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 잡은 운전자…충돌 직후 MRI·CT 찍어보니

[앵커]

휴가철 피서지에서 차량 접촉 사고가 일어나곤 하는데요.

그냥 가볍게 넘어가기도 하지만 입원 치료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이런 사고 당했을 때 사람이 받는 충격의 정도를 측정하면 어떨까요?

장혁진 기자가 실험 현장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뒤로 가던 승용차가 주차된 택시와 살짝 부딪힙니다.

차에서 내린 50대 남성, 나중에 보험사를 상대로 치료비 1,3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이런 가벼운 접촉사고는 휴가철에 가장 많은데, 보상을 두고 보험사와 분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충격, 과연 어느 정도일까.

머리와 가슴 등에 센서를 부착하고, 시속 8㎞ 후진 상황에서 사람이 받는 충격을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를 가정해 실험자의 눈과 귀를 가렸습니다.

["3, 2, 1… 출발!"]

차량 범퍼가 조금 부서질 정도의 충격.

속도와 탑승자 몸무게 등을 고려해 후진사고의 충격량을 계산해보면, 똑바로 부딪혔을 때보다 비스듬히 충돌한 상황에서 충격량이 더 큽니다.

배기량이 큰 차가 작은 차를 들이받았을 때 작은 차 운전자가 받는 충격이 그 반대 경우보다 두 배 정도 더 강했습니다.

그 강도는 놀이기구 범퍼카가 뒤에서 받을 때와 비슷합니다.

충돌 전후 실험에 참가한 33명의 상태를 MRI와 CT를 통해 살폈더니 특별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정회빈/실험자/20대 : "몸이 크게 움직이면서 많이 놀랐는데 목이나 허리랑 큰 부분에서는 아픈 부분은 없고요."]

다만, 실험자 중 30~40대 4명은 사흘 동안 통증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검사 땐 이상이 없었지만 당사자가 통증을 느끼는 이런 경우에 보험사와의 분쟁이 시작됩니다.

사고 당시 자세와 과거 병력에 따라 경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강현/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 : "45% 정도 이상에서 경추 염좌가 발생을 합니다. 기저질환이나 연령, 골다공증, 이런 부분들이 증상이 나타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상 교통사고 환자 진료비가 중상환자보다 3배 정도 더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

가벼운 사고로 발생하는 분쟁 해결을 위해 속도나 범퍼 파손 형태 등을 객관적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