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장마당 대신 복합 쇼핑몰…시장 현대화

입력 2023.07.08 (08:09) 수정 2023.07.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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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지원 아나운서, 혹시 ‘편장족’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예,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을 말하는 거죠.

저도 종종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긴 하는데, 이게 요즘 쇼핑 트렌드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습니다. 편의점이 다양한 할인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재래시장 또는 대형 할인점으로 가던 소비자들 발길을 붙잡고 있다는 건데요.

시장의 쇼핑 문화도 급변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이런 변화가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선 시장하면 우리의 재래시장 격인 ‘장마당’을 떠올리는데, 최근엔 지방에도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화, 현대화 되어가고 있는 북한의 시장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주황색 타일로 색감을 살린 2층짜리 건물이 북중 접경 도시 신의주에 들어섰습니다.

지난달 14일 문을 연 신의주미래상점입니다.

각종 생필품을 비롯해 화장품, 가방, 신발과 옷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 편의시설도 제공하는 일종의 복합 쇼핑몰입니다.

["물놀이장과 이발실, 미용실 등을 훌륭히 꾸려 종합적인 상업봉사기지로서의 사명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이런 복합 쇼핑몰이 들어선 것은 이례적인데, 2016년 확대해 문을 연 평양미래상점을 본뜬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신의주에 건설됐다고 하는 미래상점은 제2의 체인점인데 미래상점이 가지고 있는 특징, 복합적인 쇼핑몰을 조성하고 있고 다양한 서비스업을 제공 한다는 측면은 굉장히 똑같다고 봐야 하겠죠. (평양 미래상점은) 굉장히 특별한 종합상점이었다고 볼 수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이번에 신의주에서 건설됐다고 하는 게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죠."]

보통강 기슭에 위치한 평양미래상점은 북한 시장의 도시화, 현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쇼핑몰입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색이 마음에 듭니다.) 색이 정말 좋습니다. 한번 입어보십시오. 정말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어때?) 조금 커 보입니다. 팔 길이도 길어 보입니다. (이 옷 호수가 작은 거 없습니까?)"]

우리에겐 평범한 모습이지만 과거 북한의 상점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1990년대 상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소비자와 상품, 판매원의 공간은 분리되어 있고 구입하고 싶은 물건도 판매원에게 얘기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박명천, 스물일곱이요. (자기 이름 밑에 주문 상품을 적으세요.)"]

이처럼 공급자 위주였던 상점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고객 중심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인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을 위해서 언제나 마음 쓰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창건 70돌을 맞으며 인민들에게 안겨주시는 또 하나의 사랑의 선물인 창광상점..."]

2015년 미래과학자거리에 문을 연 창광상점도 그 가운데 하납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판매 매장도 20개가 넘는데요.

주민 만족도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창광상점 이용객 : "우리 아이는 총이라면 오금을 못 씁니다. 여기 상점에서 자동보총과 권총을 보고 사달라고 조릅니다. 지능 놀잇감이 이렇게 많으니까 정말 좋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아까부터 여기서 자리를 못 뜨고 있는데 어느 게 제일 마음에 드십니까. (다 마음에 들어요!) 그렇습니까? (어느 걸 가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평양과 신의주는 물론 원산, 강계 등 대상건설 지역에도 일정 규모의 현대화된 상점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화 현상을 상점의 현대화, 도시화에 적극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내수 소비 촉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김정은 체제에서 대대적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어떤 현상이 일어났냐면 시장이 현대화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건물을 좀 더 현대적으로 갖추는 모습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거든요."]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소비자도 장마당에서 밀리고 밀치고 그런 어수선한 곳에서 (장을) 보는 것 보다 상점에 가면 진열 자체도 다르잖아요. 깨끗하고 쾌적하고 다만 가격이 비쌀 뿐인데 어쨌든 시장에 없는 물건도 있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게 되겠죠."]

