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부산 대중교통]③ 많이 타면 요금 할인…승객 유인 효과는?

입력 2023.06.22 (07:44) 수정 2023.06.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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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시가 하반기에 버스나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많이 타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를 처음 도입합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타게 하려고 내놓은 대책인데, 시민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의문입니다.

'적자 늪'에 빠진 부산 대중교통의 실태와 대책을 짚어보는 KBS의 연속보도,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남구와 사하구를 오가는 시내버스입니다.

차고지를 출발한 지 10여 분,

["감사합니다."]

버스 안이 승객들로 가득 찹니다.

이런 노선처럼 대중교통 전체 승객을 늘리기 위해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통합 할인제를 도입합니다.

올해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버스나 도시철도 등에서 월 4만 5천 원 이상 요금을 내면 추가로 쓴 돈을 돌려줍니다.

한도는 9만 원으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동백전을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카드요금 천2백 원인 시내버스로 한 달 동안 출·퇴근할 경우 7천 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부산에 등록된 승용차는 2015년 100만 대를 넘은 뒤 최근 127만 대 수준으로 증가했는데요,

요금 할인제도의 효과는 승용차를 모는 대신 대중교통을 타는 시민들이 얼마나 늘지에 달렸습니다.

부산시는 할인 혜택으로 현재 4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이 2~3% 오르고, 운송 수입도 연간 약 485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임수/부산시 교통국장 : "전문기관 조사와 시민 설문을 해서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 배차 간격 등으로 대중교통 타기가 불편하다고 여기는 시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최윤영/시내버스 승객 : "자차가 있으면 (대중교통) 안 탈 것 같아요. (왜 그래요?) 불편한 것도 있고, 사람들도 너무 많고 해서 시간도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시의회에서도 매달 80억 원, 연간 천억 원이 넘게 드는 제도를 제대로 된 효과 분석이나 시범 운영 없이 도입하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김재운/부산시의원/건설교통위원회 : "비교 평가와 효과 분석을 해서 시행하는 게 피 같은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도 부산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대중교통 이용 횟수를 늘리려면 월 만 원으로 무제한 탈 수 있는 정기권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김영진/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 : "예산이라는 게 고정적으로 꼭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건 아니거든요.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부산 시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면 재정은 충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 앞서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정기권 요금제를 도입한 독일 등 유럽 국가의 경우 시범 운영으로 효과를 검증한 뒤 후속 정책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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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2 07:44:42
    • 수정2023-06-22 08:48:34
    뉴스광장(부산)
[앵커]

부산시가 하반기에 버스나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많이 타면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를 처음 도입합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타게 하려고 내놓은 대책인데, 시민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의문입니다.

'적자 늪'에 빠진 부산 대중교통의 실태와 대책을 짚어보는 KBS의 연속보도,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남구와 사하구를 오가는 시내버스입니다.

차고지를 출발한 지 10여 분,

["감사합니다."]

버스 안이 승객들로 가득 찹니다.

이런 노선처럼 대중교통 전체 승객을 늘리기 위해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통합 할인제를 도입합니다.

올해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버스나 도시철도 등에서 월 4만 5천 원 이상 요금을 내면 추가로 쓴 돈을 돌려줍니다.

한도는 9만 원으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동백전을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카드요금 천2백 원인 시내버스로 한 달 동안 출·퇴근할 경우 7천 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부산에 등록된 승용차는 2015년 100만 대를 넘은 뒤 최근 127만 대 수준으로 증가했는데요,

요금 할인제도의 효과는 승용차를 모는 대신 대중교통을 타는 시민들이 얼마나 늘지에 달렸습니다.

부산시는 할인 혜택으로 현재 4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이 2~3% 오르고, 운송 수입도 연간 약 485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임수/부산시 교통국장 : "전문기관 조사와 시민 설문을 해서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 배차 간격 등으로 대중교통 타기가 불편하다고 여기는 시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최윤영/시내버스 승객 : "자차가 있으면 (대중교통) 안 탈 것 같아요. (왜 그래요?) 불편한 것도 있고, 사람들도 너무 많고 해서 시간도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고…."]

시의회에서도 매달 80억 원, 연간 천억 원이 넘게 드는 제도를 제대로 된 효과 분석이나 시범 운영 없이 도입하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김재운/부산시의원/건설교통위원회 : "비교 평가와 효과 분석을 해서 시행하는 게 피 같은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도 부산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대중교통 이용 횟수를 늘리려면 월 만 원으로 무제한 탈 수 있는 정기권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김영진/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 : "예산이라는 게 고정적으로 꼭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건 아니거든요.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부산 시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면 재정은 충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 앞서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정기권 요금제를 도입한 독일 등 유럽 국가의 경우 시범 운영으로 효과를 검증한 뒤 후속 정책을 내놨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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