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건강하려고 먹은 약이 되려 건강 망칠 수도…‘헬스 리터러시’가 필요한 지금

입력 2023.05.24 (18:15) 수정 2023.05.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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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24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24&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오랜 대기 시간을 지나 어렵게 의사를 만났지만 궁금증을 해결하기엔 시간이 늘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상의 콘텐츠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요. 과연 이렇게 얻어진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이 고민을 좀 같이 해결해 주실 분 모셨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상호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전공과목이 신장내과라고 들었는데 요즘은 본업보다 더 많이 신경을 쓰시는 일이 있다고.

[답변]
저는 신장내과 교수로서 한 이십몇 년을 환자를 진료하고 또 학생들 교육하고 연구하는 일에 시간을 보냈었는데 최근 한 2년 동안은 오히려 환자들이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가질 수 있게 하는 데이터 중심 이런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CEO로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환자 중심의 데이터 구축. 환자 중심의 데이터, 여기서 데이터라는 거는 나와 관련된 어떤 의학 정보 이런 건가요?

[답변]
자기 진료 정보죠.

[앵커]
진료 정보? 그거 원래 환자 거 아닌가요?

[답변]
앵커님은 평상시에 이렇게 건강 받았던 기록, 드시는 약 수첩에다 기록하고 계시나요?

[앵커]
그때그때 병원 가서 기록을 떼죠.

[답변]
이게 문제입니다. 환자분들은 의료 측면에서는 대개 문맹에 가까워요. 그래서 자기가 어떤 갖고 있는 데이터들을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자기가 데이터를 갖고 있더라도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거죠. 어차피 병원에 보관하고 있다가. 그런데 환자분들의 데이터를 평상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환자분이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
그런데 그 정보가 나한테 없고 접근하더라도 이해하기가 어려우니까 유튜브 검색해서 정보를 찾든지 나의 생명과 관련된 직결된 거를 유튜버의 말 한마디에 의존하곤 하는데 이게 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질문하고 책을 찾아보고. 요즘은 워낙 간편하니까 유튜브를 많이 보시는데 유튜브에 의료정보들의 유용한 정보도 있지만 한 30% 정도는 검증되지 않는 정보 또 과장된 정보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환자분들은 그런 정보를 더 좋아하세요. 좋아요를 더 많이 누르시고 그럼 다른 분들도 그 정보를 더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올바른 헬스 리터러시가 필요하게 됩니다.

[앵커]
헬스 리터러시, 저희가 얼마 전에 미디어 리터러시는 배웠는데 리터러시라는 게 문해력, 뭔가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이잖아요.

[답변]
언어에서는 글을 올바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죠. 건강 헬스 리터러시는 앞에 2개가 더 붙습니다. 건강정보를 잘 찾아서 들어갈 수 있는 거 그리고 그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세 번째가 더 중요하죠. 그 정보를 내 건강관리에 잘 활용해서 건강해지는 거. 이 세 가지가 헬스 리터러시라고 설명 드립니다.

[앵커]
사실 의사 선생님들이 애초에 환자한테 설명할 때 쉬운 용어, 약간 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너무 전문적이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면 굳이 이런 능력이 필요 없을 텐데 그런 어떤 전문용어를 많이 쓰시는 게 환자들이 뭔가 많이 알면 불편한 뭔가가 있어서 그러신 건가요?

[답변]
기본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은 환자분이 건강해지는 게 사명이고 책임이잖아요. 건강해지는 걸 원하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많이 아시는 거를 더 좋아해요.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이 자기 건강에 맞는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제대로 알고 하는 거를 당연히 바라는데 많은 환자분들은 잘못된 정보 또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정보들을 많이 아시니까 일부 선생님들은 환자분들이 너무 많이 아시는 게 곤란하다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은 자기 건강 상태를 잘 아시는 게 건강해지는 길입니다.

[앵커]
그러면 왜 보통 나이가 들어서 약은 많이 먹는데 그게 오히려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부작용이 나타나는 그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일종의 헬스 리터러시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거라고 봐야 되나요?

[답변]
그럼요. 앵커님은 하루에 약 몇 알 드시나요?

[앵커]
저는 안 먹습니다.

[답변]
많이 드시는 분 많아요. 하루에 10알 이상 약을 드시는 분들이 다 약물복용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200만 명 이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똑같은 연세나 질환을 갖고 있어도 65세 이상이 되시는 분들이 약을 5개 이상 드시는 분들하고 4개 이하로 드시는 분들을 비교해 보면 입원율도 한 18%가 증가하고 사망률도 25%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앵커]
보통 약을 먹는 게 병이 나으려고 아니면 건강을 유지하려고 먹는 건데 오히려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라는 이런 사례가 흔해요?

