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중국판 리먼 사태’ 우려에도…“쓸 카드가 없다”?
입력 2023.08.21 (10:49)
수정 2023.08.21 (10: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있죠.
중국 경제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건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반등은커녕 경기 침체 그림자만 짙어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전 세계 걱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부동산 얘기부터 해볼까요?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달러 채권 이자 약 3백억 원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그 무섭다는 달러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건데, 유예기간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가 '디폴트'에 빠지게 됩니다.
부도가 나는 거죠.
워낙 큰 회사다 보니 협력업체는 3만 개, 직원은 7만 명이 넘고,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도 3천여 개나 되는데요.
'비구이위안'이 끝내 부도가 나면 이 모든 실물 경제가 직격타를 맞게 될 겁니다.
중국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나아지질 않는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까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죠?
[기자]
부동산 개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이 자금을 융통해줬던 금융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죠.
대출 규모가 클수록 타격도 커질 거고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대규모 자산관리기업, 중즈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만기가 도래한 투자 상품에 대해 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중즈그룹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무려 180조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져나가자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여겨지죠.
[개리 응/투자은행 '나티식스' 이코노미스트 :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현금 흐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림자 은행 부문 곳곳에서 이런 유동성 위기를 더 많이 목격하게 될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에서 부동산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늘면서,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2020년 1.9%에서 지난해 4.4%로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 경제가 이렇게 흔들리면, 세계 경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텐데요.
[기자]
중국 부동산은 전세계 규모로 봐도 영향력이 엄청납니다.
전 세계 신규 주택 매매의 절반이 넘고, 추정 가치는 약 62조 달러, 우리 돈 8경이 넘는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소비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같은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커지고 있고, 결국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거라는 거죠.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S&P500 기업을 발표했는데, 반도체 제조사 퀄컴, 테슬라, 인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업들도 25위 안에 들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중국이 지금보다 과감하게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요?
[기자]
지난해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시 주석은 '공동부유', 즉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죠.
그런 기조 아래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란 말을 자주 해왔고요.
그런데 최근 발표된 중국 정치국 성명에서 이 표현이 빠졌다고 로이터가 짚었습니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 위기가 짙어지자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간접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푸링후이/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 "부동산 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점점 작동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체들의 위험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늦기 전에 현금성 지원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미 엄청난 부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을 지원하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있죠.
중국 경제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건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반등은커녕 경기 침체 그림자만 짙어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전 세계 걱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부동산 얘기부터 해볼까요?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달러 채권 이자 약 3백억 원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그 무섭다는 달러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건데, 유예기간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가 '디폴트'에 빠지게 됩니다.
부도가 나는 거죠.
워낙 큰 회사다 보니 협력업체는 3만 개, 직원은 7만 명이 넘고,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도 3천여 개나 되는데요.
'비구이위안'이 끝내 부도가 나면 이 모든 실물 경제가 직격타를 맞게 될 겁니다.
중국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나아지질 않는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까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죠?
[기자]
부동산 개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이 자금을 융통해줬던 금융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죠.
대출 규모가 클수록 타격도 커질 거고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대규모 자산관리기업, 중즈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만기가 도래한 투자 상품에 대해 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중즈그룹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무려 180조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져나가자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여겨지죠.
[개리 응/투자은행 '나티식스' 이코노미스트 :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현금 흐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림자 은행 부문 곳곳에서 이런 유동성 위기를 더 많이 목격하게 될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에서 부동산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늘면서,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2020년 1.9%에서 지난해 4.4%로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 경제가 이렇게 흔들리면, 세계 경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텐데요.
[기자]
중국 부동산은 전세계 규모로 봐도 영향력이 엄청납니다.
전 세계 신규 주택 매매의 절반이 넘고, 추정 가치는 약 62조 달러, 우리 돈 8경이 넘는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소비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같은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커지고 있고, 결국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거라는 거죠.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S&P500 기업을 발표했는데, 반도체 제조사 퀄컴, 테슬라, 인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업들도 25위 안에 들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중국이 지금보다 과감하게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요?
[기자]
지난해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시 주석은 '공동부유', 즉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죠.
그런 기조 아래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란 말을 자주 해왔고요.
그런데 최근 발표된 중국 정치국 성명에서 이 표현이 빠졌다고 로이터가 짚었습니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 위기가 짙어지자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간접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푸링후이/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 "부동산 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점점 작동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체들의 위험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늦기 전에 현금성 지원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미 엄청난 부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을 지원하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중국판 리먼 사태’ 우려에도…“쓸 카드가 없다”?
-
- 입력 2023-08-21 10:49:43
- 수정2023-08-21 10:56:08

[앵커]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있죠.
