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쿠팡‧배민 신화는 더 이상 안 나올까?…구조조정 나선 국내 스타트업계

입력 2023.05.22 (17:50) 수정 2023.05.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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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5월22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재용 회계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22&1

[앵커]
하나의 뿔을 가진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 그만큼 보기 드물다는 의미에서 재계에선 기업가치 1조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릅니다. 중고 거래할 때나 집 구할 때, 여행 갈 때, 또 옷을 살 때도 한 번 쯤 이용해보셨을 이들 기업이 바로 한국의 유니콘인데요. 요즘 이 시장에 심상치 않은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재무 컨설턴트 이재용 회계사 함께하겠습니다. 네, 회계사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한 1, 2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 하면 유니콘이 10개네, 20개네 승승장구하지 않았습니까? 요즘 정말 힘든 게 맞나요?

[답변]
그렇죠. 과거에 유니콘들이 대부분 투자 유치를 하면서 자금을 수혈해서 성장을 해왔는데요. 지금은 스타트업계에서는 보릿고개를 넘어서 요즘에는 빙하기다. 거의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게 스타트업들의 어떤 자체 퍼포먼스 이런 성과가 떨어진 거예요, 아니면 투자자들이 투자를 안 해주고 있는 거예요?

[답변]
성과도 약간 코로나19 이후에 조금 어려워진 것도 맞기는 한데 사실 매출액 자체는 잘 크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어려워지다 보니까 자금 회수가 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단에 투자를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죠.

[앵커]
그럼 어려운 환경에서 스타트업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답변]
그렇죠.

[앵커]
우리가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그런 기업들도 있나요?

[답변]
네, 대표적으로는 금융 서비스를 하는 토스라는 기업이 있고요. 그리고 여행 갈 때 쓰는 야놀자, 그리고 패션, 쇼핑할 때 쓰는 무신사나 중고 거래하는 당근마켓 정도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대부분 다 이름도 들어봤고 잘 되는 줄 알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거예요?

[답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주로 매출액은 잘 나오는데 영업 이익이 잘 안 나오거나 아니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한 번 볼까요?

[답변]
네, 제가 2022년 실적을 몇 개 꼽아봤는데요. 일단 이름 아시는 것처럼 굉장히 잘 크고 있는, 매출이 잘 나오고 있는 기업이 많은데 적자 폭이 상당합니다.

[앵커]
그러네요.

[답변]
이 중에 앵커님이 좀 쓰시는 서비스가 있으세요?

[앵커]
뭐 컬리도 쓰고 당근마켓도 쓰고 하는데 당근마켓 같은 경우는 이게 한 2조 원 가치 받는 기업 아닙니까? 매출 규모가 499억, 이 간극이 왜 이렇게 커요?

[답변]
그렇죠. 투자, 워낙에 유저가 많다 보니까 대부분 쓰잖아요. 중고 거래할 때 거의 전 국민이 다 쓴다고 해서 사실 예전에는 인원수만 많으면, 고객 수만 많으면 투자 밸류를 굉장히 높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매출을 어떻게 내야 될지를 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광고 매출이 주로 500억 정도 나오는데 원래 유저를 기반으로 한 1,200만 명, 1,300만 명만 명이 쓰는 서비스다 보니까 매출액이 더 나와야 되는데 아직은 기대치에 비해서는 매출이 좀 잘 안 나오고 있는 게 아쉽습니다.

[앵커]
근데 컬리도 2조 원 매출인데 영업 손실이 2,335억 원이라면 저거 뭐 밑지고 장사한다는 그런 뜻인가요?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컬리 같은 경우도 물건을 1만 원어치를 팔면은 대략 한 7,200원 정도가 재료비가 나오고, 한 3,900원 정도가 인건비, 광고선전비, 시설비 같은 걸로 씁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1만 원으로 팔아도 대략 한 1,000원에서 1,100원 정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근데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구조조정 얘기도 많이 나오잖아요. 좀 짚어주실 만한 사례가 있을까요?

[답변]
네, 제가 주요 구조조정하고 있는 네 개의 스타트업을 꼽아봤는데요. 그린랩스 같은 경우는 스마트팜이라고 해서 농가에 비닐하우스나 전자제품들을 설치해 주는 스마트팜을 하고 있고요. 뱅크샐러드는 금융 자산 관리 서비스, 앱 화면에서 내가 어떤 자산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볼 수 있고, 부동산 정보 하고 있는 직방 그리고 육류, 초신선 돼지고기를 살 수 있는 정육각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얼마전에 초록마을도 인수했더라고요.

