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토하고’ 다시 느는 주취자…경찰 대책 보니

입력 2023.03.29 (06:39) 수정 2023.03.2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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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저녁 술자리가 많이 늘었죠.

그런데 덩달아 늘어난 게 있습니다.

지구대에 접수되는 '주취자 신고'입니다.

유흥가 인근에서 야간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다시 술 취한 사람들과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당과 술집이 붐비기 시작하는 저녁 시간대부터 지구대에는 '주취자 신고'가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지구대 경찰의 출동에 동행해봤습니다.

["취객이 도움 요청한다는 신고 하셨죠?"]

현장으로 달려가니, 만취한 승객이 택시 뒷좌석에서 깨어나질 못합니다.

["정신 차려요. 목적지가 어디예요? 목적지!"]

겨우 몸을 일으킨 승객.

그런데 택시비 결제가 쉽지 않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이건 담배예요, 카드를 주셔야지..."]

이번엔 집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취객.

지하철역 바닥에 몇 시간째 앉아 있어, 역무원이 신고했습니다.

["집에 가려면 지하철 타야 된다니까요 지금. (아냐 아냐 아냐)."]

어렵게 밖으로 데려와 택시를 태우려는데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주취자/음성변조 : "내가 문제야. 내가 문제야. 왜 이렇게 됐나 몰라."]

새벽 3시, 빌라 복도에 술 취한 남성이 쓰러져 있습니다.

토사물도 함께입니다.

[출동 경찰 : "어어, 잠깐 잠깐, 다리에 힘줘요. 다리에 힘!"]

집이 어딘지, 답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가족에게 연락하고서야 집을 찾아 데려다줍니다.

경찰관의 얼굴은 땀 범벅, 온몸은 악취 범벅입니다.

[출동 경찰 : "토가 온몸에 묻어있고... (토 냄새나는 거 같아요 여기서)."]

이런 주취자 신고는 지난해에만 97만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112신고 20건 중 1건꼴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7만 건 정도 늘어난 겁니다.

주취자 신고가 늘면서 경찰이 씨름하는 데 쓰는 시간도 늘었습니다.

다치기라도 한 경우엔 더 늘어납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괜찮나 보다 했는데 그대로 뒤로 넘어진거죠."]

보호자가 병원에 올 때까지, 경찰은 한 시간 반 가까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주취자 보호는 물론, 경찰의 법적 의무입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안전한 귀가를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법과 현실 사이엔 종종, 거리가 존재합니다.

[곽종현/도곡지구대 경위 : "자식도 얘기하다 보면 애 이해시키는 거 힘들잖아요. 그래도 걔네는 사춘기든 뭐든 어느 정도 이성을 갖고 있는데 주취자는 이성 자체가 없는 거예요."]

지난겨울, 경찰이 주취자를 방치했다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후, 경찰청은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주 초안이 공개됐는데 술 취한 사람의 안색과 구토 여부 등 19개 항목을 모두 확인하고 CCTV로 지켜보며 근무일지에 기록하란 내용입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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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고, 토하고’ 다시 느는 주취자…경찰 대책 보니
    • 입력 2023-03-29 06:39:15
    • 수정2023-03-29 06:45:23
    뉴스광장 1부
[앵커]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저녁 술자리가 많이 늘었죠.

그런데 덩달아 늘어난 게 있습니다.

지구대에 접수되는 '주취자 신고'입니다.

유흥가 인근에서 야간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다시 술 취한 사람들과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당과 술집이 붐비기 시작하는 저녁 시간대부터 지구대에는 '주취자 신고'가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지구대 경찰의 출동에 동행해봤습니다.

["취객이 도움 요청한다는 신고 하셨죠?"]

현장으로 달려가니, 만취한 승객이 택시 뒷좌석에서 깨어나질 못합니다.

["정신 차려요. 목적지가 어디예요? 목적지!"]

겨우 몸을 일으킨 승객.

그런데 택시비 결제가 쉽지 않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이건 담배예요, 카드를 주셔야지..."]

이번엔 집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취객.

지하철역 바닥에 몇 시간째 앉아 있어, 역무원이 신고했습니다.

["집에 가려면 지하철 타야 된다니까요 지금. (아냐 아냐 아냐)."]

어렵게 밖으로 데려와 택시를 태우려는데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주취자/음성변조 : "내가 문제야. 내가 문제야. 왜 이렇게 됐나 몰라."]

새벽 3시, 빌라 복도에 술 취한 남성이 쓰러져 있습니다.

토사물도 함께입니다.

[출동 경찰 : "어어, 잠깐 잠깐, 다리에 힘줘요. 다리에 힘!"]

집이 어딘지, 답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가족에게 연락하고서야 집을 찾아 데려다줍니다.

경찰관의 얼굴은 땀 범벅, 온몸은 악취 범벅입니다.

[출동 경찰 : "토가 온몸에 묻어있고... (토 냄새나는 거 같아요 여기서)."]

이런 주취자 신고는 지난해에만 97만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112신고 20건 중 1건꼴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7만 건 정도 늘어난 겁니다.

주취자 신고가 늘면서 경찰이 씨름하는 데 쓰는 시간도 늘었습니다.

다치기라도 한 경우엔 더 늘어납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괜찮나 보다 했는데 그대로 뒤로 넘어진거죠."]

보호자가 병원에 올 때까지, 경찰은 한 시간 반 가까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주취자 보호는 물론, 경찰의 법적 의무입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안전한 귀가를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법과 현실 사이엔 종종, 거리가 존재합니다.

[곽종현/도곡지구대 경위 : "자식도 얘기하다 보면 애 이해시키는 거 힘들잖아요. 그래도 걔네는 사춘기든 뭐든 어느 정도 이성을 갖고 있는데 주취자는 이성 자체가 없는 거예요."]

지난겨울, 경찰이 주취자를 방치했다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후, 경찰청은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주 초안이 공개됐는데 술 취한 사람의 안색과 구토 여부 등 19개 항목을 모두 확인하고 CCTV로 지켜보며 근무일지에 기록하란 내용입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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