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마리 유기동물 어쩌나”…벌금·철거 명령에 발동동

입력 2023.06.13 (09:57) 수정 2023.06.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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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가 전국에서 유기동물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입양되지 못한 동물은 대부분 안락사되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 유기견 보호시설에 벌금과 철거 명령이 내려져 시설 측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시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에 있는 개들이 꼬리를 흔들며 취재진을 맞습니다.

안락사 직전 데려온 강아지부터,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잃은 강아지들까지.

저마다 아픔과 사연을 품고 있지만, 따듯한 보살핌으로 지금은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유기견 시설은 4년째 운영 중인데요.

현재 230여 마리의 유기견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20년 넘게 사비를 들여 유기견을 돌보고 있는 고길자 씨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과 후원 덕에 이곳에 쉼터를 일궜지만, 제주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불법건축물과 산지관리법을 위반했기 때문인데, 최근엔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습니다.

[고길자/행복이네협회 소장 : "이 애들을 다 어디로 데려갑니까. 만약 보호소 가면 차곡차곡 다 안락사시킬 건데. 안락사 안 시키고 죽이지 않고 살리기 위해서 구조를 한 개들이거든요."]

이에 대해 제주시 공원녹지과는 2021년부터 6차례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유기동물 보호라는 특수한 상황 등을 고려해 별도로 고발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시 건축과도 불법시설에 대해 당초 이행강제금으로 1,500만 원이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시설 일부를 철거해 500만 원으로 감면했다고 전했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 행정 명령이지만, 문제는 보호 유기견들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고길자/행복이네협회 소장 : "10살 넘은 얘들이 많아요. 또 이제 별나라로 갈 얘들도 많단 말이에요. 그 애들이 수명 다할 때까지 같이 지내고 싶어요. 여기서 이 자리에서. 저는 바라는 게 그것밖에 없어요."]

지난해 제주도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동물은 4,900여 마리.

이 가운데 절반이 안락사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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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마리 유기동물 어쩌나”…벌금·철거 명령에 발동동
    • 입력 2023-06-13 09:57:51
    • 수정2023-06-13 10:28:47
    930뉴스(제주)
[앵커]

제주도가 전국에서 유기동물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입양되지 못한 동물은 대부분 안락사되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 유기견 보호시설에 벌금과 철거 명령이 내려져 시설 측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시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에 있는 개들이 꼬리를 흔들며 취재진을 맞습니다.

안락사 직전 데려온 강아지부터,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잃은 강아지들까지.

저마다 아픔과 사연을 품고 있지만, 따듯한 보살핌으로 지금은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유기견 시설은 4년째 운영 중인데요.

현재 230여 마리의 유기견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20년 넘게 사비를 들여 유기견을 돌보고 있는 고길자 씨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과 후원 덕에 이곳에 쉼터를 일궜지만, 제주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불법건축물과 산지관리법을 위반했기 때문인데, 최근엔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습니다.

[고길자/행복이네협회 소장 : "이 애들을 다 어디로 데려갑니까. 만약 보호소 가면 차곡차곡 다 안락사시킬 건데. 안락사 안 시키고 죽이지 않고 살리기 위해서 구조를 한 개들이거든요."]

이에 대해 제주시 공원녹지과는 2021년부터 6차례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유기동물 보호라는 특수한 상황 등을 고려해 별도로 고발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시 건축과도 불법시설에 대해 당초 이행강제금으로 1,500만 원이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시설 일부를 철거해 500만 원으로 감면했다고 전했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 행정 명령이지만, 문제는 보호 유기견들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고길자/행복이네협회 소장 : "10살 넘은 얘들이 많아요. 또 이제 별나라로 갈 얘들도 많단 말이에요. 그 애들이 수명 다할 때까지 같이 지내고 싶어요. 여기서 이 자리에서. 저는 바라는 게 그것밖에 없어요."]

지난해 제주도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온 유기동물은 4,900여 마리.

이 가운데 절반이 안락사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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