[답변]
그렇죠. 초록마을을 한 900억 정도의 인수를 했는데요. 정육각 같은 경우가 아무래도 내가 초록마을도 인수했고 매출액도 커졌는데 그럼 다음 라운드에 투자를 해 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하는데 사실 그 이후로 투자를 못 받았어요.

[앵커]
그런데 이미 2021년, 2022년 사이에 다 1,000억 대 정도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잖아요.

[답변]
그렇죠.

[앵커]
구조조정하고 있다는 건 이 돈 다 썼다는 얘기인데 어디다 쓴 거예요?

[답변]
불과 1년에서 2년 정도 걸린 거죠. 그래서 예를 들면 그린랩스 같은 경우는 농산물 유통을 했어요. 내가 뭐 사과, 배를 사서 중간 도매상에게 팔겠다 했는데 제가 재무제표 보니까 매출 원가율이 99%가 나왔습니다. 즉 9,900원에 사서 1만 원에 판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인건비 하고 나면 영업 적자가 상당히 많이 발생해서 1,700억 거의 다 썼다, 라고 보여지고요. 그리고 뱅크샐러드 같은 경우도 1,350억 2년에 걸쳐서 투자받았는데 매년 영업 적자가 400억에서 500억 정도 나오고 있어요. 왜냐하면 매출액을 어디서 가져와야 될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거든요.

[앵커]
결국 구조조정 나섰다는 얘기는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입니까, 아니면 인력 감축을 의미하는 겁니까?

[답변]
그렇죠. 여기는 스타트업이 대부분 설비는 없고 결국은 사람이 설비인데, 사람을 도저히 이 구조로는 버틸 수가 없다. 그래서 인력을 30%, 50% 줄여서 우리가 생존가능한 기간을 좀 늘려보겠다, 라는 시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이게 벤처의 성장 공식이라는 게 적자를 내도 괜찮아, 이게 마케팅 비용 쓰면서 매출 규모 늘리고 고객 규모도 늘리면 결국 따라오게 되어 있어, 라는 거였잖아요. 이제 이 공식이 안 통하는 거예요?

[답변]
그게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맞는 공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자, 벤처 투자자들이 주로 매출액 내지는 회원 수 정도 보고 그 정도가 잘 충족됐으면 '잘했네, 그럼 다음 라운드 투자해 줄게' 라고 해서 투자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요. 근데 이제는 갑자기 투자자들이 어떻게 보면 돌변한 거죠. '아니 작년에는 됐는데 올해는 안 될 것 같아'.

[앵커]
그러니까 금융 환경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답변]
그렇죠. 그게 어쩔 수 없는 게 투자자분들이 과거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상장을 하거나 M&A를 통해서 자금이 회수돼야 그다음 투자를 할 수가 있는데 뒷단이 막혀 있다 보니까 앞단에도 점점 어려워지게 된 거죠.

[앵커]
뭐가 막혔다는 거죠, 지금?

[답변]
막혔다, 라는 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금리가 인상되다 보니까 주식시장이 폭락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규 상장 IPO가 계속해서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투자자들도 돈이 묶인 거죠.

[앵커]
그런데 일반 비즈니스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흑자가 돼야 되지만.

[답변]
그렇죠.

[앵커]
이런 벤처 같은 스타트업은 적자가 나더라도 그 회사의 성장성 보고 투자받는 거 아니에요?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 나중에 내가 100억 매출 할 때랑 1조 원 매출할 때랑 '절약은 1조 원일 때 하면 되지. 그러니까 1조 원 될 때까지 돈은 내가 넣어줄게'가 기존의 문법이었던 거죠. 지금은 미안한데 내가 아직 돈이 없어. 그러니까 이제는 '네가 알아서 수익을 거둔 다음에 그 돈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 약간 이런 상황으로 바뀐 거죠.

[앵커]
그러면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억울하죠. 작년까지는 계속 잘한다, 잘한다. 매출액만 찍어. 회원만 많이 모아와, 하던 투자자들이 미안한데 이제는 안 될 것 같아, 라고 하니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앵커]
그럼 방금 말씀하신 그런 주요 스타트업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생존 가능한 기간, 이 업계에서는 런웨이라고도 표현하던데 이거 한 얼마 정도 보고 계시는 건가요?

[답변]
네, 런웨이라고 하는데 지금 투자 시장이 굉장히 빙하기라고 표현한 게 약 한 만 1년 정도 됐어요. 작년 한 5월부터 투자 시장이 막히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보통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고 나서 그 돈으로 한 2년 정도를 생존해야지, 라고 마음먹어요. 그런데 지금 만 1년이 지났으니까 대부분의 기업들이 6개월 내지는 1년 미만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그러면 지금 이 상황이 6개월 정도 흐르면 아마 좀 더 많이 어려워지는 스타트업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겨울이 한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이거는 미국 금리 어떻게 될 거냐, 부동산 시장 언제 좋아질 거냐랑 같은 질문인데.

