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억 빗물 저류시설에 침하·균열…“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입력 2023.06.27 (07:38) 수정 2023.06.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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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가 시작되면서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경남 거제에서는 국비 등 204억 원을 들여 빗물 저류시설을 만들었지만 하자투성이어서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업체들끼리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긴급 보수·보강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9월, 최고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내린 경남 거제의 바닷가 마을.

만조까지 겹치면서 주택 80여 가구가 물에 잠겼습니다.

[문수림/경남 거제시 일운면 : "만조하고 겹치면 물에 많이 잠기는 편이에요. 몇 년 전에는 심하게 잠겨서, 거의 사람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찼어요)."]

경남 거제시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국비 등 사업비 204억 원을 들여 2만 5천 톤 규모의 빗물 저류시설을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뒤 균열과 침하가 발생해 거의 끝나가던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열 달여 만에 들어가 봤더니 외벽은 할퀸 듯 곳곳에 금이 갔고 빗물 유입구는 나무 자재로 막혀 있습니다.

대한토목학회가 조사한 결과, "현재 안전성 문제로 보수·보강이 불가피하며, 설계와 시공 단계 등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곽승립/경남 거제시 시민안전과장 :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고요. 현 상황이 빚어진 점에 대해서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분명히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설계와 시공, 감리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면 업체 간 책임 비율을 따져야 해서 현장을 보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보수·보강 공사는 기약조차 없습니다.

[양태석/경남 거제시의원 : "소송을 가게 되면 언제 해결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장마가 지금 예보돼 있고 태풍도 곧 닥칠 텐데..."]

204억 원짜리 부실 덩어리 빗물 저류 시설 때문에 주민들은 올 여름 집이 또 잠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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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억 빗물 저류시설에 침하·균열…“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 입력 2023-06-27 07:38:39
    • 수정2023-06-27 07: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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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가 시작되면서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경남 거제에서는 국비 등 204억 원을 들여 빗물 저류시설을 만들었지만 하자투성이어서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업체들끼리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긴급 보수·보강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9월, 최고 3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내린 경남 거제의 바닷가 마을.

만조까지 겹치면서 주택 80여 가구가 물에 잠겼습니다.

[문수림/경남 거제시 일운면 : "만조하고 겹치면 물에 많이 잠기는 편이에요. 몇 년 전에는 심하게 잠겨서, 거의 사람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찼어요)."]

경남 거제시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국비 등 사업비 204억 원을 들여 2만 5천 톤 규모의 빗물 저류시설을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뒤 균열과 침하가 발생해 거의 끝나가던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열 달여 만에 들어가 봤더니 외벽은 할퀸 듯 곳곳에 금이 갔고 빗물 유입구는 나무 자재로 막혀 있습니다.

대한토목학회가 조사한 결과, "현재 안전성 문제로 보수·보강이 불가피하며, 설계와 시공 단계 등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곽승립/경남 거제시 시민안전과장 :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고요. 현 상황이 빚어진 점에 대해서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분명히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설계와 시공, 감리사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면 업체 간 책임 비율을 따져야 해서 현장을 보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보수·보강 공사는 기약조차 없습니다.

[양태석/경남 거제시의원 : "소송을 가게 되면 언제 해결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장마가 지금 예보돼 있고 태풍도 곧 닥칠 텐데..."]

204억 원짜리 부실 덩어리 빗물 저류 시설 때문에 주민들은 올 여름 집이 또 잠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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