[답변]
약과 약끼리 서로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생길 수도 있고 효과를 떨어뜨리는 일도 있고요. 이런 일들은 질병과도 관련이 있어요. 제가 예를 하나 설명 드리는데 당뇨가 있어서, 오래 앓아서 콩팥 기능이 한 30% 떨어졌어요. 이분이 어르신이 관절이 아파서 정형외과 가셔서 관절약을 드셨는데 이미 콩팥 기능이 나쁜데 콩팥 기능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진통소염제를 드시고 너무 나빠져서 투석까지 하게 된 겁니다. 이게 누가 잘못한 건지 제가 이렇게 가끔 질문을 드리곤 하는데 환자분이 자기가 신장 상태가 나쁘다는 걸 미처 말씀 못 하셨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환자분 잘못은 아니잖아요.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는 환자분이 얘기를 안 하셨으니까 처방을 했는데 또 의사 선생님 잘못도 아니고. 결국은 이건 시스템의 잘못이다.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다 갖고 있었으면 아마 보여주시고 제대로 약물 처방을 받지 않았을까.

[앵커]
그게 헬스 리터러시라는 말씀이시죠?

[답변]
네.

[앵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병이 보통 3고라고 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인데 여기에 맞는 헬스 리터러시를 추천해 주세요.

[답변]
평상시에 혈압 조절 잘되고 혈당 조절 잘되는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 저 혈압 너무 갑자기 조절이 안 돼요. 약 올려주세요. 혈당 조절이 안 돼요. 약 올려주세요, 하는 분들이 있으세요. 그런데 환자분 자세히 여쭤보면 감기를 걸려서 아니면 소염진통제를 드셔서 이 약들이 혈압을 올리는 거예요. 이런 경우는 혈압약을 올리는 게 아니고 이 약을 끊으시면 되죠, 증상이 좋아지면. 마찬가지로 혈당을 올리는 약들 때문에 혈당 올랐다고 당뇨약을 높게 쓰면 안 되겠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환자분들이 알고 관리를 받으시는 것들이 건강관리에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앵커]
약들끼리 서로 그 기능이 부딪쳐서 나타난 부작용 이런 것들을 조심해라라는 그런 말씀이신 거 같아요. 이렇게 약물을 과다복용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특히 어느 장기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답변]
우리가 대표적으로 약물이 들어가면 간하고 신장에서 대사가 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간과 신장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겠죠.

[앵커]
그렇다고 약을 안 먹을 수도 없는 거니까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하면 될까요?

[답변]
예를 들어 설명을 드리면 콩팥 기능이 20%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 약이 하필이면 콩팥에 대사되는 약이에요. 이 약을 1알을 드시면 어떤 일이 생기겠어요? 한 번에 5알을 드신 거랑 똑같은 일이 생기는데 앵커님한테 한 번에 5알씩 약을 드시라 그러면 어? 뭐 잘못된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겠어요? 결국은 그 기능에 맞게 약의 용량이나 약물을 선택하는 것들이 필요하고 의사 선생님들이 이런 것들을 잘 챙겨서 처방을 해 주실 텐데 문제는 이 병원에서는 이런 진단 받고 관리를 받고 있는데 다른 병원에서 가서 다른 질환으로 처방을 받을 때 이런 것들이 국가의 시스템에서 정보가 다 연결이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의사한테 보여주면 되잖아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은 하루에 약 한 몇 알 정도 드십니까?

[답변]
저는 전혀 안 먹는데 요새 사업도 같이 하니까 식사를 좀 불규칙하게 하니까 아내가 영양제 챙겨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영양제. 영양제 같은 거야말로 그냥 골고루 많이 챙겨 먹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그건 약간 식사 대용의 느낌이 있으니까.

[답변]
아뇨. 영양제를 절대로 식이를 대신한다거나 치료 약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분들이 영양성분을 보충하는 데 효과가 있지 예를 들어서 이 영양제 하나하나가 뭐에 좋다는 거를 10개를 드신다고 질병이 막아지는 건 아니고요. 저는 영양제보다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거를 먼저 추천 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환자가 이제 의료의 중심이 되는 세상, 이런 세상이 되려고 헬스 리터러시 이거를 내 생활에 적용하려면 일단 뭐부터 해야 되겠습니까?

[답변]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많이 갖고 계셔야 돼요. 요즘에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검진하는 자료도 다운받아서 환자분이 가지고 계실 수 있고 또 드시는 약도 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다 확보할 수가 있고요. 또 각 대학병원들이나 병원들에서도 환자용 앱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데이터들을 내가 잘 관리하고 문제는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은, 지금은 IT가 발전해서 한꺼번에 쉽게 모으고 또 먹는 약이나 검사 결과를 가지고 여러 가지 디지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도 과거보다 많아졌다 이렇게 설명 드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일단 환자의 데이터 주권을 찾아라. 이상호 교수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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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4 18:15:14
    • 수정2023-05-24 19: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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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오랜 대기 시간을 지나 어렵게 의사를 만났지만 궁금증을 해결하기엔 시간이 늘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상의 콘텐츠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요. 과연 이렇게 얻어진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이 고민을 좀 같이 해결해 주실 분 모셨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상호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전공과목이 신장내과라고 들었는데 요즘은 본업보다 더 많이 신경을 쓰시는 일이 있다고.