중국 경제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건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반등은커녕 경기 침체 그림자만 짙어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전 세계 걱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부동산 얘기부터 해볼까요?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달러 채권 이자 약 3백억 원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그 무섭다는 달러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건데, 유예기간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가 '디폴트'에 빠지게 됩니다.
부도가 나는 거죠.
워낙 큰 회사다 보니 협력업체는 3만 개, 직원은 7만 명이 넘고,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도 3천여 개나 되는데요.
'비구이위안'이 끝내 부도가 나면 이 모든 실물 경제가 직격타를 맞게 될 겁니다.
중국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나아지질 않는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까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죠?
[기자]
부동산 개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이 자금을 융통해줬던 금융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죠.
대출 규모가 클수록 타격도 커질 거고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대규모 자산관리기업, 중즈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만기가 도래한 투자 상품에 대해 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중즈그룹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무려 180조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져나가자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여겨지죠.
[개리 응/투자은행 '나티식스' 이코노미스트 :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현금 흐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림자 은행 부문 곳곳에서 이런 유동성 위기를 더 많이 목격하게 될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에서 부동산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늘면서,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2020년 1.9%에서 지난해 4.4%로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 경제가 이렇게 흔들리면, 세계 경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텐데요.
[기자]
중국 부동산은 전세계 규모로 봐도 영향력이 엄청납니다.
전 세계 신규 주택 매매의 절반이 넘고, 추정 가치는 약 62조 달러, 우리 돈 8경이 넘는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소비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같은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커지고 있고, 결국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거라는 거죠.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S&P500 기업을 발표했는데, 반도체 제조사 퀄컴, 테슬라, 인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업들도 25위 안에 들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중국이 지금보다 과감하게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요?
[기자]
지난해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시 주석은 '공동부유', 즉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죠.
그런 기조 아래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란 말을 자주 해왔고요.
그런데 최근 발표된 중국 정치국 성명에서 이 표현이 빠졌다고 로이터가 짚었습니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 위기가 짙어지자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간접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푸링후이/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 "부동산 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점점 작동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체들의 위험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늦기 전에 현금성 지원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미 엄청난 부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을 지원하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몸살을 앓는다는 말이 있죠.
중국 경제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건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반등은커녕 경기 침체 그림자만 짙어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전 세계 걱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국 부동산 얘기부터 해볼까요?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달러 채권 이자 약 3백억 원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그 무섭다는 달러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건데, 유예기간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가 '디폴트'에 빠지게 됩니다.
부도가 나는 거죠.
워낙 큰 회사다 보니 협력업체는 3만 개, 직원은 7만 명이 넘고,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도 3천여 개나 되는데요.
'비구이위안'이 끝내 부도가 나면 이 모든 실물 경제가 직격타를 맞게 될 겁니다.
중국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봉쇄를 풀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나아지질 않는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까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죠?
[기자]
부동산 개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이 자금을 융통해줬던 금융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죠.
대출 규모가 클수록 타격도 커질 거고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대규모 자산관리기업, 중즈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만기가 도래한 투자 상품에 대해 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중즈그룹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무려 180조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물 경제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져나가자 중국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여겨지죠.
[개리 응/투자은행 '나티식스' 이코노미스트 :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현금 흐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림자 은행 부문 곳곳에서 이런 유동성 위기를 더 많이 목격하게 될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에서 부동산 기업의 채무불이행이 늘면서, 중국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이 2020년 1.9%에서 지난해 4.4%로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 경제가 이렇게 흔들리면, 세계 경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텐데요.
[기자]
중국 부동산은 전세계 규모로 봐도 영향력이 엄청납니다.
전 세계 신규 주택 매매의 절반이 넘고, 추정 가치는 약 62조 달러, 우리 돈 8경이 넘는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는데요.
소비 침체와 높은 청년 실업률 같은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커지고 있고, 결국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거라는 거죠.
실제로 올해 초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S&P500 기업을 발표했는데, 반도체 제조사 퀄컴, 테슬라, 인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기업들도 25위 안에 들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중국이 지금보다 과감하게 경기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요?
[기자]
지난해 '시진핑 3기'가 시작되면서, 시 주석은 '공동부유', 즉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죠.
그런 기조 아래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란 말을 자주 해왔고요.
그런데 최근 발표된 중국 정치국 성명에서 이 표현이 빠졌다고 로이터가 짚었습니다.
부동산발 경기 침체 위기가 짙어지자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간접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푸링후이/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 "부동산 시장 스스로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점점 작동하고 있고, 정책적으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체들의 위험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늦기 전에 현금성 지원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미 엄청난 부채 규모를 더 키우지 않으면서 주택 시장을 지원하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황경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