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값 내리고, 정부 때리고…2010년 가격 인하와 ‘판박이’

입력 2023.06.27 (21:04) 수정 2023.06.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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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기나 수도 같은 공공요금도 아니고, 이렇게 업계에서 동시에 가격을 내리는 일은 아주 드뭅니다.

라면값을 한꺼번에 내린 적이 2000년 이후 딱 한 번 있었는데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이 그 때와 거의 똑같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라면값 인하에 대한 가장 흔한 반응, '낯설다'입니다.

[한성영/서울 영등포구 : "(가격 낮춘다는 거 들어본 적 있으세요?) 처음 들어봐요."]

[손주란/서울 동작구 : "올렸다가 낮추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라면 가격이 떨어진 때는 2010년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2008년 '곡물 파동'으로 밀 가격이 급등하고, 라면값이 10% 넘게 오릅니다.

1년 정도 지나 밀 가격이 안정되자 당시 여당 정책위의장은 '밀가루 가격이 내렸는데 라면 등 식품 가격만 제자리'라고 꼬집습니다.

이후 2주도 안 돼 라면값이 일제히 인하됩니다.

지난해 밀 가격 폭등하자 라면 가격이 크게 올랐고, 올해 밀 값이 떨어지자 경제부총리가 나선 뒤 9일 만에 가격이 인하된 과정과 비슷합니다.

체감 물가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대표 품목으로 '라면'을 꼽은 거로 보입니다.

[주영훈/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들이 라면, 소주, 담배 같은 품목들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에서도 좀 요구가 들어온 거로…"]

그때와 지금, 비슷한 게 하나 더 있는데, 라면값 인하 폭이 앞선 상승 폭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2010년 인하 이후 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라면 회사들은 2011년과 이듬해 잇따라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달 들어 국제 밀 가격이 반등 중인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진 않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정현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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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값 내리고, 정부 때리고…2010년 가격 인하와 ‘판박이’
    • 입력 2023-06-27 21:04:08
    • 수정2023-06-27 22: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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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기나 수도 같은 공공요금도 아니고, 이렇게 업계에서 동시에 가격을 내리는 일은 아주 드뭅니다.

라면값을 한꺼번에 내린 적이 2000년 이후 딱 한 번 있었는데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이 그 때와 거의 똑같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라면값 인하에 대한 가장 흔한 반응, '낯설다'입니다.

[한성영/서울 영등포구 : "(가격 낮춘다는 거 들어본 적 있으세요?) 처음 들어봐요."]

[손주란/서울 동작구 : "올렸다가 낮추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라면 가격이 떨어진 때는 2010년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2008년 '곡물 파동'으로 밀 가격이 급등하고, 라면값이 10% 넘게 오릅니다.

1년 정도 지나 밀 가격이 안정되자 당시 여당 정책위의장은 '밀가루 가격이 내렸는데 라면 등 식품 가격만 제자리'라고 꼬집습니다.

이후 2주도 안 돼 라면값이 일제히 인하됩니다.

지난해 밀 가격 폭등하자 라면 가격이 크게 올랐고, 올해 밀 값이 떨어지자 경제부총리가 나선 뒤 9일 만에 가격이 인하된 과정과 비슷합니다.

체감 물가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대표 품목으로 '라면'을 꼽은 거로 보입니다.

[주영훈/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들이 라면, 소주, 담배 같은 품목들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에서도 좀 요구가 들어온 거로…"]

그때와 지금, 비슷한 게 하나 더 있는데, 라면값 인하 폭이 앞선 상승 폭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2010년 인하 이후 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라면 회사들은 2011년과 이듬해 잇따라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달 들어 국제 밀 가격이 반등 중인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진 않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정현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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