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베테랑 잃어”…허술한 채용 책임은 누가?

[앵커]

20년간 재난과 사고 현장에서 임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구조왕'에 선발되기도 했던 한 베테랑 소방관이 임용 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과거 채용 과정에서 군 특수부대 경력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당시 채용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특수부대 경력을 인정받아 2003년 소방 구조대원이 됐지만, 경력 미달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20년 만에 합격 취소된 40대 A씨.

KBS 보도 이후 "임용을 취소해야 한다" "징계로 끝내야 한다"는 등 누리꾼들의 엇갈린 반응속에 소방당국은 오늘 A씨에게 '임용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합격) 취소 통보에 따라서, 임용을 취소했고, 당사자 요청에 따라서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당시 채용 담당자에게는 어떤 처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A씨 경력사항을 꼼꼼히 심사하지 못한 업무 소홀은 인정되지만, 징계 시효 5년이 이미 지났다는 것입니다.

당시 응시자들에게 상세 경력 확인이 불가능한 자료를 증빙 서류로 요구하는 등 채용 과정도 허술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았습니다.

[소방청 채용 담당 관계자/음성변조 : "이제 업무가 저희가 아니고 감사담당관실로 넘어갈 것 같아요. 그쪽에서 검토해서, 전문 부서에서 진행을 (할 것 같습니다)."]

구조 현장에서는 채용 절차에 대한 책임 추궁 없이, 우수 인력만 잃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소방서 소방관/음성변조 : "20년이면 완전 베테랑이거든요. 이제 와서 임용 취소하면, 국가적 손실이 크죠. 당사자 생계 문제도 있고요. 특수(부대) 경력이 아예 없지도 않은데…."]

KBS보도 이후 지금까지 확인된 군 특수부대 경력 미달자는 모두 2명.

소방청은 뒤늦게 시·도별로 경력 채용이 진행된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서류 전형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안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