[답변]
저는 신장내과 교수로서 한 이십몇 년을 환자를 진료하고 또 학생들 교육하고 연구하는 일에 시간을 보냈었는데 최근 한 2년 동안은 오히려 환자들이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가질 수 있게 하는 데이터 중심 이런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CEO로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환자 중심의 데이터 구축. 환자 중심의 데이터, 여기서 데이터라는 거는 나와 관련된 어떤 의학 정보 이런 건가요?

[답변]
자기 진료 정보죠.

[앵커]
진료 정보? 그거 원래 환자 거 아닌가요?

[답변]
앵커님은 평상시에 이렇게 건강 받았던 기록, 드시는 약 수첩에다 기록하고 계시나요?

[앵커]
그때그때 병원 가서 기록을 떼죠.

[답변]
이게 문제입니다. 환자분들은 의료 측면에서는 대개 문맹에 가까워요. 그래서 자기가 어떤 갖고 있는 데이터들을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자기가 데이터를 갖고 있더라도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거죠. 어차피 병원에 보관하고 있다가. 그런데 환자분들의 데이터를 평상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환자분이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
그런데 그 정보가 나한테 없고 접근하더라도 이해하기가 어려우니까 유튜브 검색해서 정보를 찾든지 나의 생명과 관련된 직결된 거를 유튜버의 말 한마디에 의존하곤 하는데 이게 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질문하고 책을 찾아보고. 요즘은 워낙 간편하니까 유튜브를 많이 보시는데 유튜브에 의료정보들의 유용한 정보도 있지만 한 30% 정도는 검증되지 않는 정보 또 과장된 정보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환자분들은 그런 정보를 더 좋아하세요. 좋아요를 더 많이 누르시고 그럼 다른 분들도 그 정보를 더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올바른 헬스 리터러시가 필요하게 됩니다.

[앵커]
헬스 리터러시, 저희가 얼마 전에 미디어 리터러시는 배웠는데 리터러시라는 게 문해력, 뭔가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이잖아요.

[답변]
언어에서는 글을 올바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죠. 건강 헬스 리터러시는 앞에 2개가 더 붙습니다. 건강정보를 잘 찾아서 들어갈 수 있는 거 그리고 그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세 번째가 더 중요하죠. 그 정보를 내 건강관리에 잘 활용해서 건강해지는 거. 이 세 가지가 헬스 리터러시라고 설명 드립니다.

[앵커]
사실 의사 선생님들이 애초에 환자한테 설명할 때 쉬운 용어, 약간 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너무 전문적이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면 굳이 이런 능력이 필요 없을 텐데 그런 어떤 전문용어를 많이 쓰시는 게 환자들이 뭔가 많이 알면 불편한 뭔가가 있어서 그러신 건가요?

[답변]
기본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은 환자분이 건강해지는 게 사명이고 책임이잖아요. 건강해지는 걸 원하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많이 아시는 거를 더 좋아해요.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이 자기 건강에 맞는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제대로 알고 하는 거를 당연히 바라는데 많은 환자분들은 잘못된 정보 또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정보들을 많이 아시니까 일부 선생님들은 환자분들이 너무 많이 아시는 게 곤란하다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은 자기 건강 상태를 잘 아시는 게 건강해지는 길입니다.

[앵커]
그러면 왜 보통 나이가 들어서 약은 많이 먹는데 그게 오히려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부작용이 나타나는 그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일종의 헬스 리터러시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거라고 봐야 되나요?

[답변]
그럼요. 앵커님은 하루에 약 몇 알 드시나요?

[앵커]
저는 안 먹습니다.

[답변]
많이 드시는 분 많아요. 하루에 10알 이상 약을 드시는 분들이 다 약물복용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200만 명 이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똑같은 연세나 질환을 갖고 있어도 65세 이상이 되시는 분들이 약을 5개 이상 드시는 분들하고 4개 이하로 드시는 분들을 비교해 보면 입원율도 한 18%가 증가하고 사망률도 25% 이상 증가한다고 합니다.

[앵커]
보통 약을 먹는 게 병이 나으려고 아니면 건강을 유지하려고 먹는 건데 오히려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라는 이런 사례가 흔해요?

