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태국 낮기온 45도·베트남 44도…펄펄 끓는 날씨에 날개 단 ‘선풍기’

입력 2023.05.22 (17:59) 수정 2023.05.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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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학교에 선풍기가 없던 시절.

한 반의 정원이 60명이 넘던 교실은 찜통이 따로 없었습니다.

빳빳하게 다려입은 교복은 반나절도 안돼 땀범벅이 됐습니다.

더위를 견디는 방법이라고 해봤자, 책받침으로 부채질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마당에서 찬물로 등목을 하며 열을 식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풍기라는 게 등장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선풍적이었습니다.

벌써 반 세기도 더 전의 일이지만, 그동안 에어컨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선풍기가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대형마트의 집계 결과인데요.

올해 4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선풍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3%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기료 인상이 발표된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의 선풍기 매출 신장률은 무려 300%를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에어컨의 매출 신장률은 7.4%에 그친 데에 비하면 대조적이죠.

[영화 '습도 다소 높음' : "에어컨 한 번만 틀어주실 수 없을까요?"]

선풍기 매출이 이토록 급격하게 늘어난 건 두 차례 있었던 전기료 인상의 여파입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두고 쓰면서 전기료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차원으로 읽힙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쓰면 에어컨 바람이 더 멀리까지 퍼지게 된다는 사실은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 근처에서의 체감 온도도 선풍기랑 같이 썼을 때 훨씬 시원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바깥 기온은 35도인데 희망 온도가 26도 정도 된다면 에어컨 온도는 희망온도보다 2~3도 높은 28도 정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같이 쓰는 것이 더 시원하면서도 전력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최근엔 서큘레이터라고, 공기의 순환 기능을 보다 높여 에어컨과 같이 쓰기 좋게 만든 최신형 선풍기도 인기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무더위가 걱정입니다.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낮 최고기온은 부산이 25도, 울산 29도, 경남 24~31도로 평년의 22~26도 보다 2~7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애교' 수준입니다.

동남아 태국의 북서부에 있는 탁 지역은 지난달 14일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인 45.4도를 찍었다고 하고, 인도 프라야그라지는 지난달 17일에 44.6도, 베트남은 이달 초 44.1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예년보다 일찍 펄펄 끓어오르는 날씨가 목격되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달 3일에 낸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지속된 '라니냐’가 끝나고 올해는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가뭄이나 홍수를 유발하는 경향성이 있는데요.

라니냐가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인데 반해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이는 곧 지구가 끓는 물속에 놓였다는 말과 같아서 순탄치만은 않을 올 여름 예고편을 미리 보는 듯합니다.

선풍기의 귀환으로 본 오늘의 이티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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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2 17:59:44
    • 수정2023-05-22 18:09:54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학교에 선풍기가 없던 시절.

한 반의 정원이 60명이 넘던 교실은 찜통이 따로 없었습니다.

빳빳하게 다려입은 교복은 반나절도 안돼 땀범벅이 됐습니다.

더위를 견디는 방법이라고 해봤자, 책받침으로 부채질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마당에서 찬물로 등목을 하며 열을 식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풍기라는 게 등장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선풍적이었습니다.

벌써 반 세기도 더 전의 일이지만, 그동안 에어컨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선풍기가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 대형마트의 집계 결과인데요.

올해 4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선풍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3%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기료 인상이 발표된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의 선풍기 매출 신장률은 무려 300%를 넘었습니다.

같은 기간 에어컨의 매출 신장률은 7.4%에 그친 데에 비하면 대조적이죠.

[영화 '습도 다소 높음' : "에어컨 한 번만 틀어주실 수 없을까요?"]

선풍기 매출이 이토록 급격하게 늘어난 건 두 차례 있었던 전기료 인상의 여파입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두고 쓰면서 전기료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차원으로 읽힙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쓰면 에어컨 바람이 더 멀리까지 퍼지게 된다는 사실은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에어컨 근처에서의 체감 온도도 선풍기랑 같이 썼을 때 훨씬 시원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바깥 기온은 35도인데 희망 온도가 26도 정도 된다면 에어컨 온도는 희망온도보다 2~3도 높은 28도 정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같이 쓰는 것이 더 시원하면서도 전력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최근엔 서큘레이터라고, 공기의 순환 기능을 보다 높여 에어컨과 같이 쓰기 좋게 만든 최신형 선풍기도 인기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무더위가 걱정입니다.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낮 최고기온은 부산이 25도, 울산 29도, 경남 24~31도로 평년의 22~26도 보다 2~7도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애교' 수준입니다.

동남아 태국의 북서부에 있는 탁 지역은 지난달 14일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인 45.4도를 찍었다고 하고, 인도 프라야그라지는 지난달 17일에 44.6도, 베트남은 이달 초 44.1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예년보다 일찍 펄펄 끓어오르는 날씨가 목격되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달 3일에 낸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지속된 '라니냐’가 끝나고 올해는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가뭄이나 홍수를 유발하는 경향성이 있는데요.

라니냐가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인데 반해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이는 곧 지구가 끓는 물속에 놓였다는 말과 같아서 순탄치만은 않을 올 여름 예고편을 미리 보는 듯합니다.

선풍기의 귀환으로 본 오늘의 이티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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