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보트피플 “배가 침몰해요, 기도해 주세요”

입력 2023.06.17 (21:26) 수정 2023.06.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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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군부를 피해 난민촌에 살고 있는 로힝야족, 이들이 바다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 몇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를 떠돌다가 사라지거나 침몰하는 경우도 있어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있는데요.

실제 난민선에 탔던 이들의 사연을 김원장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난민촌에 살던 로힝야족 200여 명이 이 작은 배 두 척에 나눠 타고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난민 세테라도 이 배에 탔습니다.

아버지는 자유를 찾아 인도네시아로 떠나는 딸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압둘 쑤커/세테라의 아버지 : "우리는 (미얀마군을 피해) 30년째 여기 난민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

출항 나흘째 되는 날. 세테라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세테라 베굼/12월 7일/전화녹취 : "배가 침몰해요. 절반쯤 잠겼어요. 아버지에게 알려주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줘요."]

["(지금 어디쯤인데?) 인도네시아 근처래요... 배가 파도에 침몰하고 있어요. 바람이 너무 세요."]

함께 탈출에 나섰던 다른 배의 난민들은 며칠을 표류하다 스리랑카 해군에 구조됐습니다.

[카파엣 율라/함께 출항한 배 선장 : "(세테라가 탄 배는) 우리 앞에서 전복된 뒤에 큰 파도를 맞고 완전히 가라앉았어요.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어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로힝야족 100만여 명이 갇혀 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해상탈출이 크게 늘었지만,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은 원칙적으로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로힝야족 상당수가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습니다.

[댄 설리번/세계난민기구 관계자 : "주변국들은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몇 척이 또 바다로 떠났고, 이런 시도는 계속될 겁니다."]

지난해 말에는 배를 타고 표류하던 로힝야족 180명이 인도네시아 해군에 구조됐습니다.

함께 출발한 또 따른 목선은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미라나 베굼/로힝야 실종자 가족 :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 건가요. 우리는 안전과 평화를 원합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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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힝야 보트피플 “배가 침몰해요, 기도해 주세요”
    • 입력 2023-06-17 21:26:19
    • 수정2023-06-17 22:47:30
    뉴스 9
[앵커]

미얀마 군부를 피해 난민촌에 살고 있는 로힝야족, 이들이 바다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 몇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를 떠돌다가 사라지거나 침몰하는 경우도 있어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있는데요.

실제 난민선에 탔던 이들의 사연을 김원장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난민촌에 살던 로힝야족 200여 명이 이 작은 배 두 척에 나눠 타고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난민 세테라도 이 배에 탔습니다.

아버지는 자유를 찾아 인도네시아로 떠나는 딸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압둘 쑤커/세테라의 아버지 : "우리는 (미얀마군을 피해) 30년째 여기 난민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

출항 나흘째 되는 날. 세테라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세테라 베굼/12월 7일/전화녹취 : "배가 침몰해요. 절반쯤 잠겼어요. 아버지에게 알려주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줘요."]

["(지금 어디쯤인데?) 인도네시아 근처래요... 배가 파도에 침몰하고 있어요. 바람이 너무 세요."]

함께 탈출에 나섰던 다른 배의 난민들은 며칠을 표류하다 스리랑카 해군에 구조됐습니다.

[카파엣 율라/함께 출항한 배 선장 : "(세테라가 탄 배는) 우리 앞에서 전복된 뒤에 큰 파도를 맞고 완전히 가라앉았어요.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어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로힝야족 100만여 명이 갇혀 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해상탈출이 크게 늘었지만,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은 원칙적으로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로힝야족 상당수가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습니다.

[댄 설리번/세계난민기구 관계자 : "주변국들은 계속 외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몇 척이 또 바다로 떠났고, 이런 시도는 계속될 겁니다."]

지난해 말에는 배를 타고 표류하던 로힝야족 180명이 인도네시아 해군에 구조됐습니다.

함께 출발한 또 따른 목선은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미라나 베굼/로힝야 실종자 가족 :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 건가요. 우리는 안전과 평화를 원합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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