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살해, ‘출생 후 24시간’이 고비…“고립 피하게 해야”

입력 2023.06.27 (21:12) 수정 2023.06.27 (21: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세상에 나와 기록도 남기기 전 목숨을 빼앗긴 아이들은 대부분 출생 24시간 안에 친모에 의해 숨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 '하루'가 고비라는 건데 바꿔 말해 이 시간, 주변에서 관심을 기울이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21년 9월 : "탯줄도 떼지 않은 신생아를 식당 쓰레기통에 버린 산모의 범행 직후 모습입니다."]

아이를 낳은 지 두 시간 만에 상처를 내고 쓰레기통에 버린 여성.

다행히 아이는 기적적으로 구조됐고, 친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이 두 명의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친모 고 모 씨 역시 둘 다 출산 하루 만에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최근 2년간 판결문 19건을 분석해보니, 영아살해 범죄는 대부분 출생 24시간 이내에 발생했습니다.

아이가 출생한 지 24시간 안에 살해, 또는 살해를 시도한 경우가 전체의 68%였습니다.

범행 동기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두려움'과 '경제적 이유'였습니다.

국내 연구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3년부터 8년간 발생한 전체 영아살해 사건 중 87%는 출생 24시간 안에 발생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가해자의 98%는 미혼인 친모였습니다.

범행 동기는 '임신 사실을 알리는 게 두려워서'가 87%, '경제적 이유'는 74%였습니다.

[김성희/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 "보호자도 없는 상태에서 흥분 상태인 산모가 영아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경제적인 혹은 정서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분들이었기 때문에…"]

결국 산모가 출산 24시간 내, '두려움'과 '고립감'을 느끼지 않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단 의미입니다.

[유미숙/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국장 : "민간의 정보, 정부의 정보, 이런 걸 총망라해서 개인 상황에 맞게 컨설팅해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그런 곳이 지금 없어요."]

현재로선 여성가족부나 복지부, 주민센터 등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도움을 받도록 해주는 게 최선인데,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석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아살해, ‘출생 후 24시간’이 고비…“고립 피하게 해야”
    • 입력 2023-06-27 21:12:58
    • 수정2023-06-27 21:46:48
    뉴스 9
[앵커]

이렇게 세상에 나와 기록도 남기기 전 목숨을 빼앗긴 아이들은 대부분 출생 24시간 안에 친모에 의해 숨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 '하루'가 고비라는 건데 바꿔 말해 이 시간, 주변에서 관심을 기울이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KBS 뉴스9/2021년 9월 : "탯줄도 떼지 않은 신생아를 식당 쓰레기통에 버린 산모의 범행 직후 모습입니다."]

아이를 낳은 지 두 시간 만에 상처를 내고 쓰레기통에 버린 여성.

다행히 아이는 기적적으로 구조됐고, 친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이 두 명의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친모 고 모 씨 역시 둘 다 출산 하루 만에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최근 2년간 판결문 19건을 분석해보니, 영아살해 범죄는 대부분 출생 24시간 이내에 발생했습니다.

아이가 출생한 지 24시간 안에 살해, 또는 살해를 시도한 경우가 전체의 68%였습니다.

범행 동기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두려움'과 '경제적 이유'였습니다.

국내 연구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3년부터 8년간 발생한 전체 영아살해 사건 중 87%는 출생 24시간 안에 발생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가해자의 98%는 미혼인 친모였습니다.

범행 동기는 '임신 사실을 알리는 게 두려워서'가 87%, '경제적 이유'는 74%였습니다.

[김성희/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 "보호자도 없는 상태에서 흥분 상태인 산모가 영아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경제적인 혹은 정서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분들이었기 때문에…"]

결국 산모가 출산 24시간 내, '두려움'과 '고립감'을 느끼지 않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단 의미입니다.

[유미숙/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국장 : "민간의 정보, 정부의 정보, 이런 걸 총망라해서 개인 상황에 맞게 컨설팅해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그런 곳이 지금 없어요."]

현재로선 여성가족부나 복지부, 주민센터 등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도움을 받도록 해주는 게 최선인데,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석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