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갈곳 없는 알콜 중독자들

입력 2000.05.0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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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익 앵커 :
본인의 의지나 의술로만은 치유가 어려운 병, 정작 본인보다도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이
더 큰 병이 바로 알콜 중독과 치매입니다. 그런데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치료
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이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거나 가족들로부
터 버림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실태와 문제점을 김주영, 김광진 두 기자가 집중 취
재했습니다.
⊙ 김주영 기자 :
우리나라는 영국산 위스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성
인 남자는 12%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알콜 중독자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드러내
놓고 이를 치료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정신 질환자로 인식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
다.
⊙ 알콜중독환자 :
정신병원 들어온 것 얘기하길 꺼리고 이왕이면 숨기려고 노력하죠.
⊙ 김주영 기자 :
알콜 중독환자가 입원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20여 개, 대부분이 국공립 정신병
원이고 외출, 외박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알콜 중독환자들이 꺼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동열 / 국립 서울정신병원 과장 :
개방 병동으로 해 가지고 환자가 스스로 좀 입원할 수 있는, 입원할 수 있도록 해 가지
고 치료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김주영 기자 :
종합병원들은 또 수익성과 환자 관리를 이유로 알콜 중독환자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민
간의 전문클리닉은 단 두 군데에 불과합니다.
⊙ 김경빈 / 신경정신과 전문의 :
알콜 센터로 하면 오래 잡아둘 수 없거든요, 빨리 퇴원시켜야 되고. 그런 면도 있고, 또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도 있고요. 경영적으로도 이제 별로 이득이 안되니까...
⊙ 김주영 기자 :
보건복지부는 내년까지 7군데에 알콜중독상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러나 상담보다는 전문치료를 전담할 병원 시설이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정도는 더 필요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주영입니다.
사회복지시설에만 맡긴다
⊙ 김광진 기자 :
이 병동에는 치매에 걸린 노인 80여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올해 60인 이 할머니는 2년
째 치료를 받고 있지만 가족들이 연락을 끊은지 1년이 됐습니다. 정신이 가물가물한 할
머니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합니다.
⊙ 김 할머니 / 치매환자 :
퇴원시켜 달라고 했는데, 더 있어야 한다고 퇴원 안 시켜줘요.

⊙ 김광진 기자 :
이 병동에 김 할머니와 같은 처지인 노인들이 상당수라고 병원측은 말합니다.
⊙ 이경화 / 광주 시립 정신병원 간호사 :
환자 한 분 같은 경우는 8개월 동안 보호자 연락이 전혀 안됐고, 저희가 연락을 했을 때
전화를 끊어버렸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저희가 방문을 했는데도 그 아들이나 며느리가
피해버렸구요.
⊙ 김광진 기자 :
사회복지시설은 정신병원보다 사정이 더 딱합니다. 이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는 다시
찾지 못하도록 연락처를 아예 바꿔 버렸고 발길을 끊은지 8년이 넘습니다.
⊙ 박 할머니 :
나중에 (내가) 죽어도 연락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 김광진 기자 :
함께 생활하는 30여 명의 노인들 가운데 20여 명이 같은 처지입니다. 그러나 버려진 노
인들이지만 가족의 신상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어 돌려보낼 길도 막막하다고 시설 관계자
들은 말합니다. KBS뉴스 김광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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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갈곳 없는 알콜 중독자들
    • 입력 2000-05-0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 조재익 앵커 : 본인의 의지나 의술로만은 치유가 어려운 병, 정작 본인보다도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이 더 큰 병이 바로 알콜 중독과 치매입니다. 그런데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치료 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이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거나 가족들로부 터 버림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실태와 문제점을 김주영, 김광진 두 기자가 집중 취 재했습니다. ⊙ 김주영 기자 : 우리나라는 영국산 위스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성 인 남자는 12%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알콜 중독자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드러내 놓고 이를 치료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정신 질환자로 인식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 다. ⊙ 알콜중독환자 : 정신병원 들어온 것 얘기하길 꺼리고 이왕이면 숨기려고 노력하죠. ⊙ 김주영 기자 : 알콜 중독환자가 입원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20여 개, 대부분이 국공립 정신병 원이고 외출, 외박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알콜 중독환자들이 꺼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동열 / 국립 서울정신병원 과장 : 개방 병동으로 해 가지고 환자가 스스로 좀 입원할 수 있는, 입원할 수 있도록 해 가지 고 치료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김주영 기자 : 종합병원들은 또 수익성과 환자 관리를 이유로 알콜 중독환자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민 간의 전문클리닉은 단 두 군데에 불과합니다. ⊙ 김경빈 / 신경정신과 전문의 : 알콜 센터로 하면 오래 잡아둘 수 없거든요, 빨리 퇴원시켜야 되고. 그런 면도 있고, 또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도 있고요. 경영적으로도 이제 별로 이득이 안되니까... ⊙ 김주영 기자 : 보건복지부는 내년까지 7군데에 알콜중독상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러나 상담보다는 전문치료를 전담할 병원 시설이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정도는 더 필요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주영입니다. 사회복지시설에만 맡긴다 ⊙ 김광진 기자 : 이 병동에는 치매에 걸린 노인 80여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올해 60인 이 할머니는 2년 째 치료를 받고 있지만 가족들이 연락을 끊은지 1년이 됐습니다. 정신이 가물가물한 할 머니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합니다. ⊙ 김 할머니 / 치매환자 : 퇴원시켜 달라고 했는데, 더 있어야 한다고 퇴원 안 시켜줘요. ⊙ 김광진 기자 : 이 병동에 김 할머니와 같은 처지인 노인들이 상당수라고 병원측은 말합니다. ⊙ 이경화 / 광주 시립 정신병원 간호사 : 환자 한 분 같은 경우는 8개월 동안 보호자 연락이 전혀 안됐고, 저희가 연락을 했을 때 전화를 끊어버렸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저희가 방문을 했는데도 그 아들이나 며느리가 피해버렸구요. ⊙ 김광진 기자 : 사회복지시설은 정신병원보다 사정이 더 딱합니다. 이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는 다시 찾지 못하도록 연락처를 아예 바꿔 버렸고 발길을 끊은지 8년이 넘습니다. ⊙ 박 할머니 : 나중에 (내가) 죽어도 연락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 김광진 기자 : 함께 생활하는 30여 명의 노인들 가운데 20여 명이 같은 처지입니다. 그러나 버려진 노 인들이지만 가족의 신상을 밝히길 꺼려하고 있어 돌려보낼 길도 막막하다고 시설 관계자 들은 말합니다. KBS뉴스 김광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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