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택배’ 이중 수수료…손 놓은 지자체

입력 2023.06.02 (07:33) 수정 2023.06.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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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 택배' 사업을 하는 기장시니어클럽이 택배 기사 몫의 수수료 가운데 25%를 민간 물류업체에 주고 있다는 사실 전해드렸습니다.

관리 감독의 책임 있는 기장군은 3년 가까이 이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뒤늦게 감사를 벌였지만, 이마저도 부실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장군시니어클럽에서 전국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받으며 택배 일을 하는 노인들.

시니어클럽이 직접 계약하는 다른 구청과 달리 민간 물류 업체와 따로 계약을 맺고, 이들에게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기장군은 2019년부터 이어진 이중 수수료 문제를 해마다 시행하는 지도 점검에서 단 한 번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노인 택배 참가자들의 근로 계약 체결 내용과 급여, 도급 계약 체결 여부만 보고, 그 구조는 파악하지 못한 겁니다.

[기장군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이제 그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 구조인지는 정확히 몰라요."]

심지어 이중 수수료를 떼가는 클럽 운영사와 택배 업체가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의혹까지 나와 3년 만에야 감사를 벌였지만, 역시 엉터리였습니다.

기장군은 구체적으로는 수사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이 판단할 수 없다며, 그대로 감사를 결론지었습니다.

그래놓고는 수사 의뢰를 요청한 수사기관엔 자료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장에서 수사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자료라도 한 번 줘봐라. 이러니까 자료도 없고."]

게다가 KBS 취재로 거짓 감사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사전 승인을 받아 특정 물류 업체와 계약을 맺는 건 문제가 없다던 기장군의 감사.

알고 보니 개발원은 이 사안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맹승자/기장군의회 부의장 : "이것은 허위 서류입니다. 허위 보고고, 절대로 관에서 있어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현 군수가 이 보고 체계와 행정 문란에 대해서 강력하게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장군의회는 기장군에 감사를 시행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정운호/그래픽:김희나·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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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 택배’ 이중 수수료…손 놓은 지자체
    • 입력 2023-06-02 07:33:39
    • 수정2023-06-02 09:05:01
    뉴스광장(부산)
[앵커]

'노인 택배' 사업을 하는 기장시니어클럽이 택배 기사 몫의 수수료 가운데 25%를 민간 물류업체에 주고 있다는 사실 전해드렸습니다.

관리 감독의 책임 있는 기장군은 3년 가까이 이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뒤늦게 감사를 벌였지만, 이마저도 부실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장군시니어클럽에서 전국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받으며 택배 일을 하는 노인들.

시니어클럽이 직접 계약하는 다른 구청과 달리 민간 물류 업체와 따로 계약을 맺고, 이들에게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기장군은 2019년부터 이어진 이중 수수료 문제를 해마다 시행하는 지도 점검에서 단 한 번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노인 택배 참가자들의 근로 계약 체결 내용과 급여, 도급 계약 체결 여부만 보고, 그 구조는 파악하지 못한 겁니다.

[기장군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이제 그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 구조인지는 정확히 몰라요."]

심지어 이중 수수료를 떼가는 클럽 운영사와 택배 업체가 사실상 같은 회사라는 의혹까지 나와 3년 만에야 감사를 벌였지만, 역시 엉터리였습니다.

기장군은 구체적으로는 수사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이 판단할 수 없다며, 그대로 감사를 결론지었습니다.

그래놓고는 수사 의뢰를 요청한 수사기관엔 자료조차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장에서 수사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자료라도 한 번 줘봐라. 이러니까 자료도 없고."]

게다가 KBS 취재로 거짓 감사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사전 승인을 받아 특정 물류 업체와 계약을 맺는 건 문제가 없다던 기장군의 감사.

알고 보니 개발원은 이 사안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맹승자/기장군의회 부의장 : "이것은 허위 서류입니다. 허위 보고고, 절대로 관에서 있어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현 군수가 이 보고 체계와 행정 문란에 대해서 강력하게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장군의회는 기장군에 감사를 시행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정운호/그래픽:김희나·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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