[답변]
그렇죠. 미국에 물어봐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좀 뒷단의 제일 큰 시장부터 점점 점점 작은 시장으로 여파가 내려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마 1, 2년 이상은 좀 어려움이 지속된다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매크로 환경과는 별개로 한국 스타트업들의 내재적인 성장률을 어떻게 보세요? 지금 보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하고 비교하면서.

[답변]
그렇죠.

[앵커]
그때와 다를 거냐 아니면 비슷하게 갈 거냐 이걸 좀 우려하는 분들이 계셔서요.

[답변]
사실 제일 중요한 건 매크로이기는 한데 매크로를 빼고 본다, 라고 한다면 2000년이랑 지금 2023년은 좀 많이 다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2000년대에는 닷컴, 뭐뭐 닷컴만 붙이면 막 100억, 200억씩 쉽게 투자받을 수 있었어요. 기억나시죠? 근데 지금은 어떻게 보면은 자본시장보다 기술의 발전이 더 빠른 시기거든요. 눈만 뜨면 막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다 보니까 예전에는 그때는 기술 구현이 안 돼서 안 됐던 서비스가 지금은 기술은 가능한데 어떻게 보면 사람이나 자본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죠.

[앵커]
사실 우리가 어떻게 보면 잠재적인 투자자이면서 또 소비자잖아요, 스타트업에. 이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좋은 스타트업, 나쁜 스타트업 구별할 수 있는 팁 짧게 하나 주시면요?

[답변]
이게 좀 어렵긴 한데 저 같은 경우는 회계사다 보니까 비용을 많이 봅니다. 쭉 인건비, 임차료, 광고 선전비 보면서 매출액 대비 비율을 보는데요. 그게 작년이랑 올해 대비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오는지를 보면 얼마나 이 회사가 경영을 잘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어라.

[답변]
그렇죠.

[앵커]
이거 전자공시시스템 들어가면 볼 수 있죠?

[답변]
그렇죠. 전자공시시스템 검색하셔서 들어가시면 웬만한 이름 있는 스타트업은 다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요. 지금까지 ET WHY 이재용 회계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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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2 17:50:36
    • 수정2023-05-22 18: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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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나의 뿔을 가진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 그만큼 보기 드물다는 의미에서 재계에선 기업가치 1조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릅니다. 중고 거래할 때나 집 구할 때, 여행 갈 때, 또 옷을 살 때도 한 번 쯤 이용해보셨을 이들 기업이 바로 한국의 유니콘인데요. 요즘 이 시장에 심상치 않은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재무 컨설턴트 이재용 회계사 함께하겠습니다. 네, 회계사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한 1, 2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 하면 유니콘이 10개네, 20개네 승승장구하지 않았습니까? 요즘 정말 힘든 게 맞나요?

[답변]
그렇죠. 과거에 유니콘들이 대부분 투자 유치를 하면서 자금을 수혈해서 성장을 해왔는데요. 지금은 스타트업계에서는 보릿고개를 넘어서 요즘에는 빙하기다. 거의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게 스타트업들의 어떤 자체 퍼포먼스 이런 성과가 떨어진 거예요, 아니면 투자자들이 투자를 안 해주고 있는 거예요?

[답변]
성과도 약간 코로나19 이후에 조금 어려워진 것도 맞기는 한데 사실 매출액 자체는 잘 크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어려워지다 보니까 자금 회수가 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단에 투자를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죠.

[앵커]
그럼 어려운 환경에서 스타트업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답변]
그렇죠.

[앵커]
우리가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그런 기업들도 있나요?

[답변]
네, 대표적으로는 금융 서비스를 하는 토스라는 기업이 있고요. 그리고 여행 갈 때 쓰는 야놀자, 그리고 패션, 쇼핑할 때 쓰는 무신사나 중고 거래하는 당근마켓 정도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대부분 다 이름도 들어봤고 잘 되는 줄 알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거예요?

[답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주로 매출액은 잘 나오는데 영업 이익이 잘 안 나오거나 아니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한 번 볼까요?

[답변]
네, 제가 2022년 실적을 몇 개 꼽아봤는데요. 일단 이름 아시는 것처럼 굉장히 잘 크고 있는, 매출이 잘 나오고 있는 기업이 많은데 적자 폭이 상당합니다.

[앵커]
그러네요.

