하나의 잠식해오는 마치 벌레 먹은 잎과 같이 잠식해오는 문명의 도전. 건축자재를 하나하나 연결해서 이렇게 주물처럼 보이게 표현을 한 거죠."]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와 문명을 상징하는 도시가 균형을 이루길 바라며 모빌처럼 움직이게 한 작품입니다.

배수관 철거 현장에서 구출한 콘크리트 배수관은 철근을 그대로 살려 공존의 길을 제시합니다.

[심이성/조각가 : "하나의 물결 같은 그런 이미지를 넣어서 우리가 나아가야 되는 방향성, 자연 회복에 대한 방향성을 이렇게 배나 등대로,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환경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헐릴 위기의 목욕탕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린 동네 뒷골목.

목욕탕의 온기를 기억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심이성/조각가 : "포인트는 관객과의 소통입니다. 그리고 포토존 역할도 하고요. 아무리 좋은 작품도 관객과 소통하지 않으면 좀 무의미합니다. 폐목욕탕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공간에 대한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바람처럼 작가와 시민이 문화로 소통하는 반가운 공간입니다.

[하미옥/루시다 갤러리 큐레이터 : "심이성 작가님 작업 자체가 생활에서 버려진 것들을 다시 재활용해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그런 작업인 것 같습니다. 전시도 하셨는데 굉장히 사람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숟가락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굉장히 신기해하세요."]

숨 가쁜 개발로 사라진 자연,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작가는 철에 따스함을 불어 넣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철이라는 소재 스틸은 건설 자재이기도 하지만 또 훌륭한 조각 재료이기도 합니다. 견고하고 또 차갑지만 작가의 손길을 거치면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파괴를 넘어 회복으로, 상실을 넘어 공존으로, 심이성 작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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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폐자재에 생명을 담다…조각가 심이성
    • 입력 2023-03-28 19:36:23
    • 수정2023-03-28 19:57:32
    뉴스7(창원)
[앵커]

철근, 콘크리트 같은 쓸모없는 폐건축자재로 인간성 회복과 환경의 가치를 조명하는 조각가가 있습니다.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세상에 빛을 전하다 버려진 전봇대가 생명이 열리는 나무로 재탄생했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아름다운 고향이 개발이 되고 뭔가 상실되는 게 너무 많았거든요. 조화롭게 해야 되는데 너무 무지막지한 도시 개발에서 오는 그런 상처나 고통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폐자재에 새 숨을 불어넣으며 작가는 잃어버린 자연을 불러냅니다.

구조물이나 기계 부품으로 할 일을 마친 고철이 최후를 맞는 곳.

공사 현장과 고철장이 작가에겐 작업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심이성/조각가 : "주로 고철장에 가면 여러 가지 형태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형태들이 작품으로 응용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틈틈이 수집한 폐자재들이 작품이 될 순간을 기다리는 중인데요.

숟가락 역시 작업에 없어선 안 될 재료.

폐콘크리트와 철근은 문명을, 숟가락을 활용한 새싹과 꽃은 생명을 상징합니다.

[심이성/조각가 : "도시화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갔거든요. 숟가락이나 이렇게 밝은 종류의 재료를 써서 복원을 시키는, 자연과 상실된 어떤 상처에 대한 복원 그런 것들을 위해서..."]

1984년 조각의 길로 들어선 작가가 40년째 한결같이 집중한 주제는 생명과 공존입니다.

스테인리스 관에서 고귀한 생명이 탄생하는가 하면 등나무 넝쿨을 지지하던 골조엔 안식을 담았습니다.

찌그러진 드럼통은 치유의 의미로 꽃과 새싹을 틔우고, 환경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자연의 원래 모습, 여기는 하나의 잠식해오는 마치 벌레 먹은 잎과 같이 잠식해오는 문명의 도전. 건축자재를 하나하나 연결해서 이렇게 주물처럼 보이게 표현을 한 거죠."]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와 문명을 상징하는 도시가 균형을 이루길 바라며 모빌처럼 움직이게 한 작품입니다.

배수관 철거 현장에서 구출한 콘크리트 배수관은 철근을 그대로 살려 공존의 길을 제시합니다.

[심이성/조각가 : "하나의 물결 같은 그런 이미지를 넣어서 우리가 나아가야 되는 방향성, 자연 회복에 대한 방향성을 이렇게 배나 등대로, 자연과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환경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헐릴 위기의 목욕탕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린 동네 뒷골목.

목욕탕의 온기를 기억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심이성/조각가 : "포인트는 관객과의 소통입니다. 그리고 포토존 역할도 하고요. 아무리 좋은 작품도 관객과 소통하지 않으면 좀 무의미합니다. 폐목욕탕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공간에 대한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바람처럼 작가와 시민이 문화로 소통하는 반가운 공간입니다.

[하미옥/루시다 갤러리 큐레이터 : "심이성 작가님 작업 자체가 생활에서 버려진 것들을 다시 재활용해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그런 작업인 것 같습니다. 전시도 하셨는데 굉장히 사람들 반응도 좋았습니다. 숟가락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굉장히 신기해하세요."]

숨 가쁜 개발로 사라진 자연,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작가는 철에 따스함을 불어 넣습니다.

[심이성/조각가 : "철이라는 소재 스틸은 건설 자재이기도 하지만 또 훌륭한 조각 재료이기도 합니다. 견고하고 또 차갑지만 작가의 손길을 거치면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파괴를 넘어 회복으로, 상실을 넘어 공존으로, 심이성 작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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