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오지마을 천지개벽”…농촌 변모 강조 외

입력 2023.06.17 (08:54) 수정 2023.06.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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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몰라볼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을 때 우리는 흔히 ‘천지개벽’이라는 말을 쓰죠.

북한 매체들은 최근, 한 산간 오지 마을이, 6개월 만에 말 그대로 천지개벽과도 같은 변화를 일으켰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골 마을에도 잇따라 새살림집들이 들어서, 도시 못지않게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척박한 환경으로 오랜 시간 가난을 면키 힘들었던 이 마을, 북한 당국의 관심 속에 단 6개월 만에 확 바뀌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특집성 프로그램을 통해 깨끗해진 마을 곳곳을 보여주는데요.

[조선중앙TV/6월 11일 :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던 고장이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알고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사회주의 이상촌이 됐습니다."]

자강도 희천시의 시골 마을인 이곳은 크고 작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오랫동안 낙후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새 주택 건설을 시작했는데 도에서 자체 생산한 마감재를 사용해 200여 톤의 시멘트를 절약했고, 남은 자재는 외벽 공사에 이용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평범하지만 깔끔해진 방과 소박한 살림의 주방을 갖춘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석순건 : "자다가 눈을 떠서 보면 정말 이건 내가 사는 집이 맞긴 맞나..."]

또 각각 4km 정도인 강하천 정리와 도로포장을 마쳤고, 약 6만여 제곱미터의 원림도 조성했습니다.

새로 단장한 학교에선 학생도 약 70명가량 늘었다는데요.

[최유철/희천시 지신고급중학교 교장 :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겠다고 학부형들과 학생들이 매일과 같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궁전 같은 학교에서 하루라도 좋으니 공부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데..."]

이와 함께 조선중앙TV는 5월엔 9차례, 6월 초순까지 5차례 새집들이 소식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현대성과 문화성을 갖추고 지역 특성에 맞게 설계했다.

평범한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이라고 내세웁니다.

[조선중앙TV/6월 10일 : "이거 우리 가재 재료 아들도 받고 나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 농사꾼으로서 일을 잘해서 이 은덕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북한이 올해 꼭 달성해야 할 12가지 목표의 하나로 내세운 농촌 살림집 건설, 도농 격차를 줄여 농촌 민심도 다독이고 충성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요한 사업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앵커]

참매에서 까치로…친근한 이미지 활용?

북한에선 최근 국가를 표시하는 상징물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가 상징물은 대개 그 나라나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담고 있어서 국민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태극기와 애국가, 무궁화, 국새 그리고 나라 문장까지 모두 다섯 개가 있고, 북한은 국가 상징물이 열 개나 됩니다.

그 가운데 국조, 나라를 상징하는 새를 기존의 ‘참매’에서 ‘까치’로 바꾸고 기념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속담입니다.

[조선중앙TV/2022년 5월 20일 : "아이고 까치가 울더니 우리 별이가 왔구나."]

북한에선 까치를 이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요.

최근 까치가 국가를 상징하는 새라며 국조 우표를 발행한 겁니다.

예로부터 길조로 여기며 친숙한 까치를 삼지연시, 송화거리, 경루동 살림집과 농촌을 배경으로 색다르게 형상화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5일 : "우표들에는 조선의 국조 까치라는 글발도 부각돼 있습니다. 새로 발행된 우표들은 우리 인민들의 애국 열의를 더해주게 될 것입니다."]

흰색과 검은색인 까치는 화려하고 기교적인 것보다 소박하고 단아함을 좋아하는 주민 정서에 잘 맞는다는데요.

북한의 이 같은 국가상징물엔 나라 이름, 애국가, 꽃, 동물, 술 등 모두 열 개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견인 풍산개, 국주인 평양소주, 국조인 까치까지 세 개를 지정했다고 합니다.

사실 국조는 김정일 위원장 당시 강인하고 용맹한 민족의 성격과 기질을 닮았다며 참매로 정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2년 5월 21일 : "뛰어난 기질적 특성으로 해서 참매는 십여 년 전에 벌써 우리나라의 국조로 점치게 됐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이름도 참매1호긴데요.

지난해 가을엔 조선의 새라며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그럼 이미 익숙한 참매에서 까치로 국조를 바꾼 이유는 뭘까요?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기본적으로 참매는 국가상징물 중에서 용맹성을 강조하는 것들이었죠. 이미지에 대한 변화 그러니까 좀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기에는 오히려 까치가 조금 더 적절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몽골의 국조인 하얀 송골매처럼 참매 이미지가 다른 나라와 겹치는 경우도 고려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올 초 국가상징법을 다루며 사상교양을 거듭 강조했던 북한, 국가상징물을 정비하면서 조금은 친근한 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전하려는 모양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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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오지마을 천지개벽”…농촌 변모 강조 외
    • 입력 2023-06-17 08:54:09
    • 수정2023-06-17 1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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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몰라볼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을 때 우리는 흔히 ‘천지개벽’이라는 말을 쓰죠.