[답변]
이 중에 앵커님이 좀 쓰시는 서비스가 있으세요?

[앵커]
뭐 컬리도 쓰고 당근마켓도 쓰고 하는데 당근마켓 같은 경우는 이게 한 2조 원 가치 받는 기업 아닙니까? 매출 규모가 499억, 이 간극이 왜 이렇게 커요?

[답변]
그렇죠. 투자, 워낙에 유저가 많다 보니까 대부분 쓰잖아요. 중고 거래할 때 거의 전 국민이 다 쓴다고 해서 사실 예전에는 인원수만 많으면, 고객 수만 많으면 투자 밸류를 굉장히 높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투자금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매출을 어떻게 내야 될지를 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광고 매출이 주로 500억 정도 나오는데 원래 유저를 기반으로 한 1,200만 명, 1,300만 명만 명이 쓰는 서비스다 보니까 매출액이 더 나와야 되는데 아직은 기대치에 비해서는 매출이 좀 잘 안 나오고 있는 게 아쉽습니다.

[앵커]
근데 컬리도 2조 원 매출인데 영업 손실이 2,335억 원이라면 저거 뭐 밑지고 장사한다는 그런 뜻인가요?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컬리 같은 경우도 물건을 1만 원어치를 팔면은 대략 한 7,200원 정도가 재료비가 나오고, 한 3,900원 정도가 인건비, 광고선전비, 시설비 같은 걸로 씁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1만 원으로 팔아도 대략 한 1,000원에서 1,100원 정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근데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구조조정 얘기도 많이 나오잖아요. 좀 짚어주실 만한 사례가 있을까요?

[답변]
네, 제가 주요 구조조정하고 있는 네 개의 스타트업을 꼽아봤는데요. 그린랩스 같은 경우는 스마트팜이라고 해서 농가에 비닐하우스나 전자제품들을 설치해 주는 스마트팜을 하고 있고요. 뱅크샐러드는 금융 자산 관리 서비스, 앱 화면에서 내가 어떤 자산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볼 수 있고, 부동산 정보 하고 있는 직방 그리고 육류, 초신선 돼지고기를 살 수 있는 정육각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얼마전에 초록마을도 인수했더라고요.

[답변]
그렇죠. 초록마을을 한 900억 정도의 인수를 했는데요. 정육각 같은 경우가 아무래도 내가 초록마을도 인수했고 매출액도 커졌는데 그럼 다음 라운드에 투자를 해 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하는데 사실 그 이후로 투자를 못 받았어요.

[앵커]
그런데 이미 2021년, 2022년 사이에 다 1,000억 대 정도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잖아요.

[답변]
그렇죠.

[앵커]
구조조정하고 있다는 건 이 돈 다 썼다는 얘기인데 어디다 쓴 거예요?

[답변]
불과 1년에서 2년 정도 걸린 거죠. 그래서 예를 들면 그린랩스 같은 경우는 농산물 유통을 했어요. 내가 뭐 사과, 배를 사서 중간 도매상에게 팔겠다 했는데 제가 재무제표 보니까 매출 원가율이 99%가 나왔습니다. 즉 9,900원에 사서 1만 원에 판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인건비 하고 나면 영업 적자가 상당히 많이 발생해서 1,700억 거의 다 썼다, 라고 보여지고요. 그리고 뱅크샐러드 같은 경우도 1,350억 2년에 걸쳐서 투자받았는데 매년 영업 적자가 400억에서 500억 정도 나오고 있어요. 왜냐하면 매출액을 어디서 가져와야 될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거든요.

[앵커]
결국 구조조정 나섰다는 얘기는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입니까, 아니면 인력 감축을 의미하는 겁니까?

[답변]
그렇죠. 여기는 스타트업이 대부분 설비는 없고 결국은 사람이 설비인데, 사람을 도저히 이 구조로는 버틸 수가 없다. 그래서 인력을 30%, 50% 줄여서 우리가 생존가능한 기간을 좀 늘려보겠다, 라는 시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이게 벤처의 성장 공식이라는 게 적자를 내도 괜찮아, 이게 마케팅 비용 쓰면서 매출 규모 늘리고 고객 규모도 늘리면 결국 따라오게 되어 있어, 라는 거였잖아요. 이제 이 공식이 안 통하는 거예요?

[답변]
그게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맞는 공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자, 벤처 투자자들이 주로 매출액 내지는 회원 수 정도 보고 그 정도가 잘 충족됐으면 '잘했네, 그럼 다음 라운드 투자해 줄게' 라고 해서 투자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요. 근데 이제는 갑자기 투자자들이 어떻게 보면 돌변한 거죠. '아니 작년에는 됐는데 올해는 안 될 것 같아'.

