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 항저우 AG 참가 유력…성적은?
입력 2023.06.24 (08:10)
수정 2023.06.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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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북한이 다시 문을 열고 유엔 인권 시스템에 참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지난 19일, 제 53차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밝힌 소감입니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북한도 곧 국경봉쇄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지만, 아직까지 북한당국의 방역 정책엔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하계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다고 개최국 중국이 최근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참가한다면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 복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수 년간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만큼 북한을 대표할 선수들이 누구인지, 기량은 어느 정도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현역 최고 선수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김덕훈 내각총리와 김일국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10대 최우수선수를 선정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선수 리성금을 포함해 7개 종목, 열 명의 선수가 뽑혔는데요.
선수들은 소감에서 국제대회 출전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로광렬/역도선수 : "오늘의 영예를 잊지 않고 훈련을 더 잘해서..."]
[김진아/유도선수 : "기쁩니다."]
[리성금/역도선수 : "국제경기에서 조국의 영예를 세계만방에 떨치겠다는..."]
그리고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막 D-100일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45개 출전 대상국들이 모두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참가를 간접적이지만 공식 확인한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5년 만에 복귀하는 국제 스포츠 종합무대가 되는데, 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내부 수요와 함께 개최국이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내부적으로 세대교체가 일부분 있었을 거고 그 과정에서 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국제적 경험을 시켜줘야 한다는 내부 수요도 있었을 거고, 중국이 특별한 국가지 않습니까. 혈맹 국가에서 아시아권 대잔치를 하는데 안 나가면 잔치에 훼방 놓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 선수단들을 한 2백 명 정도 이끌고 간다라는 게 기본적인 도리인 것 같습니다."]
북한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는 물론 이들을 키워 낸 감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건데요.
1975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후보였던 한국 선수를 누르고 역전승한 박영순의 이야기를 소환하거나...
["어머니와 남조선 선수와의 준준결승 경기는 오늘도 탁구 역사의 가장 치열한 대결전 중에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기계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배길수의 특집 방송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배길수/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세계 패권으로 금메달로 조국을 받드는 아들이 돼라. 바로 이거였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내가 조국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안금애의 7전 8기 도전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32살의 조선 선수와 25살 한창나이에 올림픽 우승 후보자로 지목된 쿠바 선수와의 금메달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안금애/前 북한 유도 국가대표 : "바라고 바라던 금메달을 쟁취했을 때 부모님들의 당부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떠올라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역시 서른이 넘은 나이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 차지한 리세광은 방송의 단골 손님입니다.
[리세광/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제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조국의 금메달에 공백이 생길 것만 같아 차마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우도 부각합니다.
[리종호/리세광 아버지 : "우리 세광이 감독 동지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배려로 새 살림집을 수여 받게 됐다고 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때 당시 저의 심정이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
[남정순/리세광 어머니 : "나야 뭐 우리 세광이를 낳았을 뿐이지 나라에서 다 키워줬죠. 그래서 우리 세광이가 올 때마다 이 은덕에 보답하라고 늘 말하곤 합니다."]
국제대회 참가 역시 김정은 찬양과 체제 선전에 활용되고 있는 겁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당연히 선수들은 외국 한번 나가려고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는 거잖아요. 북한은 그걸 충성심으로 포장해서 선전도구로 사용하다 보니까 금메달을 따면 선수에게 명예의 전당 같은 것도 만들어주고 그러는 거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의 성적은 어떨까?
유도, 역도, 레슬링과 체조 등 9개 주력 종목을 주목하라는데요.
종목 특성상 내부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이 조선인들의 체형에 맞는 종목들을 개발해서 육성하라고 한 게 승산 종목인데 9개 종목이 있습니다. 대부분 투기 종목 이고 국제간 교류가 없어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종목들이죠. 외국의 수준 높은 나라들의 선수들과 경기력을 갖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스포츠의 과학화를 강조하며 내부 시설 정비를 해온 점도 효과가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요즘은 북한도 과학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서 오히려 단기간에 몸을 만들어요. 9월이 멀지 않았잖아요. (평소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수들은 몸을 부대끼다 보면 금방 체력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준비는 더 잘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
현재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들이 대부분 세계적 기량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뛴 경험을 갖춘 선수 출신들이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오늘도 그(전 국가대표)는 전도양양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압록강체육단 역기 감독으로 나라의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기존의 메달 땄던 선수들 하고 지금 신진 선수들하고 계속 스파링해서 일대일 코치 형태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제적 경기력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의 경기력를 그대로 흡수했다면 그게 복병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감독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에 대한 경기력은 무시 못 하죠."]