북한 매체들은 최근, 한 산간 오지 마을이, 6개월 만에 말 그대로 천지개벽과도 같은 변화를 일으켰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골 마을에도 잇따라 새살림집들이 들어서, 도시 못지않게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척박한 환경으로 오랜 시간 가난을 면키 힘들었던 이 마을, 북한 당국의 관심 속에 단 6개월 만에 확 바뀌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특집성 프로그램을 통해 깨끗해진 마을 곳곳을 보여주는데요.

[조선중앙TV/6월 11일 :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던 고장이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알고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사회주의 이상촌이 됐습니다."]

자강도 희천시의 시골 마을인 이곳은 크고 작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오랫동안 낙후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새 주택 건설을 시작했는데 도에서 자체 생산한 마감재를 사용해 200여 톤의 시멘트를 절약했고, 남은 자재는 외벽 공사에 이용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평범하지만 깔끔해진 방과 소박한 살림의 주방을 갖춘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석순건 : "자다가 눈을 떠서 보면 정말 이건 내가 사는 집이 맞긴 맞나..."]

또 각각 4km 정도인 강하천 정리와 도로포장을 마쳤고, 약 6만여 제곱미터의 원림도 조성했습니다.

새로 단장한 학교에선 학생도 약 70명가량 늘었다는데요.

[최유철/희천시 지신고급중학교 교장 :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겠다고 학부형들과 학생들이 매일과 같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궁전 같은 학교에서 하루라도 좋으니 공부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데..."]

이와 함께 조선중앙TV는 5월엔 9차례, 6월 초순까지 5차례 새집들이 소식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현대성과 문화성을 갖추고 지역 특성에 맞게 설계했다.

평범한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이라고 내세웁니다.

[조선중앙TV/6월 10일 : "이거 우리 가재 재료 아들도 받고 나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 농사꾼으로서 일을 잘해서 이 은덕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북한이 올해 꼭 달성해야 할 12가지 목표의 하나로 내세운 농촌 살림집 건설, 도농 격차를 줄여 농촌 민심도 다독이고 충성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요한 사업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앵커]

참매에서 까치로…친근한 이미지 활용?

북한에선 최근 국가를 표시하는 상징물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가 상징물은 대개 그 나라나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담고 있어서 국민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태극기와 애국가, 무궁화, 국새 그리고 나라 문장까지 모두 다섯 개가 있고, 북한은 국가 상징물이 열 개나 됩니다.

그 가운데 국조, 나라를 상징하는 새를 기존의 ‘참매’에서 ‘까치’로 바꾸고 기념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속담입니다.

[조선중앙TV/2022년 5월 20일 : "아이고 까치가 울더니 우리 별이가 왔구나."]

북한에선 까치를 이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요.

최근 까치가 국가를 상징하는 새라며 국조 우표를 발행한 겁니다.

예로부터 길조로 여기며 친숙한 까치를 삼지연시, 송화거리, 경루동 살림집과 농촌을 배경으로 색다르게 형상화했습니다.

[조선중앙TV/6월 5일 : "우표들에는 조선의 국조 까치라는 글발도 부각돼 있습니다. 새로 발행된 우표들은 우리 인민들의 애국 열의를 더해주게 될 것입니다."]

흰색과 검은색인 까치는 화려하고 기교적인 것보다 소박하고 단아함을 좋아하는 주민 정서에 잘 맞는다는데요.

북한의 이 같은 국가상징물엔 나라 이름, 애국가, 꽃, 동물, 술 등 모두 열 개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견인 풍산개, 국주인 평양소주, 국조인 까치까지 세 개를 지정했다고 합니다.

사실 국조는 김정일 위원장 당시 강인하고 용맹한 민족의 성격과 기질을 닮았다며 참매로 정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2년 5월 21일 : "뛰어난 기질적 특성으로 해서 참매는 십여 년 전에 벌써 우리나라의 국조로 점치게 됐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이름도 참매1호긴데요.

지난해 가을엔 조선의 새라며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그럼 이미 익숙한 참매에서 까치로 국조를 바꾼 이유는 뭘까요?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기본적으로 참매는 국가상징물 중에서 용맹성을 강조하는 것들이었죠. 이미지에 대한 변화 그러니까 좀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기에는 오히려 까치가 조금 더 적절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몽골의 국조인 하얀 송골매처럼 참매 이미지가 다른 나라와 겹치는 경우도 고려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올 초 국가상징법을 다루며 사상교양을 거듭 강조했던 북한, 국가상징물을 정비하면서 조금은 친근한 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전하려는 모양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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