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아 쉰들러’의 두 얼굴?…‘미성년자 성추행’ 수사 착수

입력 2023.08.03 (06:42) 수정 2023.08.0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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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민 천여명의 탈북과 국내 정착을 도와 '아시아의 쉰들러', '탈북민의 대부'로 불리는 목사가 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 자녀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년에 걸쳐 10대 청소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거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이호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탈북 청소년을 위한 기숙형 대안 학교, 2009년 A 목사가 설립한 곳입니다.

A 목사는 20년 넘게 북한 주민 천여 명의 탈북을 지원해,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인물입니다.

[A 목사/2019년/음성변조 : "학교를 가야 되는데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되고, 그래서 그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가 학교를 시작하자."]

수년간 이곳에서 지냈던 B양은 올해 자퇴를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숙사에서 소름 끼치는 일을 겪고서였습니다.

낮잠을 자는데 누군가 가슴을 더듬어 화들짝 일어났더니, A 목사였다고 했습니다.

[B 양/음성변조 : "점심시간 때 올라와 가지고, 침대에 걸터앉아서, (침대) 커튼 안쪽으로 손 넣고, 가슴이랑 배 쪽 만지고, 앞의 친구랑은 대화하고.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몸이 안 움직였어요."]

바로 앞에 친구가 있는데도 옷 안으로 손을 넣었단 거였습니다.

B양은 이런 접촉이 수시로 있었고, 몇몇 친구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B 양/음성변조 : "언니도 계속 배 만지고, 그러고 애들한테도 막 속옷에 손 넣고 가슴 만지고 그런 게 있었어요."]

자퇴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B양.

[B양 어머니/음성변조 : "방학이 끝나고 학교 갈 때 돼서 제가 데려다주려고 하니까 아이가 거부하는 거예요, 울면서. 밤에 자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다른 짓은 아무것도 안 해요. 밖에도 안 가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A 목사는 오해라고 부인했습니다.

[A 목사/음성변조 : "나는 너희들이 아마 그날 다른 뭐 때문에 깨우러 갔을 거야. 일부러 만지러 갔다고 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

[B양/음성변조 : "그런데 가슴에 왜 손 넣었는데요?"]

[A 목사/음성변조 : "너한테 그랬다는 거는 생각이 안 나. 은혜를 그런 식으로 갚니?"]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미국 행사를 앞둔 A 목사를 출국금지 조치를 했고, 지난주 학교를 압수수색해 CCTV 자료 등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8명, 사건 당시 모두 미성년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 서다은/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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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아시아 쉰들러’의 두 얼굴?…‘미성년자 성추행’ 수사 착수
    • 입력 2023-08-03 06:42:00
    • 수정2023-08-03 06:55:02
    뉴스광장 1부
[앵커]

북한 주민 천여명의 탈북과 국내 정착을 도와 '아시아의 쉰들러', '탈북민의 대부'로 불리는 목사가 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 자녀들을 교육하는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년에 걸쳐 10대 청소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거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이호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탈북 청소년을 위한 기숙형 대안 학교, 2009년 A 목사가 설립한 곳입니다.

A 목사는 20년 넘게 북한 주민 천여 명의 탈북을 지원해,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인물입니다.

[A 목사/2019년/음성변조 : "학교를 가야 되는데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되고, 그래서 그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가 학교를 시작하자."]

수년간 이곳에서 지냈던 B양은 올해 자퇴를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숙사에서 소름 끼치는 일을 겪고서였습니다.

낮잠을 자는데 누군가 가슴을 더듬어 화들짝 일어났더니, A 목사였다고 했습니다.

[B 양/음성변조 : "점심시간 때 올라와 가지고, 침대에 걸터앉아서, (침대) 커튼 안쪽으로 손 넣고, 가슴이랑 배 쪽 만지고, 앞의 친구랑은 대화하고.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몸이 안 움직였어요."]

바로 앞에 친구가 있는데도 옷 안으로 손을 넣었단 거였습니다.

B양은 이런 접촉이 수시로 있었고, 몇몇 친구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B 양/음성변조 : "언니도 계속 배 만지고, 그러고 애들한테도 막 속옷에 손 넣고 가슴 만지고 그런 게 있었어요."]

자퇴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B양.

[B양 어머니/음성변조 : "방학이 끝나고 학교 갈 때 돼서 제가 데려다주려고 하니까 아이가 거부하는 거예요, 울면서. 밤에 자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다른 짓은 아무것도 안 해요. 밖에도 안 가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A 목사는 오해라고 부인했습니다.

[A 목사/음성변조 : "나는 너희들이 아마 그날 다른 뭐 때문에 깨우러 갔을 거야. 일부러 만지러 갔다고 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

[B양/음성변조 : "그런데 가슴에 왜 손 넣었는데요?"]

[A 목사/음성변조 : "너한테 그랬다는 거는 생각이 안 나. 은혜를 그런 식으로 갚니?"]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미국 행사를 앞둔 A 목사를 출국금지 조치를 했고, 지난주 학교를 압수수색해 CCTV 자료 등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8명, 사건 당시 모두 미성년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 서다은/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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