더 나아가 상점의 대형화, 활성화를 위해 개인은 물론 외부 자본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 해외 명품 제품도 팔고 있는 평양 대성백화점의 경우 당국이 아닌 국제무역그룹이 운영한다고 북한의 영문 주간지 '평양타임스'가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주의식 통제와 관리 아래 시장화를 일정부분 허용하고 있는 겁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대부분 돈주(북한 신흥 부자)들의 돈이 많이 투입되는데 이것이 평양 자본일 수도 있고 중국 자본일 수도 있고 또 지방 유지의 자본일 수도 있는데 다만 이걸 운영하기 위해서는 개인은 안 되니까 기관의 명의를 걸고 한 달에 얼마씩 일정 돈을 내는 형태로 할 수밖에 없는 체제로 변해가는 거죠. 국가도 어떤 상점들이 있는지 파악이 되잖아요. 관리가 되고 수익 차원에서도 재정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북한도 법 제도화로 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쇼핑카트를 끌며 장을 보고, 바코드를 이용해 가격을 확인하고, 또 카드로 물건값을 계산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손주들이 네 명씩이나 되니까. 손주들 주자고 튀기(과자) 사러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간 달라진 북한 상점들의 모습은 이제 우리의 대형마트 풍경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아직 이런 모습은 일부 지역과 계층에서만 볼 수 있지만, 북한 시장의 현대화, 도시화 확산은 탈북민 심층 면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그들의 말에서 생활 속에서 상점에 가는 게 더 편하다 우리도 (한국 드라마에서) 마트를 봤는데 평양 가니까 다 그렇게 하더라 카드도 쓰더라 지방도 조금씩 그런 것들이 그런 시스템이 조금씩 도입이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더라구요."]

시장화와 함께 외부 문화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 역시 시장의 변화가 자연스럽습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돈은) 노는 데 많이 사용했죠. 노는 데도 많이 쓰고 옷 같은 것도 많이 사 입고 광복백화점이나 대성백화점 이런 데는 제집 드나들듯 왔다 갔다 하죠."]

하지만 평양 등 대도시 시장의 상점화가 지방에도 퍼져 주민들이 이용하기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장기화한 대북 제재에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외부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는 겁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상점은 있어도 물건이 없는 상황들이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상점이 활성화되고 그 상점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돼서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려면 기본적으로 무역이라고 하는 투자라고 하는 것 그다음 관광 산업이라는 부분들이 살아나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땐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잖아요. 평양을 제외하면 대부분 껍데기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또 시장의 도시화, 현대화와 함께 도농간, 계층간 격차도 더욱 벌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시장화 도시화가 진행됐다는 것은 그만큼 잘사는 사람도 생겨났고 또 사회주의 시절보다 더 못사는 사람도 생겨났고. 얼마나 지역에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인재가 있느냐 재원이 있느냐 이런 거에 따라 다르고 또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바꿔 말하면 북한도 격차사회에 들어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외 내세울 치적이 마땅찮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신의주미래상점 등 새로워진 시장을 경제와 민생의 주요 업적으로 삼을 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도 시장의 현대화는 북한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할지, 답보 상태에 빠질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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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8 08:09:08
    • 수정2023-07-08 1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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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지원 아나운서, 혹시 ‘편장족’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예,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을 말하는 거죠.

저도 종종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긴 하는데, 이게 요즘 쇼핑 트렌드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습니다. 편의점이 다양한 할인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재래시장 또는 대형 할인점으로 가던 소비자들 발길을 붙잡고 있다는 건데요.

시장의 쇼핑 문화도 급변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이런 변화가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선 시장하면 우리의 재래시장 격인 ‘장마당’을 떠올리는데, 최근엔 지방에도 복합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화, 현대화 되어가고 있는 북한의 시장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주황색 타일로 색감을 살린 2층짜리 건물이 북중 접경 도시 신의주에 들어섰습니다.

지난달 14일 문을 연 신의주미래상점입니다.

각종 생필품을 비롯해 화장품, 가방, 신발과 옷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 편의시설도 제공하는 일종의 복합 쇼핑몰입니다.

["물놀이장과 이발실, 미용실 등을 훌륭히 꾸려 종합적인 상업봉사기지로서의 사명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이런 복합 쇼핑몰이 들어선 것은 이례적인데, 2016년 확대해 문을 연 평양미래상점을 본뜬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신의주에 건설됐다고 하는 미래상점은 제2의 체인점인데 미래상점이 가지고 있는 특징, 복합적인 쇼핑몰을 조성하고 있고 다양한 서비스업을 제공 한다는 측면은 굉장히 똑같다고 봐야 하겠죠. (평양 미래상점은) 굉장히 특별한 종합상점이었다고 볼 수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이번에 신의주에서 건설됐다고 하는 게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죠."]

보통강 기슭에 위치한 평양미래상점은 북한 시장의 도시화, 현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쇼핑몰입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색이 마음에 듭니다.) 색이 정말 좋습니다. 한번 입어보십시오. 정말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어때?) 조금 커 보입니다. 팔 길이도 길어 보입니다. (이 옷 호수가 작은 거 없습니까?)"]

우리에겐 평범한 모습이지만 과거 북한의 상점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1990년대 상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소비자와 상품, 판매원의 공간은 분리되어 있고 구입하고 싶은 물건도 판매원에게 얘기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박명천, 스물일곱이요. (자기 이름 밑에 주문 상품을 적으세요.)"]

