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프랑스 등 실리 찾아 중국행…“동맹은 동맹, 실리는 실리”

입력 2023.04.14 (12:38) 수정 2023.04.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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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타이완 문제와도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고 유럽연합도 중국에 국제 규범 준수 등을 강조하는 가운데 개별 국가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혜송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했길래 국제적으로 논란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주 중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하면서프랑스의 레제코, 미국의 폴리티코 등과 회견을 했는데요.

'전략적 자주성'을 강조하면서 한 발언 일부가 논란이 됐습니다.

'유럽은 미국의 추종자가 되라는 압력에 저항해야한다'고 마크롱 대통령이 말했다는 인터뷰 기삽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가장 큰 위험은 남의 위기에 휘말리는 것이고 이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세우지 못하게 되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또 '타이완 문제를 가속하는 것이 이익에 부합하는가? 아니다' 라며 미국의 의제와 중국의 과잉 대응에 추종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 갈 길을 가면 된다 그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 하자는대로 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죠.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단일 대오를 강조해온 미국과 여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인 서방의 기류와는 사뭇 다릅니다.

기사를 실은 폴리티코는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이 인터뷰 부분을 확인하고 교정하기로 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더 솔직하게 말한 대목은 삭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강한 표현이 있었음을 시사한 거죠.

[앵커]

이에 대한 다른 나라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먼저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유럽 국가의 외교 관계자들은 유럽이 미국에서 멀어져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폴란드의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전략적 자율성 대신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안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폭스 뉴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행보를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알아서 해야할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어떤 의미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수퍼 파워 대결 구도 속에 실리를 우선하는 행보라고 할 수 있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함께 갔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예우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환대를 받았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먼저 베이징에서, 다음날에는 이례적으로 약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광저우의 정원에서 회담했습니다.

정상간에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타이완 긴장 상황 등이 논의됐습니다만 실효성 있는 대목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분석이고요.

대신 시 주석은 공급망 등에서 중국을 고립시켜서는 안된다고 밝혔고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에 반대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과 EU의 협력은 유라시아 대륙의 번영과 세계 지형의 안정에 연결됩니다. 제로섬 게임에는 승자가 없으며, 산업과 공급망의 분리와 붕괴는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인간과 문화, 연구뿐 아니라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육성해서 균형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교류를 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앵커]

경제,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했네요.

[기자]

이번 중국 방문에는 프랑스 기업인 50여명이 동행했는데요.

경제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중국은 프랑스로부터 에어버스 여객기 160대를 구매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돼지고기 시장 개방 등 20여건의 계약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자국내에서 연금 개혁 문제로 곤경에 처한 마크롱 대통령으로서는 적지않은 성과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들이 또 있나요?

[기자]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유럽 국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코로나19 이후 G7 정상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중국은 에어버스 항공기 14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죠.

지난달 말에는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회담했고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상반기에 중국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오늘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합니다.

이들 국가 정상들의 잇따른 방중은 공산품은 물론 희토류 등에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힙니다.

[앵커]

중국도 이점을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미국의 탈동조화 압박에 맞서는 한편, 유럽에는 손을 내미는 중국의 갈라치기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 19 이후 경제 상황등을 고려해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상황인데요.

다만 중국 견제 약화는 다른 국제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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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4 12:38:43
    • 수정2023-04-14 1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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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타이완 문제와도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고 유럽연합도 중국에 국제 규범 준수 등을 강조하는 가운데 개별 국가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혜송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했길래 국제적으로 논란이 벌어지는 거죠?

[기자]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주 중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하면서프랑스의 레제코, 미국의 폴리티코 등과 회견을 했는데요.

'전략적 자주성'을 강조하면서 한 발언 일부가 논란이 됐습니다.

'유럽은 미국의 추종자가 되라는 압력에 저항해야한다'고 마크롱 대통령이 말했다는 인터뷰 기삽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가장 큰 위험은 남의 위기에 휘말리는 것이고 이는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세우지 못하게 되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또 '타이완 문제를 가속하는 것이 이익에 부합하는가? 아니다' 라며 미국의 의제와 중국의 과잉 대응에 추종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 갈 길을 가면 된다 그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 하자는대로 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죠.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단일 대오를 강조해온 미국과 여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인 서방의 기류와는 사뭇 다릅니다.

기사를 실은 폴리티코는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이 인터뷰 부분을 확인하고 교정하기로 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더 솔직하게 말한 대목은 삭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강한 표현이 있었음을 시사한 거죠.

[앵커]

이에 대한 다른 나라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먼저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유럽 국가의 외교 관계자들은 유럽이 미국에서 멀어져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폴란드의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전략적 자율성 대신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안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폭스 뉴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행보를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알아서 해야할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어떤 의미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수퍼 파워 대결 구도 속에 실리를 우선하는 행보라고 할 수 있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함께 갔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예우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환대를 받았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먼저 베이징에서, 다음날에는 이례적으로 약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광저우의 정원에서 회담했습니다.

정상간에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타이완 긴장 상황 등이 논의됐습니다만 실효성 있는 대목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분석이고요.

대신 시 주석은 공급망 등에서 중국을 고립시켜서는 안된다고 밝혔고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에 반대하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과 EU의 협력은 유라시아 대륙의 번영과 세계 지형의 안정에 연결됩니다. 제로섬 게임에는 승자가 없으며, 산업과 공급망의 분리와 붕괴는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인간과 문화, 연구뿐 아니라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육성해서 균형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교류를 발전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앵커]

경제,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했네요.

[기자]

이번 중국 방문에는 프랑스 기업인 50여명이 동행했는데요.

경제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중국은 프랑스로부터 에어버스 여객기 160대를 구매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돼지고기 시장 개방 등 20여건의 계약을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자국내에서 연금 개혁 문제로 곤경에 처한 마크롱 대통령으로서는 적지않은 성과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들이 또 있나요?

[기자]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유럽 국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코로나19 이후 G7 정상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중국은 에어버스 항공기 14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죠.

지난달 말에는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회담했고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상반기에 중국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오늘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회담합니다.

이들 국가 정상들의 잇따른 방중은 공산품은 물론 희토류 등에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꼽힙니다.

[앵커]

중국도 이점을 노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미국의 탈동조화 압박에 맞서는 한편, 유럽에는 손을 내미는 중국의 갈라치기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 19 이후 경제 상황등을 고려해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상황인데요.

다만 중국 견제 약화는 다른 국제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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