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북러 정상회담…내용과 배경은?

입력 2023.09.14 (10:45) 수정 2023.09.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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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어제(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과 배경, 그 파장을 짚어봅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답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국경선을 넘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10일 평양을 출발, 3박 4일간 약 2,3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서 러시아 아무르주에 위치한 최신 우주발사기지 보스토치니에 도착했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의 우주 강국 실현을 위해서 푸틴 대통령이 집권 3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또한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회담 이후 별도의 공동선언문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러 정상 간 구체적인 합의사항이나 향후 양국 간 협력 방향을 예단하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의 상당수가 군부 서열 1, 2위라는 점과 국가 우주개발을 총괄하는 박태성 당비서, 경제담당 오수용 당비서 겸 경제부장, 건설 담당 박훈 내각 부총리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군사 기술협력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은 물론 식량, 에너지 등 인도적 지원 분야까지 포괄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평가합니다.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얻은 것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러시아가 평양으로부터 2,3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등 다분히 김정은 위원장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러시아는 북한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 개발 등 우주분야 협력을 시작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 재진입 기술은 물론 핵잠수함 및 잠수함탄도미사일 관련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북러 간 실질적인 군사협력이 수십 년간 동결됐던 점을 고려할 때 양국 간 군사 기술협력은 단기간 내 복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관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서방은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와 탄약 등을 공급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 거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인공위성 및 정찰자산 등 군 현대화를 위한 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재래식 무기와 탄약은 물론 확고한 외교적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는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 무기 거래가 이뤄질 경우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죠?

[답변]

미국은 우려 깊은 시선으로 북러 정상회담 및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러 양국이 무기 거래는 물론 유엔 차원의 제재 결의안을 위반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우선적인 조치는 러시아 및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의 확대 및 강화 조치입니다.

이미 러시아는 현존하는 국가 중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 포착시 푸틴 대통령의 친인척 및 최측근 인사, 그리고 방산관련 기업 및 개인 등에 대한 해외자산 동결 및 입국 금지 등의 추가 제재를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물론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지 못하도록 유엔 안보리 차원의 논의도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대북 정유제품 연간 상한선 축소 및 유류 공급제한, 수출입 제한 품목 확대 및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차단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러 제재 및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미국 독자 제재 혹은 유럽연합 등과 연계한 제재 시행이 유력해 보입니다.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는 결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가 만들어 낸 ‘위험한 거래’로 평가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한의 전략적 선명성이 명확해졌고, 향후 북러 간 군사협력 발전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러시아가 사실상 북한을 특별군사작전에 간접적으로 관여시킨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 민주주의 진영과 러시아와 북한 등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해졌고 이는 세계적 차원에서 세력권 분리 현상을 지속 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러 관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복잡한 속내를 고려할 때 북중러 3각 공조가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중국은 내수 및 부동산 등 내부적으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이 북러와 전략적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외교적 운신의 폭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한중 관계 개선도 시급하며, 러시아와도 전략적 소통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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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4 10:45:41
    • 수정2023-09-14 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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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어제(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과 배경, 그 파장을 짚어봅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답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긴 침묵을 깨고 마침내 국경선을 넘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10일 평양을 출발, 3박 4일간 약 2,3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서 러시아 아무르주에 위치한 최신 우주발사기지 보스토치니에 도착했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의 우주 강국 실현을 위해서 푸틴 대통령이 집권 3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또한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회담 이후 별도의 공동선언문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러 정상 간 구체적인 합의사항이나 향후 양국 간 협력 방향을 예단하기는 이릅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의 상당수가 군부 서열 1, 2위라는 점과 국가 우주개발을 총괄하는 박태성 당비서, 경제담당 오수용 당비서 겸 경제부장, 건설 담당 박훈 내각 부총리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군사 기술협력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은 물론 식량, 에너지 등 인도적 지원 분야까지 포괄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평가합니다.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얻은 것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러시아가 평양으로부터 2,3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등 다분히 김정은 위원장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러시아는 북한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 개발 등 우주분야 협력을 시작으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 재진입 기술은 물론 핵잠수함 및 잠수함탄도미사일 관련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북러 간 실질적인 군사협력이 수십 년간 동결됐던 점을 고려할 때 양국 간 군사 기술협력은 단기간 내 복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관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서방은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와 탄약 등을 공급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 거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인공위성 및 정찰자산 등 군 현대화를 위한 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재래식 무기와 탄약은 물론 확고한 외교적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는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 무기 거래가 이뤄질 경우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죠?

[답변]

미국은 우려 깊은 시선으로 북러 정상회담 및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러 양국이 무기 거래는 물론 유엔 차원의 제재 결의안을 위반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우선적인 조치는 러시아 및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의 확대 및 강화 조치입니다.

이미 러시아는 현존하는 국가 중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 포착시 푸틴 대통령의 친인척 및 최측근 인사, 그리고 방산관련 기업 및 개인 등에 대한 해외자산 동결 및 입국 금지 등의 추가 제재를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물론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지 못하도록 유엔 안보리 차원의 논의도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대북 정유제품 연간 상한선 축소 및 유류 공급제한, 수출입 제한 품목 확대 및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차단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러 제재 및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미국 독자 제재 혹은 유럽연합 등과 연계한 제재 시행이 유력해 보입니다.

[앵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는 결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가 만들어 낸 ‘위험한 거래’로 평가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한의 전략적 선명성이 명확해졌고, 향후 북러 간 군사협력 발전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러시아가 사실상 북한을 특별군사작전에 간접적으로 관여시킨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 민주주의 진영과 러시아와 북한 등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해졌고 이는 세계적 차원에서 세력권 분리 현상을 지속 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러 관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복잡한 속내를 고려할 때 북중러 3각 공조가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중국은 내수 및 부동산 등 내부적으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이 북러와 전략적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외교적 운신의 폭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한중 관계 개선도 시급하며, 러시아와도 전략적 소통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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