실제로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까지 북한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왔습니다.
["지난 9월 타이에서 진행된 2019년 국제 역도연맹 세계 역도 선수권대회에서 림정심, 엄윤철 선수를 비롯해 여러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쟁취하고 대회 새기록을 세웠으며, 또 2019년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박영미선수가 우승한 것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메달 전망을 하기엔 현재로선 무리라는 평갑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남북 대결.
단일팀은커녕 공동입장도 기대하기 어렵고, 남북 선수들의 한 판 대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남자 축굽니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서지만 외적 요인이 작용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확실히 우위에 있죠. 그런데 북한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무조건 한국팀에는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오면 조금 힘든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당시 북한은 일방적으로 우리 중계진과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을 막고 중계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충돌 직전까지 격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욕설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손흥민/당시 축구대표팀 주장/2019년 인터뷰 :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경기가 매우 거칠었고, (북한 선수의)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남북 축구 대결이 성사되면 이전 못잖은 분위기가 예상되는데 변수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등 해외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두 북한에 복귀해 있는 겁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소속팀을 찾지 못해 돌아간 상탠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3세 이상에 대한 와일드카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들이 내쫓아서 돌아왔지만 이렇게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시안게임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런 인재들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으면 와일드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유럽에서 뛰었던 세 명의 선수 전부 다 출전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죠."]
이들 모두 대표적인 공격수인 만큼 만만찮은 상대로 평가 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유럽에서 잘 나가는 최전방에 있었던 친구들이지 않습니까. 그 세 명을 수비에 많이 활용한다는 측면들도 있는데 최전방의 공격수들이 달려들면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버거운 상대가 될 수도 있겠죠."]
금메달 12개를 포함, 총 37개의 메달로 2018 아시안게임 종합순위 10위에 올랐던 북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또 내년 7월 말 개막하는 파리 여름철 올림픽에도 참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북한이 다시 문을 열고 유엔 인권 시스템에 참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지난 19일, 제 53차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밝힌 소감입니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북한도 곧 국경봉쇄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지만, 아직까지 북한당국의 방역 정책엔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하계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다고 개최국 중국이 최근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참가한다면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 복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수 년간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만큼 북한을 대표할 선수들이 누구인지, 기량은 어느 정도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현역 최고 선수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김덕훈 내각총리와 김일국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10대 최우수선수를 선정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선수 리성금을 포함해 7개 종목, 열 명의 선수가 뽑혔는데요.
선수들은 소감에서 국제대회 출전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로광렬/역도선수 : "오늘의 영예를 잊지 않고 훈련을 더 잘해서..."]
[김진아/유도선수 : "기쁩니다."]
[리성금/역도선수 : "국제경기에서 조국의 영예를 세계만방에 떨치겠다는..."]
그리고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막 D-100일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45개 출전 대상국들이 모두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참가를 간접적이지만 공식 확인한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5년 만에 복귀하는 국제 스포츠 종합무대가 되는데, 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내부 수요와 함께 개최국이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내부적으로 세대교체가 일부분 있었을 거고 그 과정에서 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국제적 경험을 시켜줘야 한다는 내부 수요도 있었을 거고, 중국이 특별한 국가지 않습니까. 혈맹 국가에서 아시아권 대잔치를 하는데 안 나가면 잔치에 훼방 놓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 선수단들을 한 2백 명 정도 이끌고 간다라는 게 기본적인 도리인 것 같습니다."]
북한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는 물론 이들을 키워 낸 감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건데요.
1975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후보였던 한국 선수를 누르고 역전승한 박영순의 이야기를 소환하거나...
["어머니와 남조선 선수와의 준준결승 경기는 오늘도 탁구 역사의 가장 치열한 대결전 중에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기계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배길수의 특집 방송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배길수/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세계 패권으로 금메달로 조국을 받드는 아들이 돼라. 바로 이거였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내가 조국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안금애의 7전 8기 도전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32살의 조선 선수와 25살 한창나이에 올림픽 우승 후보자로 지목된 쿠바 선수와의 금메달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안금애/前 북한 유도 국가대표 : "바라고 바라던 금메달을 쟁취했을 때 부모님들의 당부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떠올라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역시 서른이 넘은 나이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 차지한 리세광은 방송의 단골 손님입니다.
