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노인 학대 심각하다
입력 2000.05.08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김종진 앵커 :
어버이날인 오늘 자식들의 효도는 커녕 학대 속에 사는 노인들의 문제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나라 노인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자식들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당하고 있는 가 하
면, 또 이런 노인들이 따로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꾸며놓은 실버타운은 정작 이런 노인
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황상길, 김주영 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황상길 기자 :
지난 4일, 경찰에 의해 서울 부녀보호소에 인계된 김 모 할머니, 90살 고령의 얼굴이 온
통 시퍼런 멍 투성이입니다. 놀랍게도 아들이 휘두른 주먹에 맞은 상처입니다.
⊙ 인계 경찰관 :
아들이 술주정뱅이고 매일 때린다는 거예요. 이웃들이 진정서 올려서 보낸 거예요.
⊙ 황상길 기자 :
올해 여든 살의 박 모 할아버지는 재산 문제로 막내아들과 재판중입니다. 재판도 재판이
지만 아들의 폭언으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 박 모 할아버지 :
죽어도 소용없대요. 캔데요.
뭘 캔다는 겁니까?
송장을 캔다는 거지.
⊙ 황상길 기자 :
자식들이 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학대입니다.
⊙ 강 모 할머니 :
며느리가 안 보려고 해서 왔지. 안 가겠다는데 며느리는 가라 하고, 다쳐 걸음도 못 걷는
데...
⊙ 황상길 기자 :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 자식에게 학대를 받은 노인은 8.2%에 이릅니다. 그러나 자식
의 허물을 덮어두려는 부모들의 마음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 조애저 / 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
배우자가 없으신 분이라든가 또, 자녀하고 동거하고 있는 경우에 오히려 학대를 받는 경
우가 더 많이 나타나고...
⊙ 황상길 기자 :
자식들의 연로한 부모학대는 더 이상 가정 내 일만으로 방치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
니다. KBS 뉴스 황상길입니다.
외면당하는 실버타운
⊙ 김주영 기자 :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 함께 살면서 노후를 보내는 유료 노인시설이 실버타운
입니다.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융자하면서 실버타운 조성을 지원하자 90년대 이후 전
국 30여 군데에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 김진화 / 실버타운 입주자 :
며느리니 딸한테 의지하지 않고 우리가 자립해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 김주영 기자 :
그러나 서울 등 대도시 주변의 두 세 군데를 제외하면 비어있는 방이 훨씬 많습니다.
지난 연말 현재 전국 실버타운의 평균 입주율은 42%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버타운 역시
사회복지 법인이기는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입주율이 60%는 넘어야 정
상적인 경영과 복지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입주 노인들의 보증금과 월 부담금으로 대부
분의 경비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박영식 / 신라실버텔 원장 :
최대의 서비스를 못해드린 점을 좀 시인하긴 하는데 앞으로 이거는 충분히 저희들이 다
양한 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될 거고...
⊙ 김주영 기자 :
보건사회연구원은 많은 실버타운들이 교통편의 등 노인들의 욕구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
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변재관 박사 / 보건사회연구원 :
땅값이 싼 곳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생각들이 이용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생각들이 이용자로 하여금 외면하게 한 요소가 있고...
⊙ 김주영 기자 :
7군데 실버타운은 벌써 운영을 포기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들 시설에 융자한 국민연금기
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중취재> 노인 학대 심각하다
-
- 입력 2000-05-0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 김종진 앵커 :
어버이날인 오늘 자식들의 효도는 커녕 학대 속에 사는 노인들의 문제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나라 노인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자식들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당하고 있는 가 하
면, 또 이런 노인들이 따로 독립해서 살 수 있도록 꾸며놓은 실버타운은 정작 이런 노인
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황상길, 김주영 두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황상길 기자 :
지난 4일, 경찰에 의해 서울 부녀보호소에 인계된 김 모 할머니, 90살 고령의 얼굴이 온
통 시퍼런 멍 투성이입니다. 놀랍게도 아들이 휘두른 주먹에 맞은 상처입니다.
⊙ 인계 경찰관 :
아들이 술주정뱅이고 매일 때린다는 거예요. 이웃들이 진정서 올려서 보낸 거예요.
⊙ 황상길 기자 :
올해 여든 살의 박 모 할아버지는 재산 문제로 막내아들과 재판중입니다. 재판도 재판이
지만 아들의 폭언으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 박 모 할아버지 :
죽어도 소용없대요. 캔데요.
뭘 캔다는 겁니까?
송장을 캔다는 거지.
⊙ 황상길 기자 :
자식들이 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학대입니다.
⊙ 강 모 할머니 :
며느리가 안 보려고 해서 왔지. 안 가겠다는데 며느리는 가라 하고, 다쳐 걸음도 못 걷는
데...
⊙ 황상길 기자 :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 자식에게 학대를 받은 노인은 8.2%에 이릅니다. 그러나 자식
의 허물을 덮어두려는 부모들의 마음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 조애저 / 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
배우자가 없으신 분이라든가 또, 자녀하고 동거하고 있는 경우에 오히려 학대를 받는 경
우가 더 많이 나타나고...
⊙ 황상길 기자 :
자식들의 연로한 부모학대는 더 이상 가정 내 일만으로 방치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
니다. KBS 뉴스 황상길입니다.
외면당하는 실버타운
⊙ 김주영 기자 :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 함께 살면서 노후를 보내는 유료 노인시설이 실버타운
입니다.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을 융자하면서 실버타운 조성을 지원하자 90년대 이후 전
국 30여 군데에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 김진화 / 실버타운 입주자 :
며느리니 딸한테 의지하지 않고 우리가 자립해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 김주영 기자 :
그러나 서울 등 대도시 주변의 두 세 군데를 제외하면 비어있는 방이 훨씬 많습니다.
지난 연말 현재 전국 실버타운의 평균 입주율은 42%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버타운 역시
사회복지 법인이기는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입주율이 60%는 넘어야 정
상적인 경영과 복지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입주 노인들의 보증금과 월 부담금으로 대부
분의 경비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박영식 / 신라실버텔 원장 :
최대의 서비스를 못해드린 점을 좀 시인하긴 하는데 앞으로 이거는 충분히 저희들이 다
양한 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될 거고...
⊙ 김주영 기자 :
보건사회연구원은 많은 실버타운들이 교통편의 등 노인들의 욕구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
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변재관 박사 / 보건사회연구원 :
땅값이 싼 곳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생각들이 이용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생각들이 이용자로 하여금 외면하게 한 요소가 있고...
⊙ 김주영 기자 :
7군데 실버타운은 벌써 운영을 포기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들 시설에 융자한 국민연금기
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주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