[앵커]
그러니까 금융 환경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답변]
그렇죠. 그게 어쩔 수 없는 게 투자자분들이 과거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상장을 하거나 M&A를 통해서 자금이 회수돼야 그다음 투자를 할 수가 있는데 뒷단이 막혀 있다 보니까 앞단에도 점점 어려워지게 된 거죠.

[앵커]
뭐가 막혔다는 거죠, 지금?

[답변]
막혔다, 라는 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금리가 인상되다 보니까 주식시장이 폭락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규 상장 IPO가 계속해서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투자자들도 돈이 묶인 거죠.

[앵커]
그런데 일반 비즈니스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흑자가 돼야 되지만.

[답변]
그렇죠.

[앵커]
이런 벤처 같은 스타트업은 적자가 나더라도 그 회사의 성장성 보고 투자받는 거 아니에요?

[답변]
그렇죠.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 나중에 내가 100억 매출 할 때랑 1조 원 매출할 때랑 '절약은 1조 원일 때 하면 되지. 그러니까 1조 원 될 때까지 돈은 내가 넣어줄게'가 기존의 문법이었던 거죠. 지금은 미안한데 내가 아직 돈이 없어. 그러니까 이제는 '네가 알아서 수익을 거둔 다음에 그 돈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 약간 이런 상황으로 바뀐 거죠.

[앵커]
그러면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억울하죠. 작년까지는 계속 잘한다, 잘한다. 매출액만 찍어. 회원만 많이 모아와, 하던 투자자들이 미안한데 이제는 안 될 것 같아, 라고 하니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앵커]
그럼 방금 말씀하신 그런 주요 스타트업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생존 가능한 기간, 이 업계에서는 런웨이라고도 표현하던데 이거 한 얼마 정도 보고 계시는 건가요?

[답변]
네, 런웨이라고 하는데 지금 투자 시장이 굉장히 빙하기라고 표현한 게 약 한 만 1년 정도 됐어요. 작년 한 5월부터 투자 시장이 막히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보통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고 나서 그 돈으로 한 2년 정도를 생존해야지, 라고 마음먹어요. 그런데 지금 만 1년이 지났으니까 대부분의 기업들이 6개월 내지는 1년 미만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그러면 지금 이 상황이 6개월 정도 흐르면 아마 좀 더 많이 어려워지는 스타트업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겨울이 한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이거는 미국 금리 어떻게 될 거냐, 부동산 시장 언제 좋아질 거냐랑 같은 질문인데.

[답변]
그렇죠. 미국에 물어봐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좀 뒷단의 제일 큰 시장부터 점점 점점 작은 시장으로 여파가 내려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마 1, 2년 이상은 좀 어려움이 지속된다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매크로 환경과는 별개로 한국 스타트업들의 내재적인 성장률을 어떻게 보세요? 지금 보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하고 비교하면서.

[답변]
그렇죠.

[앵커]
그때와 다를 거냐 아니면 비슷하게 갈 거냐 이걸 좀 우려하는 분들이 계셔서요.

[답변]
사실 제일 중요한 건 매크로이기는 한데 매크로를 빼고 본다, 라고 한다면 2000년이랑 지금 2023년은 좀 많이 다르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2000년대에는 닷컴, 뭐뭐 닷컴만 붙이면 막 100억, 200억씩 쉽게 투자받을 수 있었어요. 기억나시죠? 근데 지금은 어떻게 보면은 자본시장보다 기술의 발전이 더 빠른 시기거든요. 눈만 뜨면 막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다 보니까 예전에는 그때는 기술 구현이 안 돼서 안 됐던 서비스가 지금은 기술은 가능한데 어떻게 보면 사람이나 자본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죠.

[앵커]
사실 우리가 어떻게 보면 잠재적인 투자자이면서 또 소비자잖아요, 스타트업에. 이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좋은 스타트업, 나쁜 스타트업 구별할 수 있는 팁 짧게 하나 주시면요?

[답변]
이게 좀 어렵긴 한데 저 같은 경우는 회계사다 보니까 비용을 많이 봅니다. 쭉 인건비, 임차료, 광고 선전비 보면서 매출액 대비 비율을 보는데요. 그게 작년이랑 올해 대비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오는지를 보면 얼마나 이 회사가 경영을 잘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어라.

[답변]
그렇죠.

[앵커]
이거 전자공시시스템 들어가면 볼 수 있죠?

[답변]
그렇죠. 전자공시시스템 검색하셔서 들어가시면 웬만한 이름 있는 스타트업은 다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요. 지금까지 ET WHY 이재용 회계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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