[리세광/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제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조국의 금메달에 공백이 생길 것만 같아 차마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우도 부각합니다.
[리종호/리세광 아버지 : "우리 세광이 감독 동지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배려로 새 살림집을 수여 받게 됐다고 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때 당시 저의 심정이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
[남정순/리세광 어머니 : "나야 뭐 우리 세광이를 낳았을 뿐이지 나라에서 다 키워줬죠. 그래서 우리 세광이가 올 때마다 이 은덕에 보답하라고 늘 말하곤 합니다."]
국제대회 참가 역시 김정은 찬양과 체제 선전에 활용되고 있는 겁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당연히 선수들은 외국 한번 나가려고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는 거잖아요. 북한은 그걸 충성심으로 포장해서 선전도구로 사용하다 보니까 금메달을 따면 선수에게 명예의 전당 같은 것도 만들어주고 그러는 거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의 성적은 어떨까?
유도, 역도, 레슬링과 체조 등 9개 주력 종목을 주목하라는데요.
종목 특성상 내부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이 조선인들의 체형에 맞는 종목들을 개발해서 육성하라고 한 게 승산 종목인데 9개 종목이 있습니다. 대부분 투기 종목 이고 국제간 교류가 없어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종목들이죠. 외국의 수준 높은 나라들의 선수들과 경기력을 갖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스포츠의 과학화를 강조하며 내부 시설 정비를 해온 점도 효과가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요즘은 북한도 과학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서 오히려 단기간에 몸을 만들어요. 9월이 멀지 않았잖아요. (평소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수들은 몸을 부대끼다 보면 금방 체력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준비는 더 잘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
현재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들이 대부분 세계적 기량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뛴 경험을 갖춘 선수 출신들이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오늘도 그(전 국가대표)는 전도양양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압록강체육단 역기 감독으로 나라의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기존의 메달 땄던 선수들 하고 지금 신진 선수들하고 계속 스파링해서 일대일 코치 형태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제적 경기력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의 경기력를 그대로 흡수했다면 그게 복병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감독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에 대한 경기력은 무시 못 하죠."]
실제로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까지 북한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왔습니다.
["지난 9월 타이에서 진행된 2019년 국제 역도연맹 세계 역도 선수권대회에서 림정심, 엄윤철 선수를 비롯해 여러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쟁취하고 대회 새기록을 세웠으며, 또 2019년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박영미선수가 우승한 것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메달 전망을 하기엔 현재로선 무리라는 평갑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남북 대결.
단일팀은커녕 공동입장도 기대하기 어렵고, 남북 선수들의 한 판 대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남자 축굽니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서지만 외적 요인이 작용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확실히 우위에 있죠. 그런데 북한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무조건 한국팀에는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오면 조금 힘든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당시 북한은 일방적으로 우리 중계진과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을 막고 중계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충돌 직전까지 격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욕설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손흥민/당시 축구대표팀 주장/2019년 인터뷰 :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경기가 매우 거칠었고, (북한 선수의)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남북 축구 대결이 성사되면 이전 못잖은 분위기가 예상되는데 변수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등 해외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두 북한에 복귀해 있는 겁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소속팀을 찾지 못해 돌아간 상탠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3세 이상에 대한 와일드카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들이 내쫓아서 돌아왔지만 이렇게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시안게임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런 인재들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으면 와일드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유럽에서 뛰었던 세 명의 선수 전부 다 출전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죠."]
이들 모두 대표적인 공격수인 만큼 만만찮은 상대로 평가 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유럽에서 잘 나가는 최전방에 있었던 친구들이지 않습니까. 그 세 명을 수비에 많이 활용한다는 측면들도 있는데 최전방의 공격수들이 달려들면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버거운 상대가 될 수도 있겠죠."]
금메달 12개를 포함, 총 37개의 메달로 2018 아시안게임 종합순위 10위에 올랐던 북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또 내년 7월 말 개막하는 파리 여름철 올림픽에도 참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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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북, 항저우 AG 참가 유력…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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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6-24 08:10:28
- 수정2023-06-26 11:15:55

[앵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북한이 다시 문을 열고 유엔 인권 시스템에 참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지난 19일, 제 53차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밝힌 소감입니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북한도 곧 국경봉쇄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지만, 아직까지 북한당국의 방역 정책엔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하계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다고 개최국 중국이 최근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참가한다면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 복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수 년간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만큼 북한을 대표할 선수들이 누구인지, 기량은 어느 정도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현역 최고 선수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김덕훈 내각총리와 김일국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10대 최우수선수를 선정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선수 리성금을 포함해 7개 종목, 열 명의 선수가 뽑혔는데요.