[답변]
약과 약끼리 서로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생길 수도 있고 효과를 떨어뜨리는 일도 있고요. 이런 일들은 질병과도 관련이 있어요. 제가 예를 하나 설명 드리는데 당뇨가 있어서, 오래 앓아서 콩팥 기능이 한 30% 떨어졌어요. 이분이 어르신이 관절이 아파서 정형외과 가셔서 관절약을 드셨는데 이미 콩팥 기능이 나쁜데 콩팥 기능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진통소염제를 드시고 너무 나빠져서 투석까지 하게 된 겁니다. 이게 누가 잘못한 건지 제가 이렇게 가끔 질문을 드리곤 하는데 환자분이 자기가 신장 상태가 나쁘다는 걸 미처 말씀 못 하셨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환자분 잘못은 아니잖아요.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는 환자분이 얘기를 안 하셨으니까 처방을 했는데 또 의사 선생님 잘못도 아니고. 결국은 이건 시스템의 잘못이다.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다 갖고 있었으면 아마 보여주시고 제대로 약물 처방을 받지 않았을까.

[앵커]
그게 헬스 리터러시라는 말씀이시죠?

[답변]
네.

[앵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병이 보통 3고라고 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인데 여기에 맞는 헬스 리터러시를 추천해 주세요.

[답변]
평상시에 혈압 조절 잘되고 혈당 조절 잘되는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 저 혈압 너무 갑자기 조절이 안 돼요. 약 올려주세요. 혈당 조절이 안 돼요. 약 올려주세요, 하는 분들이 있으세요. 그런데 환자분 자세히 여쭤보면 감기를 걸려서 아니면 소염진통제를 드셔서 이 약들이 혈압을 올리는 거예요. 이런 경우는 혈압약을 올리는 게 아니고 이 약을 끊으시면 되죠, 증상이 좋아지면. 마찬가지로 혈당을 올리는 약들 때문에 혈당 올랐다고 당뇨약을 높게 쓰면 안 되겠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환자분들이 알고 관리를 받으시는 것들이 건강관리에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앵커]
약들끼리 서로 그 기능이 부딪쳐서 나타난 부작용 이런 것들을 조심해라라는 그런 말씀이신 거 같아요. 이렇게 약물을 과다복용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특히 어느 장기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답변]
우리가 대표적으로 약물이 들어가면 간하고 신장에서 대사가 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간과 신장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겠죠.

[앵커]
그렇다고 약을 안 먹을 수도 없는 거니까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하면 될까요?

[답변]
예를 들어 설명을 드리면 콩팥 기능이 20%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 약이 하필이면 콩팥에 대사되는 약이에요. 이 약을 1알을 드시면 어떤 일이 생기겠어요? 한 번에 5알을 드신 거랑 똑같은 일이 생기는데 앵커님한테 한 번에 5알씩 약을 드시라 그러면 어? 뭐 잘못된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시지 않겠어요? 결국은 그 기능에 맞게 약의 용량이나 약물을 선택하는 것들이 필요하고 의사 선생님들이 이런 것들을 잘 챙겨서 처방을 해 주실 텐데 문제는 이 병원에서는 이런 진단 받고 관리를 받고 있는데 다른 병원에서 가서 다른 질환으로 처방을 받을 때 이런 것들이 국가의 시스템에서 정보가 다 연결이 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기 때문에 중요한 거는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의사한테 보여주면 되잖아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은 하루에 약 한 몇 알 정도 드십니까?

[답변]
저는 전혀 안 먹는데 요새 사업도 같이 하니까 식사를 좀 불규칙하게 하니까 아내가 영양제 챙겨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영양제. 영양제 같은 거야말로 그냥 골고루 많이 챙겨 먹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그건 약간 식사 대용의 느낌이 있으니까.

[답변]
아뇨. 영양제를 절대로 식이를 대신한다거나 치료 약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분들이 영양성분을 보충하는 데 효과가 있지 예를 들어서 이 영양제 하나하나가 뭐에 좋다는 거를 10개를 드신다고 질병이 막아지는 건 아니고요. 저는 영양제보다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거를 먼저 추천 드립니다.

[앵커]
어쨌든 환자가 이제 의료의 중심이 되는 세상, 이런 세상이 되려고 헬스 리터러시 이거를 내 생활에 적용하려면 일단 뭐부터 해야 되겠습니까?

[답변]
환자분들이 자기 데이터를 많이 갖고 계셔야 돼요. 요즘에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매년 검진하는 자료도 다운받아서 환자분이 가지고 계실 수 있고 또 드시는 약도 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다 확보할 수가 있고요. 또 각 대학병원들이나 병원들에서도 환자용 앱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데이터들을 내가 잘 관리하고 문제는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은, 지금은 IT가 발전해서 한꺼번에 쉽게 모으고 또 먹는 약이나 검사 결과를 가지고 여러 가지 디지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도 과거보다 많아졌다 이렇게 설명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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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일단 환자의 데이터 주권을 찾아라. 이상호 교수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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