이처럼 공급자 위주였던 상점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고객 중심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인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을 위해서 언제나 마음 쓰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창건 70돌을 맞으며 인민들에게 안겨주시는 또 하나의 사랑의 선물인 창광상점..."]

2015년 미래과학자거리에 문을 연 창광상점도 그 가운데 하납니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판매 매장도 20개가 넘는데요.

주민 만족도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창광상점 이용객 : "우리 아이는 총이라면 오금을 못 씁니다. 여기 상점에서 자동보총과 권총을 보고 사달라고 조릅니다. 지능 놀잇감이 이렇게 많으니까 정말 좋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아까부터 여기서 자리를 못 뜨고 있는데 어느 게 제일 마음에 드십니까. (다 마음에 들어요!) 그렇습니까? (어느 걸 가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평양과 신의주는 물론 원산, 강계 등 대상건설 지역에도 일정 규모의 현대화된 상점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장화 현상을 상점의 현대화, 도시화에 적극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내수 소비 촉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김정은 체제에서 대대적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어떤 현상이 일어났냐면 시장이 현대화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건물을 좀 더 현대적으로 갖추는 모습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거든요."]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소비자도 장마당에서 밀리고 밀치고 그런 어수선한 곳에서 (장을) 보는 것 보다 상점에 가면 진열 자체도 다르잖아요. 깨끗하고 쾌적하고 다만 가격이 비쌀 뿐인데 어쨌든 시장에 없는 물건도 있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게 되겠죠."]

더 나아가 상점의 대형화, 활성화를 위해 개인은 물론 외부 자본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 해외 명품 제품도 팔고 있는 평양 대성백화점의 경우 당국이 아닌 국제무역그룹이 운영한다고 북한의 영문 주간지 '평양타임스'가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주의식 통제와 관리 아래 시장화를 일정부분 허용하고 있는 겁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대부분 돈주(북한 신흥 부자)들의 돈이 많이 투입되는데 이것이 평양 자본일 수도 있고 중국 자본일 수도 있고 또 지방 유지의 자본일 수도 있는데 다만 이걸 운영하기 위해서는 개인은 안 되니까 기관의 명의를 걸고 한 달에 얼마씩 일정 돈을 내는 형태로 할 수밖에 없는 체제로 변해가는 거죠. 국가도 어떤 상점들이 있는지 파악이 되잖아요. 관리가 되고 수익 차원에서도 재정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북한도 법 제도화로 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쇼핑카트를 끌며 장을 보고, 바코드를 이용해 가격을 확인하고, 또 카드로 물건값을 계산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손주들이 네 명씩이나 되니까. 손주들 주자고 튀기(과자) 사러 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간 달라진 북한 상점들의 모습은 이제 우리의 대형마트 풍경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아직 이런 모습은 일부 지역과 계층에서만 볼 수 있지만, 북한 시장의 현대화, 도시화 확산은 탈북민 심층 면접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그들의 말에서 생활 속에서 상점에 가는 게 더 편하다 우리도 (한국 드라마에서) 마트를 봤는데 평양 가니까 다 그렇게 하더라 카드도 쓰더라 지방도 조금씩 그런 것들이 그런 시스템이 조금씩 도입이 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더라구요."]

시장화와 함께 외부 문화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 역시 시장의 변화가 자연스럽습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돈은) 노는 데 많이 사용했죠. 노는 데도 많이 쓰고 옷 같은 것도 많이 사 입고 광복백화점이나 대성백화점 이런 데는 제집 드나들듯 왔다 갔다 하죠."]

하지만 평양 등 대도시 시장의 상점화가 지방에도 퍼져 주민들이 이용하기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장기화한 대북 제재에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외부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한계가 분명하다는 겁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 "상점은 있어도 물건이 없는 상황들이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상점이 활성화되고 그 상점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돼서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려면 기본적으로 무역이라고 하는 투자라고 하는 것 그다음 관광 산업이라는 부분들이 살아나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땐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잖아요. 평양을 제외하면 대부분 껍데기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또 시장의 도시화, 현대화와 함께 도농간, 계층간 격차도 더욱 벌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 : "시장화 도시화가 진행됐다는 것은 그만큼 잘사는 사람도 생겨났고 또 사회주의 시절보다 더 못사는 사람도 생겨났고. 얼마나 지역에서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인재가 있느냐 재원이 있느냐 이런 거에 따라 다르고 또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바꿔 말하면 북한도 격차사회에 들어서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외 내세울 치적이 마땅찮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신의주미래상점 등 새로워진 시장을 경제와 민생의 주요 업적으로 삼을 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도 시장의 현대화는 북한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할지, 답보 상태에 빠질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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