선수들은 소감에서 국제대회 출전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로광렬/역도선수 : "오늘의 영예를 잊지 않고 훈련을 더 잘해서..."]
[김진아/유도선수 : "기쁩니다."]
[리성금/역도선수 : "국제경기에서 조국의 영예를 세계만방에 떨치겠다는..."]
그리고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막 D-100일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45개 출전 대상국들이 모두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참가를 간접적이지만 공식 확인한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5년 만에 복귀하는 국제 스포츠 종합무대가 되는데, 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내부 수요와 함께 개최국이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내부적으로 세대교체가 일부분 있었을 거고 그 과정에서 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국제적 경험을 시켜줘야 한다는 내부 수요도 있었을 거고, 중국이 특별한 국가지 않습니까. 혈맹 국가에서 아시아권 대잔치를 하는데 안 나가면 잔치에 훼방 놓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 선수단들을 한 2백 명 정도 이끌고 간다라는 게 기본적인 도리인 것 같습니다."]
북한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는 물론 이들을 키워 낸 감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건데요.
1975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후보였던 한국 선수를 누르고 역전승한 박영순의 이야기를 소환하거나...
["어머니와 남조선 선수와의 준준결승 경기는 오늘도 탁구 역사의 가장 치열한 대결전 중에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기계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배길수의 특집 방송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배길수/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세계 패권으로 금메달로 조국을 받드는 아들이 돼라. 바로 이거였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내가 조국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안금애의 7전 8기 도전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32살의 조선 선수와 25살 한창나이에 올림픽 우승 후보자로 지목된 쿠바 선수와의 금메달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안금애/前 북한 유도 국가대표 : "바라고 바라던 금메달을 쟁취했을 때 부모님들의 당부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떠올라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역시 서른이 넘은 나이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 차지한 리세광은 방송의 단골 손님입니다.
[리세광/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제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조국의 금메달에 공백이 생길 것만 같아 차마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우도 부각합니다.
[리종호/리세광 아버지 : "우리 세광이 감독 동지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배려로 새 살림집을 수여 받게 됐다고 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때 당시 저의 심정이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
[남정순/리세광 어머니 : "나야 뭐 우리 세광이를 낳았을 뿐이지 나라에서 다 키워줬죠. 그래서 우리 세광이가 올 때마다 이 은덕에 보답하라고 늘 말하곤 합니다."]
국제대회 참가 역시 김정은 찬양과 체제 선전에 활용되고 있는 겁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당연히 선수들은 외국 한번 나가려고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는 거잖아요. 북한은 그걸 충성심으로 포장해서 선전도구로 사용하다 보니까 금메달을 따면 선수에게 명예의 전당 같은 것도 만들어주고 그러는 거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의 성적은 어떨까?
유도, 역도, 레슬링과 체조 등 9개 주력 종목을 주목하라는데요.
종목 특성상 내부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이 조선인들의 체형에 맞는 종목들을 개발해서 육성하라고 한 게 승산 종목인데 9개 종목이 있습니다. 대부분 투기 종목 이고 국제간 교류가 없어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종목들이죠. 외국의 수준 높은 나라들의 선수들과 경기력을 갖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스포츠의 과학화를 강조하며 내부 시설 정비를 해온 점도 효과가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요즘은 북한도 과학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서 오히려 단기간에 몸을 만들어요. 9월이 멀지 않았잖아요. (평소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수들은 몸을 부대끼다 보면 금방 체력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준비는 더 잘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
현재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들이 대부분 세계적 기량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뛴 경험을 갖춘 선수 출신들이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오늘도 그(전 국가대표)는 전도양양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압록강체육단 역기 감독으로 나라의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기존의 메달 땄던 선수들 하고 지금 신진 선수들하고 계속 스파링해서 일대일 코치 형태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제적 경기력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의 경기력를 그대로 흡수했다면 그게 복병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감독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에 대한 경기력은 무시 못 하죠."]
