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횡령 혐의 상조회 간부들 집행유예

[앵커]

레미콘 기사들이 가입한 상조회의 회비를 빼돌린 전직 간부들이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수억 원을 횡령했다고 봤는데, 이렇게 챙긴 돈은 생활비와 도박 등에 쓴 거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레미콘업체입니다.

법적으로 사업자 신분이라 노조를 만들기 어려웠던 업체 기사들은 사실상의 노조 역할을 해온 상조회에 일정액을 내왔습니다.

그런데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상조회 간부들의 횡령 의혹이 불거져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재판에 넘겨진 전 상조회장 김 모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함께 기소된 상조회 총무 임 모 씨 등 2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 등이 8년 동안 3억 4천여만 원을 빼돌려 생활비와 도박자금 등에 썼다고 봤습니다.

레미콘 기사들이 상조회에 가입하면서 차량 1대당 300~800만 원까지 협찬금을 내고, 매달 3만 원씩을 냈는데, 그 일부를 빼돌렸다는 겁니다.

레미콘 기사들은 사실상 이들이 일감을 쥐고 있어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고 말합니다.

[피해 레미콘 기사/음성변조 : "(레미콘) 차가 1억이 넘으니까 저기서 빠져나오는 게 쉬운 건 아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 사람이 저렇게 해도 군림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피해 레미콘 기사들은 공소시효 탓에 횡령금액이 일부만 인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밝힌 가운데 법원은 죄질은 좋지 않지만 횡령금액이 대부분 변제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