실제로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까지 북한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왔습니다.
["지난 9월 타이에서 진행된 2019년 국제 역도연맹 세계 역도 선수권대회에서 림정심, 엄윤철 선수를 비롯해 여러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쟁취하고 대회 새기록을 세웠으며, 또 2019년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박영미선수가 우승한 것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메달 전망을 하기엔 현재로선 무리라는 평갑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남북 대결.
단일팀은커녕 공동입장도 기대하기 어렵고, 남북 선수들의 한 판 대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남자 축굽니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서지만 외적 요인이 작용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확실히 우위에 있죠. 그런데 북한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무조건 한국팀에는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오면 조금 힘든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당시 북한은 일방적으로 우리 중계진과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을 막고 중계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충돌 직전까지 격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욕설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손흥민/당시 축구대표팀 주장/2019년 인터뷰 :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경기가 매우 거칠었고, (북한 선수의)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남북 축구 대결이 성사되면 이전 못잖은 분위기가 예상되는데 변수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등 해외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두 북한에 복귀해 있는 겁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소속팀을 찾지 못해 돌아간 상탠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3세 이상에 대한 와일드카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들이 내쫓아서 돌아왔지만 이렇게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시안게임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런 인재들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으면 와일드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유럽에서 뛰었던 세 명의 선수 전부 다 출전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죠."]
이들 모두 대표적인 공격수인 만큼 만만찮은 상대로 평가 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유럽에서 잘 나가는 최전방에 있었던 친구들이지 않습니까. 그 세 명을 수비에 많이 활용한다는 측면들도 있는데 최전방의 공격수들이 달려들면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버거운 상대가 될 수도 있겠죠."]
금메달 12개를 포함, 총 37개의 메달로 2018 아시안게임 종합순위 10위에 올랐던 북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또 내년 7월 말 개막하는 파리 여름철 올림픽에도 참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북한이 다시 문을 열고 유엔 인권 시스템에 참여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지난 19일, 제 53차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밝힌 소감입니다.
국제사회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북한도 곧 국경봉쇄를 풀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지만, 아직까지 북한당국의 방역 정책엔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하계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다고 개최국 중국이 최근 공식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참가한다면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 복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이후 5년 만입니다.
수 년간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만큼 북한을 대표할 선수들이 누구인지, 기량은 어느 정도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현역 최고 선수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김덕훈 내각총리와 김일국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10대 최우수선수를 선정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선수 리성금을 포함해 7개 종목, 열 명의 선수가 뽑혔는데요.
선수들은 소감에서 국제대회 출전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로광렬/역도선수 : "오늘의 영예를 잊지 않고 훈련을 더 잘해서..."]
[김진아/유도선수 : "기쁩니다."]
[리성금/역도선수 : "국제경기에서 조국의 영예를 세계만방에 떨치겠다는..."]
그리고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막 D-100일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45개 출전 대상국들이 모두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참가를 간접적이지만 공식 확인한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5년 만에 복귀하는 국제 스포츠 종합무대가 되는데, 국제대회 참가에 대한 내부 수요와 함께 개최국이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내부적으로 세대교체가 일부분 있었을 거고 그 과정에서 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국제적 경험을 시켜줘야 한다는 내부 수요도 있었을 거고, 중국이 특별한 국가지 않습니까. 혈맹 국가에서 아시아권 대잔치를 하는데 안 나가면 잔치에 훼방 놓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 선수단들을 한 2백 명 정도 이끌고 간다라는 게 기본적인 도리인 것 같습니다."]
북한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는 물론 이들을 키워 낸 감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건데요.
1975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후보였던 한국 선수를 누르고 역전승한 박영순의 이야기를 소환하거나...
["어머니와 남조선 선수와의 준준결승 경기는 오늘도 탁구 역사의 가장 치열한 대결전 중에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기계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배길수의 특집 방송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배길수/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세계 패권으로 금메달로 조국을 받드는 아들이 돼라. 바로 이거였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내가 조국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안금애의 7전 8기 도전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32살의 조선 선수와 25살 한창나이에 올림픽 우승 후보자로 지목된 쿠바 선수와의 금메달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안금애/前 북한 유도 국가대표 : "바라고 바라던 금메달을 쟁취했을 때 부모님들의 당부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떠올라 눈물이 절로 났습니다."]
역시 서른이 넘은 나이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 차지한 리세광은 방송의 단골 손님입니다.
[리세광/前 북한 기계체조 국가대표 : "제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조국의 금메달에 공백이 생길 것만 같아 차마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선수들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우도 부각합니다.
[리종호/리세광 아버지 : "우리 세광이 감독 동지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배려로 새 살림집을 수여 받게 됐다고 알려주더란 말입니다. 그때 당시 저의 심정이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
[남정순/리세광 어머니 : "나야 뭐 우리 세광이를 낳았을 뿐이지 나라에서 다 키워줬죠. 그래서 우리 세광이가 올 때마다 이 은덕에 보답하라고 늘 말하곤 합니다."]
국제대회 참가 역시 김정은 찬양과 체제 선전에 활용되고 있는 겁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당연히 선수들은 외국 한번 나가려고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는 거잖아요. 북한은 그걸 충성심으로 포장해서 선전도구로 사용하다 보니까 금메달을 따면 선수에게 명예의 전당 같은 것도 만들어주고 그러는 거죠."]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단의 성적은 어떨까?
유도, 역도, 레슬링과 체조 등 9개 주력 종목을 주목하라는데요.
종목 특성상 내부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이 조선인들의 체형에 맞는 종목들을 개발해서 육성하라고 한 게 승산 종목인데 9개 종목이 있습니다. 대부분 투기 종목 이고 국제간 교류가 없어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종목들이죠. 외국의 수준 높은 나라들의 선수들과 경기력을 갖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스포츠의 과학화를 강조하며 내부 시설 정비를 해온 점도 효과가 있을 거란 분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요즘은 북한도 과학적으로 시스템이 잘 돼 있어서 오히려 단기간에 몸을 만들어요. 9월이 멀지 않았잖아요. (평소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선수들은 몸을 부대끼다 보면 금방 체력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준비는 더 잘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
현재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들이 대부분 세계적 기량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뛴 경험을 갖춘 선수 출신들이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오늘도 그(전 국가대표)는 전도양양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압록강체육단 역기 감독으로 나라의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기존의 메달 땄던 선수들 하고 지금 신진 선수들하고 계속 스파링해서 일대일 코치 형태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제적 경기력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의 경기력를 그대로 흡수했다면 그게 복병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감독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에 대한 경기력은 무시 못 하죠."]
실제로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기 직전까지 북한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왔습니다.
["지난 9월 타이에서 진행된 2019년 국제 역도연맹 세계 역도 선수권대회에서 림정심, 엄윤철 선수를 비롯해 여러 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쟁취하고 대회 새기록을 세웠으며, 또 2019년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박영미선수가 우승한 것을 비롯해 많은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메달 전망을 하기엔 현재로선 무리라는 평갑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역시 남북 대결.
단일팀은커녕 공동입장도 기대하기 어렵고, 남북 선수들의 한 판 대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남자 축굽니다.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앞서지만 외적 요인이 작용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의성/前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확실히 우위에 있죠. 그런데 북한 친구들이 정신적으로 무조건 한국팀에는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오면 조금 힘든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당시 북한은 일방적으로 우리 중계진과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을 막고 중계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지만 충돌 직전까지 격하게 진행됐고, 북한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욕설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손흥민/당시 축구대표팀 주장/2019년 인터뷰 :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경기가 매우 거칠었고, (북한 선수의) 심한 욕설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남북 축구 대결이 성사되면 이전 못잖은 분위기가 예상되는데 변수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한광성, 최성혁, 박광룡 등 해외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두 북한에 복귀해 있는 겁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소속팀을 찾지 못해 돌아간 상탠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23세 이상에 대한 와일드카드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당신들이 내쫓아서 돌아왔지만 이렇게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시안게임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런 인재들의 경기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으면 와일드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유럽에서 뛰었던 세 명의 선수 전부 다 출전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죠."]
이들 모두 대표적인 공격수인 만큼 만만찮은 상대로 평가 됩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 "유럽에서 잘 나가는 최전방에 있었던 친구들이지 않습니까. 그 세 명을 수비에 많이 활용한다는 측면들도 있는데 최전방의 공격수들이 달려들면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버거운 상대가 될 수도 있겠죠."]
금메달 12개를 포함, 총 37개의 메달로 2018 아시안게임 종합순위 10위에 올랐던 북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또 내년 7월 말 개막하는 파리 여름철 올림픽에도 참가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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